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 아크릴 "AI플랫폼 '조나단'으로 유니콘 될 것"

박외진 대표 인터뷰..."AI전환에 필요한 모든 것 엔드 투 엔드로 지원"

중기/스타트업입력 :2021/04/15 10:53    수정: 2021/04/18 07:45

"조나단(Jonathan)은 인공지능(AI) 도입 전주기를 지원하는 AI플랫폼입니다. AI를 도입해 AI기업이 되려는 기업 및 기관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을 처음부터 끝까지(End to end) 지원하는 플랫폼입니다. 국내 최고 성능을 지녔다고 자부합니다."

박외진 아크릴(ACRYL) 대표는 14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에서 "AI분야에서 국내 첫 유니콘 기업이 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이같이 말했다.

아크릴은 2011년 3월 설립됐다. 기업이나 기관이 AI를 도입해 경쟁력을 높이려 할때 필요한 모든 것을 솔루션으로 지원한다. 예컨대, AI 도입에는 보통 6단계를 거친다. AI서비스 기획->학습데이터 준비->AI 모델 학습->학습 성능 검증->배포&운영->AI 서비스 제공이 순차적으로 진행된다. 아크릴은 이들 단계에서 필요한 AI를 자체 개발한 '조나단'이라는 플랫폼으로 제공한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 KAIST에서 학사, 석사,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두번째 회사로 아크릴을 창업했다. 첫 창업은 KAIST 박사과정때 했다.

아크릴은 박 대표가 두번째로 창업한 회사다. KAIST 박사 과정 중 창업한 첫 회사는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에 매각했다. KAIST에서 전산학으로 학사, 석사, 박사 학위를 받은 그는 일반인에 생소한 '어펙티브 컴퓨팅(Affective, Computing)' 전문가다. 회사 이름 아크릴(ACRYL)도 어펙티브 컴퓨팅과 관련이 있다. 실생활에서 어펙티브 컴퓨팅을 실현하겠다는 의미에서 회사 이름을 아크릴로 지었다. 흔히 감성컴퓨팅이라 불리는 '어펙티브 컴퓨팅'은 사람의 필링(feeling), 이모션(emotion), 무드(mood)를 컴퓨터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컴퓨팅의 한 전문 분야다.

아크릴은 올해 처음으로 미국에 제품을 수출한다. 외형도 올해 처음으로 연구개발(R&D) 매출까지 합쳐 100억원대를 돌파할 전망이다. 그동안의 성장을 발판으로 상장도 추진한다. 다른 AI기업과 달리 '특례'가 아닌 '일반' 상장에 나선다. 빨리 가지 않고 느리지만 제대로 가보겠다는 거다.

나이보다 어려 보이는 그는 50이지만 귀걸이를 하고 다닌다. 게임을 좋아하며 파이널 판타지에 나오는 세피로스의 "나는 전설이 되고 싶지 않아"라는 대사를 가장 좋아한다. 항상 현재형으로 살고 싶다는 거다. 스스로 창업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는 박 대표는 "다시 태어나도 창업하겠다"면서 예비창업자들에게 "창업을 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몇 년 후 AI의 한 분야에서 독보적 존재가 되겠다면서 "국내 전문 AI기업 중 가장 먼저 유니콘 대열에 오르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래는 박 대표와의 일문일답.

-아크릴은 어떤 회사인가

"AI에 관한 모든 것을 지원하는 AI플랫폼 회사다. AI 도입이 쉽지 않다. 여러 장벽이 존재한다. 기술과 경험이 있어여 하고 각종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 예컨대 서버도 사야하고 SW도 구매해야하고 서비스도 사야 한다. 이런 AI 구매(소비) 국내 시장 규모가 약 6천억 정도다. 이중 2천억이 하드웨어(HW)고 소프트웨어와 서비스가 4천억이다. 아크릴은 특별한 AI 인력이나 인프라가 없어도 AI를 가능하게(AI enabling) 해주는 플랫폼 회사다. 2011년 3월에 창업했다."

-아크릴이 AI를 가능하게 해준다는 플랫폼이 '조나단(Jonathan)'인가

"그렇다. 조나단은 자연어, 대화, 비전, 의료, 추천 등 6개 AI 기술 분야, 19개 모델로 구성된 플랫폼이다. 기업이나 기관이 AI를 도입해 서비스 할때 필요로 하는 모든 AI 솔루션을 갖고 있다. 예컨대 서비스 기획에 필요한 솔루션은 '조나단 데이터스코프'를, 학습데이터는 '조나단 마커'가, 모델 학습과 학습 성능 검증은 '조나단 인텔리전스'가, 배포&운영은 '조나단 플라이트 베이스'가, 서비스 제공은 '조나단 봇츠'가 각각 지원한다. '조나단'을 도입하면 내부에 우수한 기술자나 숙련된 AI 인력이 없어도 원하는 AI를 쉽게 만들 수 있다. KT, 롯데손해보험, 라이나생명 등 국내 다수 기업에 '조나단'을 공급했다. 특히 금융 과 의료 분야에서 엔드 투 엔드 활용 사례를 쌓아가며 고객을 확대하고 있다."

