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파워, 영국 프로축구에도 통할까

딥마인드, 리버풀과 손잡고 AI 활용한 축구전술 개발

컴퓨팅입력 :2021/05/10 21:31    수정: 2021/05/11 08:18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세계 최고 축구리그인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도 ‘제2의 알파고 혁명’을 맛볼 수 있을까?

알파고로 유명한 딥마인드가 프리미어리그 명문팀 리버풀과 함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축구 전술 개발 작업에 착수했다고 와이어드가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칼 투일스를 비롯한 딥마인드 팀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을 ‘인공지능연구저널’에 발표했다. 논문 제목은 ‘게임 계획: AI는 축구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으며, 축구는 AI에 어떤 일을 할 수 있는가(Game Plan: What AI can do for Football, and What Football can do for AI)’이다. (☞ 논문 바로가기)

■ 2017년부터 2019년까지 프리미어 경기 자료 모두 분석 

이번 협업은 딥마인드 창업자인 데미스 하사비스가 리버풀 팀의 오랜 팬이라는 인연에서 출발했다.

양측은 이번 연구를 통해 AI가 축구 선수와 코치들의 전술개발과 실제 경기 응용 등에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리버풀은 2017년부터 2019년까지 모든 프리미어 리그 경기 데이터를 딥마인드에 제공했다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최근 각 스포츠에선 첨단 기술을 활용해 엄청난 데이터를 축적했다. 축구도 예외가 아니다. 센서와 GPD 추적기, 컴퓨터 비전 알고리즘 등을 활용해 선수들과 공의 모든 움직임을 추적하고 있다.

데이터 분석을 토대로 수비수들의 움직임을 예측한다.

AI 기술을 활용해 이 데이터들을 분석할 경우 코치들은 만들어내지 못하는 공격 및 수비 패턴을 창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축구는 체스나 바둑과 달리 예측 불가 상황이 계속 펼쳐지기 때문에 딥마인드 연구자들에겐 자신들의 알고리즘을 실험해 볼 수 있는 매력적인 환경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이를테면 특정 팀에 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선수들이 특별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할 지 모델을 만들어낼 수도 있다.

와이어드는 리버풀이 맨체스터 시티를 상대로 롱킥을 찬 경우를 가정해 이렇게 설명했다.

이 때 AI는 맨시티의 카일 워커 선수가 어떤 방향으로 뛸 때 수비수 존 스톤스가 어떻게 움직이는 지 뽑아낼 수 있다.

이런 상황을 토대로 전술 변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 지 예측할 수 있다. 또 핵심 선수가 빠졌을 경우 상대팀은 어떻게 경기할 지도 예측할 수 있다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 페널티킥 상황 1만2천개 분석, 최적의 킥 방향 도출

인공지능 연구진은 유럽 전역에서 치러진 경기에서 나온 1만 2천 개 이상의 페널티킥을 분석, 페널티킥 성공율을 높힐 수 있는 골 방향을 추정했다. 미드필더보다 스트라이커는 왼쪽 아래 구석을 공략할 가능성이 더 높았다.

이들은 또 최근 몇 시즌 동안 유럽 축구에서 나온 페널티킥 1만2천건이상에 대한 분석 작업에 수행했다.

이 작업을 통해 경기 유형에 따라 선수들을 분류한 뒤 이 정보를 토대로 어느 쪽으로 차면 가장 페널티킥의 성공 확률이 높은지도 분석했다.

유럽 축구 페널티킥 상황을 분석한 뒤 골키퍼와 키커들을 유형별로 분류했다.

연구 결과 스트라이커들은 왼쪽 코너 아래쪽을 겨냥하는 확률이 미드필더보다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번 논문에선 페널티킥을 차는 선수는 자신 있는 쪽으로 차는 것이 가장 좋은 전략이라는 조금은 뻔한 결론을 내리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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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연구에선 또 패스나 태클 실패 같은 특정 행위가 골로 연결되는 빈도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도 계산했다.

이 자료를 활용할 경우 경기가 끝난 뒤 특정 상황에선 왜 슛을 하는 대신 패스를 했어야만 했는지 보여주는 좋은 분석 자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와이어드가 전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