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조 시장 구독경제 성공 키워드 ‘상상력’과 ‘취향’

[굿인터넷클럽- 핫사이트⑭] 구독 비즈니스의 에센스를 찾아서

전문가 칼럼입력 :2021/03/23 14:52

김영란 기획국장
김영란 기획국장

지난 19일 금요일 오후 2시에, 제69회 굿인터넷클럽이 개최됐습니다. 이번 굿인터넷클럽의 주제는 ‘구독경제’였습니다. 2020년 기준으로 40조원으로 추정되는 구독경제는 이제 콘텐츠, 플랫폼 기업들뿐만 아니라 전 산업에 걸쳐서 주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되었는데요.

국내에서 막 부상하기 시작한 이 구독 비즈니스가 어떻게 하면 조금 더 견고하게 자리 잡고 성장가도를 달릴 수 있을지 구독경제 현황에 대한 간략한 발제 이후, 현업 및 학계 전문가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멤버십과 다른 점은 고객 맞춤

구독 자료사진(제공=픽사베이)

손승우 교수(중앙대): 안녕하세요. 진행을 맡은 손승우 교수입니다. 좋은 내용의 발제를 해주셔서, 구독경제를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됐습니다. 본격적으로 간담회를 시작해보겠습니다. 패널 분들 편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김재환 국장(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저는 한국인터넷기업협회에서 정책 업무 담당하는 김재환입니다. 오늘 전문가 분들의 이야기들을 잘 듣고 공부 많이 해서 제가 구독경제, 정기 결제 서비스 관련해서 업무를 하는 데 많은 도움 받도록 하겠습니다.

심혜정 연구원(한국무역협회): 한국무역협회 심혜정입니다. 저는 신성장연구실에서 신비즈니스모델, 서비스의 해외진출이나 제조업이 디지털트렌스포메이션을 어떻게 활용하는지 주로 연구하고 있습니다.

전호겸 교수(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네, 금일 발제했던 경제 칼럼니스트이자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구독경제전략연구센터의 전호겸입니다.

박춘화 대표(꾸까): 꽃 정기구독 서비스를 7년 정도 해오고 있는 박춘화 대표라고 합니다. 2011년부터 화장품 정기구독 서비스를 한 경험도 있고요. 10년 정도 구독경제를 해온 사람으로서 많은 이야기 나누면 좋겠습니다.

손승우 교수: 본격적으로 시작해보겠습니다. 구독경제는 지금 콘텐츠부터, 서적, 생필품까지 스펙트럼이 넓어졌습니다. 왜 구독경제가 지금에 와서 활성화 되고 있는지, 과거의 멤버십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한데요. 전 교수님하고 심혜정 연구원님 답변 부탁드립니다.

심혜정 연구원: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멤버십 서비스와 크게 두 가지 정도 다른 양상을 보이는데요. 첫 번째는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입니다. 기존의 신문이나 우유 같은 멤버십 서비스에서는 기업들이 가장 많은 유통망을 확보해서 많이 판매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었다면 구독경제 비즈니스로 오면서 소비자들이 구매하는 패턴을 분석해서, 고객에게 맞춤형을 제공하는지 고민하고, 유통이 최선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수단이 된다는 점입니다. 그런 점에서 두 번째 특징이 고객에게 원하는 결과만을 바로 판매한다는 점이죠. 고객들이 원하는 결과를 바로 판매하기 때문에, 비교 과정 없이 즉각적으로 편리하게 이용하게 되는 것이죠. 또 이 폭발적인 성장은 클라우드가 발달하면서 고객 DB를 모으기 쉬워진 인프라적인 측면이 역시 크다고 생각해요.

전호겸 교수: 구독서비스는 유료 구독 멤버십이거든요. 구독 서비스를 하게 되면 크로스 셀링이나 업 셀링을 할 수 있는 거죠, 회사 입장에서 큰 소득의 증가가 있는 것입니다. 이것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최근의 예시가 있는데요. GS25, 카페 25는 유료 구독서비스인데, 한 달에 2천500원을 내고 원두커피를 25%를 할인해주는 멤버십입니다. 이 멤버십에 가입한 소비자는 커피를 7배나 더 구매한다고 하더라고요. 이렇게 편의점에서도 구독 서비스를 하시는 분이 몇 배씩 구매를 더 하는 거죠.

