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호 디렉터 "이용자가 원치 않을 때까지 콘텐츠 만드는 것이 목표"

"수상 욕심 없다면 거짓말...좋은 게임 만드는 것이 먼저"

디지털경제입력 :2023/11/01 15:06    수정: 2023/11/01 17:36

넥슨 산하 민트로켓이 개발한 해양 어드벤처 게임 데이브더다이버(데이브)가 PC 플랫폼에 이어 닌텐도스위치 이용자에게도 좋은 반응을 이끌어가고 있다.

PC 버전은 지난 6월 첫 출시 후 누적 판매량 200만 장을 돌파했고 닌텐도스위치 버전은 닌텐도 온라인 스토어에서 판매 순위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콘솔 시장에서도 흥행가도를 달리는 상황이다. 또한 전체 매출에서 글로벌 매출이 90%를 넘을 정도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통하는 게임으로 자리잡은 것도 눈길을 끈다.

넥슨은 데이브더다이버를 개발한 황재호 디렉터와 정기엽 팀장, 서보성 팀장, 우찬희 팀장이 자리하는 미디어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닌텐도스위치 버전 개발에 대한 이야기와 향후 로드맵에 대한 개발진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었다.

아래는 넥슨 본사에서 진행된 인터뷰 내용이다.

넥슨 민트로켓 정기엽 팀장, 서보성 팀장, 황재호 디렉터, 우찬희 팀장(사진 왼쪽부터).

Q: 닌텐도스위치 버전을 개발하며 신경쓴 점은?

(황재호 디렉터) "조이콘 분리 기능과 아쉬운 이야기가 나오기는 하지만 UI를 가독성이 좋도록 키웠다. 아쉬운 부분은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것. 최적화에 대해서도 많이 신경을 썼고 개선해 나갈 예정이다"

Q: 게임 내 카드수집 콘텐츠가 포켓몬 패러디인데 닌텐도 측에서 지적은 없었나

(황재호 디렉터) "실제로 걱정했던 부분이지만 의외로 닌텐도 측에서 생각보다 너그럽게 넘어갔다. 다만 개발 초반에는 게임 내 대사 중에 포켓몬 패러디임을 부각하는 요소가 있었으나 이런 점은 지적 받아서 바로 제외했다"

Q: 닌텐도 가이드라인은 엄격한 걸로 잘 알려져있다. 이를 어떻게 통과했나.

(서보성 팀장) "닌텐도 가이드라인 엄격하다는 것은 잘 알려져있다. 닌텐도스위치의 어떤 기능을 쓰겠다고 하면 이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내려오는 식이다. 이에 맞춰 개발하고 내부 QA를 통과한 후에 이를 게임에 도입하는 식으로 진행됐다. 닌텐도 측에서 피드백도 빠르게 줘서 잘 준비할 수 있었다"

Q: 콘솔 경험이 없는 상황에서 콘솔 버전을 개발하면서 기존 모바일, PC 환경과 다른 점을 느꼈다면 어떤 사례가 있나.

(황재호 디렉터) "출시 후 닌텐도에게 검수를 받는 과정이 있으니 일단 내놓고 고치는 식으로는 작업을 할 수가 없었고 이를 위해서는 내부 프로세스를 다 바꿨어야한다. 현재 가장 고민하고 있는 점이다"

Q: PC 버전을 콘솔로 이식한 셈인데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며 해결은 어떻게 했나?

(서보성 팀장) "메모리 문제가 가장 컸다. 여유롭지 못한 메모리를 어떻게 잘 구성해서 사용할 것인지를 많이 고민했다. 또한 메모리 파편화 이슈도 있어서 유니티와 닌텐도 포털에 질문을 올리고 구글에서 리서치를 해서 준비했다"

Q: 이 정도 성과를 예상했나?

(황재호 디렉터) "닌텐도스위치 첫 출시 게임이라 잘 된 것인지 아닌지는 판단이 어렵다. 하지만 일본에서 다운로드 3위를 기록 중인 것은 고무적이다"

Q: 닌텐도스위치 버전에 대한 이용자 반응은?

(우찬희 팀장) "누워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것 같다. 편안한 환경에서 즐기기 좋은 게임인데 닌텐도스위치가 이런 점을 만족시키는 것 같다"

Q: DLC 판매와 패키지 출시 계획이 있나?

(황재호 디렉터) "DLC를 제외한 여러 업데이트 계획은 가지고 있다. DLC에 대한 이용자 기대가 높고 개발자는 이에 부응해야 하기에 DLC를 출시하는 것은 시간이 걸릴 것 같다. 다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패키지 버전 출시 역시 하고 싶지만 시기는 아직 미정이다"

넥슨 민트로켓 황재호 디렉터.

Q: 싱글콘텐츠 게임은 업데이트를 무한정 하기 어렵다. 어느 시점까지 게임을 완성시킨다는 생각인가.