엔드 투 엔드 AI플랫폼 조나단 이미지

-다른 AI전문기업에 비해 보유하고 있는 모델(19개)이 적은 거 아닌가

"모델이 많아도 고객이 원하는게 없으면 꽝이다. 중요한 건 고객이 원하는 가이다. 우리는 시장을 정밀히 타깃팅해 제품을 만들고 있다. AI는 서비스 개발 뿐 아니라 운영도 함께 해야 한다. 운영에는 비싼 가속장치와 고가의 GPU가 필요하다. 우리는 이런 인프라 기술도 같이 제공한다. 특별한 지식 없이도 몇 번의 클릭만으로 운영할 수 있다. AI 모델과 이 모델의 배포와 운영을 도와주는 서버 인프라 관리 기술, 이 둘을 모두 가진 곳은 국내에서 우리가 유일하다고 생각한다."

-국내서 온 리 원(Only one)이라면 해외는 어떤가? 해외에는 비슷한 기업이 있나

"해외에는 엘리먼트AI라는 캐나다 회사가 있었다. 지금은 매각됐다. 딥러닝 분야의 세계적 유명인인 요슈와 벤지오 교수가 세운 스타트업이다. 우리랑 컨셉이 비슷했다. 몇개월 전에 서비스나우라는 회사한테 5600억원에 매각됐다."

-창업 배경이 궁금하다

"아크릴은 두번째 창업이다. 첫 창업은 KAIST 박사 과정이던 2002년에 했다. 휴대폰에 탑재해 TV를 볼 수 있게 해주는 솔루션을 개발하던 회사였다. 유럽에 수출하는 휴대폰에 우리 기술이 탑재됐다. 2007년 미국 실리콘밸리 회사가 인수했다. 회사 매각 후 다시 KAIST로 돌아가 박사 논문을 썼다. 검색 분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박사 논문을 쓰면서 어펙티브 컴퓨팅을 알게됐다. 당시 국내에는 어펙티브 컴퓨팅을 소개하는 책자가 없었다. 미국 사는 지인에게 영어로 된 책을 보내달라고 해 공부했다."

아크릴이 2019년 개최한 컨퍼런스 모습.

-어펙티브 컴퓨팅이 뭔가

"어펙티브 컴퓨팅은 보통 감성 컴퓨팅으로 번역한다. 사람 뇌가 자극을 받으면 처음에 생기는게 필링(feeling)이다. 필링이 사회적 환경 과 교육에 따라 정제되면 이모션(emotion)이 된다. 이 이모션이 지속(롱텀)되면 무드(mood)가 된다. 사람이 외부에 표출하는 건 필링이 아니라 이모션이다. 필링과 이모션, 무드를 합친 것이 어펙티브다."

-어펙티브 컴퓨팅은 어디에 쓰이나

"여러 비즈니스에 응용한다.  예컨대 브랜드 평판 조사에 유용하다. 실제 에어팟의 소비자 반응을 분석할때 사용됐다. 대기업이 가전 제품을 출시하고 소비자 반응을 알고 싶을때도 우리 기술을 활용했다. 미국 대선때도 사용됐다. 오바마 연설의 트위터 반응을 살필 때 적용됐다. 우리 기술을 사용한 첫 상용화 제품이 스마트TV다. 소비자가 어떤 특정한 감성 상태에 들어가면 영화를 추천하게 했다. 해외에 수출하는 스마트TV에 이 기술을 적용했다. LG전자가 우리 기술을 구매하면서 아클릴에 5억원을 투자했다. 사용처가 계속 늘고 있다. 그동안 수백개 AI 프로젝트를 했고, 고객들 피드백을 받아 만든 제품이 '조나단'이다. 2018년 8월 첫 버전을 출시했고, 작년 12월에 기능을 보강한 버전2를 선보였다."

-고객사와 작년 매출은

"지난 10년간 비즈니스를 해 왔으니 고객사가 꽤 된다. 특히 금융과 보험, 의료 쪽 고객이 많다.작년 매출은 42억원이다. 매출과 별개로 정부 R&D로 20억원을 했다. 올해는 매출 80억에 정부 R&D 4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매출 중 사스(SaaS, 서비스형 SW)는 아직 크지 않다. 전체 매출의 10% 정도다. 올해는 사스 매출이 30~40% 정도 되지 않을까 한다."

-회사 맨파워는 어떤가

"직원 90명에 70%가 인공지능 엔지니어다. CTO는 KAIST 동기다. 스타트업은 기본적으로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돼야한다. 연구개발은 필드 수요가 있는 걸 중심으로 하고 있다."