손승우 교수: 국내 구독서비스가 40조원 규모라고 말씀 주셨는데, 특히 요즘 비대면으로 인해서 유망 비즈니스로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심 연구원님, 최근에 구독 서비스 연구 결과를 발표 해주셨는데, 그 시사점, 주요한 부분에 대해서 말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심혜정 연구원: 선진국에 비해서는 구독경제 발전 초기 단계인데요. 다른 관점으로 보면 한국에서 구독 비즈니스가 얼마든지 성장할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아시다시피 구독 범위가 확장되고 있고요. 소비재부터, 비내구재까지 확장되고, 단순 소비자가 아니라 기업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참여 기업도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까지 참여하면서 커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제가 우려되는 것은 차별성 없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과열경쟁 양상이 보이는데요. 차별성이 없으면 지속성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혁신적인 모델이 나와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의미가 있을 때, 구독도 따라온다

굿인터넷클럽 패널

손승우 교수: 박 대표님, 꽃, 화훼 구독서비스를 처음으로 만드신 걸로 알고 있습니다. 꽃이 생필품도 콘텐츠도 아닌데, 어떤 소비자의 필요를 발굴하셨는지, 이런 필요를 어떻게 발굴하는 건지 말씀주시면 고맙겠습니다.

박춘화 대표: 제가 화장품 관련 구독서비스를 해보면서 알게 된 것 중 첫 번째는 고객 분들이 이게 정말 필요하기 때문만은 구매하지는 않는다는 것이에요. 화장품도 진짜 필요해서 사시는 분도 있지만 궁금하기 때문에 사시더라고요. 이것을 받아본다고 하는 게, 화장품 트렌드를 읽을 수 있거든요. 이처럼 꽃을 구독한다는 것 자체가 이것을 주변사람에게 설명하는 것이 멋있어지는 거에요. 정기구독을 받아보면, 이 꽃 구독한다는 메시지가 멋있어 보이는 거죠. 정기구독은 꽃의 용도자체가 달라지는 것이니까요.

성공요인은 개인화, 상상력, 그리고 락인

손승우 교수:  이어서, 정기구독의 성공요인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겠는데요. 구독서비스를 성공시키기 위한 필수적인 요소는 무엇일까, 김국장님부터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김재환 국장: 계속 나오는 키워드일 것 같아요. 이용자의 패턴, 초개인화, 맞춤형 서비스 이런 것들이 필요할 것 같아요. 단발적 필요함을 소비패턴에 기반한 서비스 혁신으로 일상적인 필요함으로 바꾸는 것이, 이용자들의 인식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심혜정 연구원:  구독경제가 성장하기 위해서는 지속성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징은 결국 락인인데요. 매력을 못 느끼면 이탈을 하게 되죠. 신규 소비자 유입도 중요하지만, 확보한 고객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새로운 경험과 가치를 제공해야하는지 고민이 필요하고요. 또, 고객 이탈의 원인도 점검하고 비즈니스에 반영하고, 리타깃 전략도 구성 하시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호겸 교수: 만약 구독 서비스가 성숙기에 접어들었다면, 제가 봤을 때는 상상력의 나래를 누가 많이 펴는가, 누가 많이 협업을 하는가가 가장 큰 관건이거든요. 지금 대기업들의 서비스를 자세히 보시면 보통 그룹사 같은 경우 그룹에 있는 멤버십을 모아서 혜택을 주고 있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별 필요가 없거든요. 반면에 네이버를 보면 콜라보를 되게 잘하고 있거든요. 상상력이 좀 필요하다, 회사 밖에 있는 것을 가져와서 시너지를 내는 것이 필요하구요. 이 상상력을 지속적으로 발휘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박춘화 대표: 저는 구독서비스를 실제로 계속하는 입장에서 보면, 구독서비스 모델 자체는 되게 쉬워요. 그 보다 라이프스타일이 되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돈 주고 꽃을 받는 것보다, 이게 멋있어야 되는 거예요. 이 구독이 어떤 의미를 주는지를 보여주고, 이게 내 친구들에게 멋있는 모습이 돼야지가 중요합니다. 화장품 구독을 보면, 당신은 구독으로 트렌드세터가 될 것 입니다라는 관점이었는데 이게 파급력이 컸거든요.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싸서 구매 하는게 아니라, 꽃을 즐기는 라이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를 잘 설명하게 해주는 비즈니스를 만들고 있거든요. 이런 모습이 있을 때 잘된다고 봐요.

