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디지털 '프롭테크' 올해 큰 장 선다

[이슈진단+] 국내 프롭테크 진단(상)

금융입력 :2020/03/11 14:48    수정: 2020/03/11 17:40

올해 국내 프롭테크 시장이 활짝 열릴 전망이다. 2018년 10월 30일 '한국프롭테크포럼'으로 출발한 프롭테크 기업들이 1년 반만에 건설·금융·정보통신기술(ICT)기업의 러브콜을 받으며 협업 무대를 넓혀가고 있으며, 독자적인 기술력으로 해외에 진출하는 사례도 생기고 있다. '부동산(Property)'과 '기술(Tech)'의 합성어인 프롭테크의 현재를 살펴봤다.[편집자주]

프롭테크란 용어는 아직 많은 이에게 생소하다. 부동산과 기술의 합성어로 이뤄진 이 단어는 부동산과 기술업을 결합한 새로운 형태의 산업·서비스·기업 등을 포괄한 개념이다.

2017년부터 적극적인 투자가 이뤄졌던 해외와 다르게 국내에서 프롭테크 시장이 본격 조망된 것은 프롭테크 기업들의 협회인 한국프롭테크포럼이 만들어진 2018년 10월 30일부터다. 직방 관계자는 "프롭테크 회원사 중에서도 기존 사업이 프롭테크인지도 몰랐다고 말할 정도로 단어가 생소했었다"고 전했다.

프롭테크는 영역이 넓다. 부동산 거래와 필요한 절차를 디지털 전환하거나, 부동산 중개를 비대면 채널로 만든 곳, 또 인테리어와 시공에 인공지능(AI)·블록체인·가상현실(VR)·증강현실(AR) 등을 접목한 것도 프롭테크로 분류한다.

비즈니스적으로 크게 네 가지 영역으로 분류할 수 있다. ▲직방과 호갱노노·KB국민은행의 리브온과 같이 중개 및 임대를 해주는 플랫폼 사업자 ▲최근 우리은행과 협업하기로 한 알에셋마스터리스처럼 임대 관리 등 부동산 관리 사업자 ▲지방자치단체와 손잡고 일부 정비 사업을 단행하는 스페이스워크 ▲기존 플랫폼을 활용해 자금 중개를 해주는 KB국민은행 리브온·테라펀딩이 대표적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이 집계(2019년 7월 기준)한 바에 따르면 포럼 설립 이후 1년 6개월 만에 회원수가 26개에서 162개로 늘어났다. 기존 건설·금융업체의 신 사업 개척과 핵심 기술을 보유한 기술기업들의 부동산 시장 진출이 동시다발적으로 이뤄진 결과다. 이 같은 분위기에 직방은 프롭테크 기업에만 투자하는 '브리즈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하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019년 7월 기준 53개 프롭테크의 누적 투자유치금액은 1조1천148억원이다.

한국프롭테크포럼 관계자는 "기존 부동산 시장서 발생하는 매출이 있어 프롭테크만의 매출로 온전히 구분하긴 어렵지만 프롭테크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어서 올해엔 매출에서도 의미있는 수치가 나올 것"이라며 "야놀자나 직방과 같은 유니콘 기업이 프롭테크에서 치고 나가면서 이 시장을 견인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사물인터넷(IoT)과 블록체인, 인공지능의 기술이 발전하면서 프롭테크는 점차 고객형 서비스에서 기업형 서비스로 변모하고 있다. 기업군 고객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프롭테크의 매출과 투자규모도 가팔라질 것으로 점쳐진다. 포럼 관계자는 "예전엔 부동산 쪽에서 내가 가진 기술을 갖고 신사업을 만들겠다는 목적으로 프롭테크 시장에 진입했었다"며 "현재는 사물인터넷과 AI 등 핵심기술을 가진 기술업체들의 진입이 늘고 있고, 규모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기존 금융사들도 프롭테크와 협업을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KB국민은행·농협은행·우리은행이 대표적이다. 디지털화되지 않은 부분에 기술을 접목해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고, 자신의 부동산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은행권 핀테크지원 관계자는 "고객형 서비스가 주를 이뤘다면 시장성과 확장성이 있는 토지와 대지 분석과 같은 기업형, 전문형 서비스로 변모될 조짐이 있다"면서 "은행들도 프롭테크사들의 신기술을 이용하면서 협업 구도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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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디지털 전환이 많이 이뤄지지 않은 분야라는 점에서 프롭테크 규모가 커질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아파트 전세를 구할 때나 매매 시 떼야 하는 등기부등본이나 토지대장과 같은 작은 서류가 디지털화되는 것은 물론이고 감정이나 건축, 설계서 신기술을 이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지금은 투자를 통해서 비즈니스 모델을 잡고 정착하는 게 많고 올해 하반기 수익모델 검증, 서비스 모델 점차 점차 진행되서 내년에는 매출 규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산업은 ▲개발업자 ▲건설사 ▲개발 금융 등이 중심이 된 공급 우선 산업에서 ▲임대 및 운영 관리 ▲감정평가 ▲중개자문 ▲종합자산관리 등 수요자 편의를 우선하는 서비스 산업으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