인력 급파했더니 문 걸어 잠근 中...'반·디' 업계 긴장

삼성·SK·LG 등 대기업 "현지 경영활동 아직 큰 영향 없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3/27 15:31    수정: 2020/03/28 08:43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중국 정부의 갑작스러운 외국인 입국금지 조치에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7일 외교부에 따르면 중국 외교부와 이민관리국은 지난 26일 홈페이지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세계적으로 확산하는 상황을 고려해 현재 유효한 입국 비자와 거류(체류) 허가를 가진 외국인의 중국 입국을 오는 28일 0시부터 일시 정지한다고 밝혔다. 또 경제·무역·과학기술 활동·기타 인도주의적 사유 등으로 중국에 방문해야 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각국 대사관으로부터 새 비자를 신청받도록 권고했다.

외교부는 현재 중국의 이번 조치에 따른 국내 기업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중국 외교부와 예외적인 입국허용 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국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오는 28일부터 외국인에 대한 입국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사진=픽사베이)

정부 부처 한 관계자는 "중국 정부가 무역 등의 이유로 현지에 방문하는 외국인에 대해서는 새 비자를 받아 입국을 허용하겠다는 취지로 입장을 낸 만큼 우리 외교부가 현재 중국과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중국에 현지 생산공장을 보유한 기업들은 이번 조치가 당장 경영활동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이들 기업이 중국 내 코로나19 발생 직후 곧바로 비상대응체제에 돌입해 현지 법인을 통한 경영활동을 전개하고, 공장투자에 필요한 전문인력을 긴급 파견하는 등 대응 활동을 펼쳐왔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발생 이후, 중국 출장을 전면 금지하고, 현지 법인을 통해 경영활동을 펼쳐왔던 만큼 이번 조치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 현지 생산공장의 생산스케줄 조정이나 신규 투자연기 등의 우려는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 역시 "이미 중국 현지 생산라인 가동에 필요한 필수 인력들을 긴급 파견한 상태"라며 "추가적인 인력 파견 부분도 중국이 무역 등을 이유로 비자를 새로 신청할 경우에는 입국을 허용해준다고 밝힌 만큼 크게 우려스럽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다만, 중국의 반도체·디스플레이 기업들과 거래하는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소재 업체들의 상황은 조금 다르다. 국내 기업 중 일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중국 입국이 금지되고, 이동 제한 조치로 자사 장비와 소재를 운반·설치할 인력이 부족해 경영 애로를 겪고 있다.

장비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 HKC와 거래한 일부 국내 업체들이 장비 발주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중국으로 장비를 보내지 못해 막대한 보관료를 내는 부담을 겪고 있다"며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기 전까지는 이런 문제가 계속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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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같은 경영 애로를 겪는 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수출입 물류 현황 정보 제공(코트라, 무역협회) ▲물류 부담 완화(화물선 증편 및 항공 운송은 선박운임기준 관세 부과) 등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산업부 한 관계자는 "국토부 및 해수부와 협의해 중국에 수출하는 기업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수출애로를 겪는 경우, 보관료를 포함한 물류 부담을 줄일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펼치고 있다"며 "예컨대 민간 보관업체를 이용해 부담이 큰 기업들이 비용 절감을 할 수 있도록 공동 보관시설 등을 운영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