걸림돌은 역시나 규제, 과유불급 필요해

손승우 교수: 걸림돌도 한번 살펴봐야 될 것 같은데요. 아무래도 산업 입장에서는 규제만큼 걸림돌이 없을 텐데요. 최근 금융위하고 문체부 등에서 규제 관련 정책을 내놓고 있어요. 물론, 소비자 피해가 있으니 보호 조치도 필요하다고 봅니다만, 성장 단계에서 규제가 어떤 영향이 있을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김재환 국장: 상당히 많은 규제들이 양상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예로 금융위의 여신전문금융법 시행령을 보면, 정기결제 서비스 제공자에 대한 관리감독을 PG(결제대행)사에게 하라는 개정안이 나왔더라고요. 모든 소비자 보호 받는 것은 마땅하지요. 구독 서비스를 구독하고자 서비스 확인하고, 결제 수단으로 신용카드를 입력한 것인데, 이것을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칠 위험이 있다면서 규제로 들어와야 되는지 논리가 납득이 잘 되지 않고요. PG사가 구독서비스 사업자에 대한 관리감독 의무를 부과하는 내용 역시 법률적으로도 가능한 것 같지 않고 실제 현업에서도 진행이 어려울 것 같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이외에도 OTT분야만 해도 문체부, 과기부, 방통위 여러 부처에서 정책들을 만들어 내시려고 하는데요. 저는 최근의 이런 형태들을 보면서 구독경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신규 산업 진흥이 아니라, 구독 서비스에 대한 규제에 쏠려있는 것이 아닌가라는 우려를 하고 있습니다. 관련해서 손 교수님이 쓰신 칼럼에 과유불급이 가장 현 상황을 잘 나타낸 표현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박춘화 대표: 초기에 실제로 PG사에 대한 이슈가 많긴 했었어요. PG사가 정기 구독에 대한 이해가 없어서 바로 제품이 바로 나가지 않는 것에 대한 이해가 없었거든요. 지금은 많이 풀려가는 느낌이고 당장 사업에 위해가 된다는 부분은 없습니다만, 규제가 풀리면 소비자의 선택권이 넓어진다고 보고요. 점점 더 좋아지는 부분은 있지만, 굳이 어린 아이한테 너무 많은 규제를 하는 것은 지금 타이밍으로서는 좋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미래는 소비자의 취향을 살펴봐야

손승우 교수:  자,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요. 미래 이야기를 좀 해볼게요. 주제가 구독의 미래이기 때문에, 박 대표님, 구독서비스가 미래가 어떻게 흘러갈 것인지 예측해 보신다면요.

박춘화 대표: 구독을 크게 세 가지로 보는데요. 콘텐츠 쪽이 있을 것 같고, 또 하나는 물, 기저귀 같은 생필품이 있을 것 이구요. 또 하나는 취향 쪽을 제가 하잖아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너무 빨리 바뀌는 거죠. 지금은 이런 트렌드를 따라 가기가 쉽지 않아 진거죠. 이런 것을 챙기기가 어려운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해요. 구독 서비스가 취향 기반으로 한 것으로 대해서는 많은 확장의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잘 몰랐던 것을 정기 구독을 통해서 하나씩 전달해주고, 이런 과정에서 이 업을 이해하는 신호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요. 취향 쪽으로 그런 신호들이 많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손승우 교수: 국내 서비스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이라고 할까요, 강조하고 싶은 말씀 하나씩 부탁드립니다.