(황재호 디렉터) "데드셀 같은 게임도 싱글플레이 게임이지만 DLC를 통해 업데이트를 하고 있다. 이용자가 원치 않을 때까지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이용자에 대한 보답인 것 같다. 현재는 콜라보레이션에 더 집중하고 있다. 우리가 원해서 먼저 접촉하거나 반대로 먼저 제안을 받은 것들이 있다. 머지 않은 시기에 공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Q: 이용자와 소통하는 과정에서 기억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

(황재호 디렉터) "만우절 영상으로 3D 모드 영상을 공개한 바 있는데 실제 인게임에3D 모드를 넣어달라는 요청이 이어져 난감했던 기억이 있다. 울트라와이드 해상도를 지원해달라는 요청도 있지만 죄송한 점이다. 지금 보이는 비율에 맞춰 게임을 개발 중이어서 쉽지 않은 점이다"

(우찬희 팀장) "커뮤니티 반응도 어지간해서는 다 보고 있다. 직접 손으로 맵을 그려서 전체 구조를 표현하고 공략을 그려내는 이용자가 있다. 우리 게임이 플레이 할 때마다 맵 구조를 조합해서 새로운 맵을 보여주는 게임임에도 이런 노력을 기울여주는 이용자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Q: 평론가와 대중에게 모두 호평 받고 있다. 이유는 무엇이라 생각하나?

(황재호 디렉터) "여러 사람들이 좋게 봐주는 것이 매우 감사하다. 신선함과 완성도를 높게 봐준 것 같다. 우리는 작은 부분에 집착하는 팀이며 이를 위해 여러분들에게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재미없어서 그만둘지언정 불편해서 그만두게는 만들지 않겠다고 생각하고 게임을 다듬은 것이 좋은 평을 받은 것 같다"

Q: 닌텐도스위치 버전도 좋은 성과를 거두면서 게임대상 후보로 더욱 떠오르는 느낌이다. 욕심이 나는가?

(황재호 디렉터) "수상에 욕심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개발자이기에 먼저 게임을 잘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생각한다.

다만 우리 손을 들어줬을 때 이견이 생기지 않도록 모든 면에서 압도적으로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는 것이 목표다. 올해는 좋은 게임이 후보에 너무 많아서 지더라도 명예롭게 질 수 있을 것 같아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Q: 게임대상 후보로 거론되는 다른 게임들도 몇몇이 있다. 경쟁작 대비 강점은 무엇인 것 같나?

(황재호 디렉터) "밝고 유머러스한 게임이라는 점이 달라보이는 것 같고 이용자들이 이런 점을 새롭게 봐주는 것 같다"

Q: 해외 유수의 시상식에서도 후보로 거론이 되고 있다.

(황재호 디렉터) "시상이 확정된 후에 초청된다면 모르겠으나 그렇지 않다면 마냥 기다리다가 올 수도 있는 점이기에 고민을 하고 있다.

한해 최고의 게임인 게임오브더이어에 욕심을 내는 것은 천벌을 받을 욕심인 것 같다. 다만 욕심이 나는 분야가 있다면 사운드 부문이다. 물속에서 위압감을 전달하고 물 밖과 속의 사운드를 다르게 살리는데 신경을 썼고 데이브에 성우를 쓰지 않았음에도 캐릭터 전달력이 좋은 것은 개발팀이 노력했기 때문이다. 이런 분야에서 상을 받게 되면 영예로울 것 같다"

데이브더다이버 미디어 간담회 현장.

Q: 넥슨이 인디게임 영역에 침범한다는 지적을 하는 목소리도 인디게임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황재호 디렉터) "우리는 우리 스스로를 인디라 생각하지 않으며 나를 포함한 우리팀은 인디개발자에 엄청난 리스펙트를 보내고 있다. 인디에 대한 여러 정의가 존재하며 내가 생각하는 인디개발자 입장에서 우리를 본다면 다이아몬드 수저까지는 아니더라도 은수저, 금수저 정도는 된다고 생각하며 밖에서 고군분투 하는 분들고 비교하면 더 나은 환경에서 작업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용자 입맛이 다양해졌기에 넥슨의 기존 방식으로는 이를 다 맞출 수 없다고 생각한다. 빅앤인디가 아닌 빅앤리틀이라 한 것은 이런 점을 빠르게 공략하기 위함이다. 속도의 문제이지 인디 시장을 빼앗기 위함이 아니다"

Q: 서브컬쳐나 굿즈 사업 계획이 궁금하다.

(황재호 디렉터) "물리적으로 우리에 대한 만화책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좋은 일이다. 무명 IP임에도 만화가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는 점이 기쁘다. 영화나 애니메이션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들어오지만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우리는 이에 대한 경험이 없으나 회사에 속했기에 이에 대해 논의하며 가닥을 잡아갈 수는 있다. 하지만 아직 계획은 없다.

굿즈 제작에 대해서는 비라이선스 제품이 제작되는 것을 바라보며 빨리 공식으로 움직여야겠다고 생각하고 속도를 내려고 한다"

Q: 넥슨의 과거 혹은 현재 서비스 중인 다른 게임과 콜라보레이션 계획이 있나?.

(황재호 디렉터) "내가 만든 이블팩토리도 할 수가 없어서 많이 아쉽다. 디지털게임은 서버에서 내려가는 순간 영원히 사라지고 이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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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게임을 하다보면 두 명의 캐릭터를 조작하는 구간이 있다. 넥슨컴퓨터박물관에 전시된 애니웨이라는 게임을 개발한 개발자가 지금 우리 팀에 있는데 이에 대한 오마쥬 격으로 넣은 요소다.

넥슨 게임과 장기적으로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고 블루아카이브의 미식연구회가 잘 어울릴 것이라 생각하지만 김용화 PD와 친분이 없어 아직 이야기는 하지 못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