-수출도 하고 있나

"올해 처음 할 것 같다. 계약서가 최근 도착했다. 조나단의 일부 모듈을 미국 회사에 공급한다. 미국에도 크고 작은 데이터 수집 업체들이 많다. 이들 업체 중 한 곳에 공급한다. 계속 관계를 가져갈 예정이다. 미국의 또 다른 회사와는 협업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회사가 가진 영어 중심의 OCR 플랫폼과 우리 조나단을 연계하는 걸 계획하고 있다. 또 국내 화상전문 병원과 손잡고 베트남 등에도 공급한다."

-투자유치는 얼마나 했나

"현재까지 68억원이다. 시리즈A까지 했다. 연내 B를 하려고 이야기중이다. 해외서 펀딩할 계획은 없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없애는 방법 중 하나는 해당 분야서 국내 넘버1이 되는 것이다"

-상장 계획은

"있다. 기술특례보다 일반 상장을 할 거다. 일반 상장은 매출 구조를 탄탄히 갖고 있어야 한다. 올 여름까지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5년후, 10년후 회사 비전은

"몇년후 AI로 유니콘이 되고 싶다. 오는 2025년까지는 헬스케어 등 어떤 분야에서 넘버1이 되고 싶다."

-예비창업자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두가지를 하고 싶다. 첫째, 창업은 취미가 아니니 목숨을 걸라는 거다. SBS가 방영한 스타트업 드라마 속 수지는 현실에는 없다. 결코 현실이 달콤하지 않다. 하다가 안되면 그만두면 되지 하는 생각으로는 세상을 바꿀 수 없고, 물건을 팔 수도 없다. 목숨을 걸어도 행복할 것 같으면 창업을 해라. 둘째, 투자유치가 창업의 목표가 아니다. 창업 목표는 현재의 불편한 점을 개선해 세상을 바꾸고, 현실적으로는 시장에서 정당한 평가를 받아 물건을 판매하고  그 이익으로 고생한 사람들 모두가 행복해지는 거다. 개인적으로 창업은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DNA가 있으면 어쨌든 창업하고, DNA가 없으면 창업을 했더라도 행복하지 못하니 결국 조직생활로 돌아갈 거다. 나는 창업 DNA가 있다고 생각한다. 다시 태어나도 창업을 할 거다."

-좋아하는 말이나 가슴 속에 새기는 말이 있나

"위인의 말이라기보다 내가 좋아하는 게임에 나오는 말이다. 파이널판타지에 나오는 세피로스가 한 말로 "나는 전설 따위는 되지 않아"라는 대사다. 세피로스를 좋아해 인터넷에 쓰는 아이디도 세피로스를 쓴다."

-최근 창립 10주년이였다. 어떤 행사를 했나?

"지난 3월 창립 10주년 기념행사를 했다. 설립 10주년을 맞아 비전과 목표, CI도 새로 만들었다. 재작년부터 열고 있는 콘퍼런스도 개최해 차세대 인공지능 과제와 난제를 해결한 성과를 공유하고 관계사들과 함께 축하했다. 고객이 지금 당장 인공지능 기술을 도입한다면? 이라는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아크릴은 그동안 끊임없이 혁신해 왔다. 그 대답이 AI end-to-end DevOps로 불리우는 조나단(Jonathan)이다."

-지역에서도 비즈니스를 활발히 하고 있다. 충북과학기술원과는 어떤 협력을 하고 있나

“충북의 AI 인프라 구축과 인공지능 인재 양성 등을 조나단을 이용해 돕고 있다. 이를 통해 충북과학기술혁신원이 주도하는 지역 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충북 제천에 인공지능 연구소를 개설한 데 이어 충북 오창에도 파트너센터를 열었다. 올해는 광주에도 사무실을 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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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입장에서 정부의 AI강국에 조언을 한다면

"AI강국은 데이터와 인력만 있다고 되는게 아니다. AI를 잘 활용을 잘 하는 나라가 AI강국이다. AI를 사용해 이득을 만들어 낼 줄 아는, 산업적 경험이 잘 쌓여 있는 나라인 것이다.  그런데 정부는 데이터를 만들고 인력을 양성하는데만 돈을 쏟고 있다. AI를 도입해 어떤 문제를 해결 할 지가 안돼 있다. 문제가 잘 정리돼 있고, 이 문제에서 출발해 데이터를 모으고 인력을 양성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데이터나 인력보다 문제 발굴에 돈을 더 투입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AI 선순환 생태계가 조성된다. AI는 내가 입은 옷을 빚나게 해주는 장신구가 아니다. 외투는 추울때 꼭 입어야 한다. AI는 꼭 입어야 하는 옷이 돼야 한다. 그래야 진정한 AI강국이 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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