김재환 국장: 세계적으로도, 우리나라도, 구독경제는 더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하구고요. 주목을 받고 있잖아요. 이렇게 급성장을 하다보면 이슈 제기도 많이 나올 겁니다. 이와 관련해서 정책에서도 해당 부처의 본연의 역량을 발휘하고 유관부처의 협조를 잘 받아서 적극적인 의견이 수용된다면 혜안이 도출되지 않을까 합니다. 마지막으로 우려되는 것은 부처 자체도 문제지만 부처 구성원들도 전문가 적인 식견을 고양시켜야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런 부분에 노력을 해주신다면 구독경제 정책방향이 올바르게 세워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심혜정 연구원: 중소 수출기업에 초점을 맞춰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독경제가 화두기 때문에 중소기업이 국내 시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해외 시장도 바라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수출의 형태가 비대면으로 바뀌면서, 또 다른 기회가 마련됐거든요. 1회성 수출이 아니라 구독 비즈니스 모델을 적용할 수 있는 여력도 생겼고, 산업부에서는 구독비즈니스 하는 기업에게 수출 바우처를 지급하겠다고 발표도 했거든요. 기존에 해왔듯이 해외 구독모델을 들여오는 것에 나아가 국내 혁신 모델을 가지고 해외 진출할 수 있는 생태계가 생기기기를 기대해봅니다.

전호겸 교수: 혁신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도태되는 사업이 생기는데요. 이 부분에 대해 정부에서 지원이 필요하구요. 2023년이 되면 75% 정도가 구독 서비스화 된다고 하거든요. 만에 하나 현실화 된다고 하면, 지금하고 또 완전히 판이한 세상이 올 것 같습니다. 조금 더 정부나 사회가 전향적으로 발 빠르게 대응해야 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중소기업도, 소상공인도 이에 맞춰 준비를 해야 할 텐데 이것도 정부나 관심 있는 대기업이 나서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구요. 혁신 경제가 되면서 웃는 이웃들이 많아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박춘화 대표: 고객 관점에서 말씀드리자면 고객들은 카드를 걸어놓는 것을 조금 꺼려하세요. 미래에 내 돈을 나갈 것이라는 것이 스트레스라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것들이 지금은 당황스럽다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보편화된 결제 방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너무 무서워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어요. 또 미국에서는 왜 구독이 잘되는지 생각해보면 이것이 나를 위한 서비스라는 생각을 하는 것 같아요. 일종의 스타일리스트처럼. 이처럼 누군가 나에게 스타일링을 위해 한다는 관점으로 바라봐주시면, 1년 정도만 지나도 라이프 스타일이 풍족해질 것이라 생각을 하거든요. 고객 분들도 마음을 열어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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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과 취향에서 기회를 찾기를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미 구독경제는 다양한 영역으로 우리 일상에 들어와 있으며 더더욱 견고히 자리 잡을 비즈니스 모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크로스 셀링과 업 셀링이 유효하다는 점에서 기업 입장에서 놓칠 수 없는 모델이라는 생각입니다.

초기 시장이라 볼 수 있는 대한민국 구독경제 시장에서 저는 전문가들이 언급한 상상력과 취향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가 이 시장에 진출하려는 스타트업뿐만 아니라 대기업들에게도 지침이 될 것이라고 보는데요. 결국 구독의 범주는 상상하기 나름이며 이것이 소비자의 취향, 라이프 스타일에 맞닿아 있을 때 어떤 형태의 구독이건 간에 성공 확률이 높아질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앞으로 어떤 서비스가 구독가능 해질지도 상상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그럼, 다음 달에 또 만나요.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영란 기획국장

연결을 통해 인터넷 산업이 성장하고 성숙할 수 있도록 힘을 쓰고 있는 인터넷 기업 대표 협회에서 근무하고 있습니다. 굿인터넷클럽은 현 시점에서 산업의 가장 뜨거운 이슈를 전문가들과 함께 고민하고 생각을 나누는 자리입니다. 생생한 대화를 그대로 전달드리오니 많은 인사이트를 가져가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