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업계, 코로나19 대응 해외사업 비상계획 가동

"입국금지 길어지면 차질 발생"...리스크 관리 태세

금융입력 :2020/03/03 13:04    수정: 2020/03/03 13:08

신한·우리·하나 등 국내 주요 은행들이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해외 리스크 관리 비상계획을 가동시키고 있다. 세계 많은 나라에서 한국인 입국 제한 조치를 취함에 따라 사업에 미칠 영향을 면밀히 검토·대응하고 있는 것.

주요 은행들은 특히 코로나19와 관련해 해외 법인이 있는 중국과 일본, 그리고 신남방 정책의 주요 요충지인 베트남의 동태 파악에 주력하고 있다.

베트남 하노이 롯데마트에 위치한 신한은행베트남지점 전경.(사진=지디넷코리아)

베트남 축구 국가대표팀 박항서 감독을 광고모델로 기용하고 있는 신한은행 측은 "각국에 위기대응팀을 꾸리고 본점에 애로 사항 접수를 받을 수 있게 조치했다"며 "아직 코리아 포비아로 접수된 건은 없지만 혹여 모를 불안감에 대응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은행은 2019년 3분기까지 베트남서 법인과 지점을 모두 합쳐 37군데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 진출에 공을 들였던 우리은행도 비상 계획을 세워 가동 중이다. 2019년 3분기 기준으로 우리은행은 베트남에 10개의 지점과 법인을 보유, 국내 은행 중 두 번째로 가장 많이 베트남에 진출했다.

우리은행은 베트남의 일부 코리아 포비아와 관련해 "주재원들 보다는 베트남으로 입국해오는 사람들에 대한 불안감이 큰 상황"이라며 "이 불안감이 주재원들에게 확대되지 않도록 고객 관리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 본점과 지점 대체사업장에 직원을 분리해 운영 중"이라면서 "사무실과 영업점 방역을 주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와 LG전자 공장과 관련 협력사도 진출해 있어 이 업체들의 사업 향방에도 은행이 촉각을 세우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은행들은 베트남 법인 외에도 베트남 진출 국내 기업에도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서다. 베트남서 현지회사가 국내 회사와의 사업 미팅을 취소하거나 출장을 온 한국인을 만나지 않는 실정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 글로벌 경기 침체가 불가피할 것"이라며 "이는 기업 실적 악화와 연결돼 글로벌 사업 추진에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탈리아의 코로나19 확산도 빨라지면서 유럽법인들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다만 우리은행 독일법인서 근무하는 직원 A씨는 "거리가 먼 한국보다는 이탈리아를 기피해 이탈리아 음식점에 안가려 한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은 "코리아 포비아 영향은 미미한 상황이고 현지에 파견된 주재원은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의 영업을 수행 중이라 애로사항은 없다"면서도 "출입국제한 장기화 시 현지 지원을 위한 출장 제한이 사업 추진에 걸림돌이 될 수 있어 리스크에 대비 중"이라고 언급했다.

관련기사

IBK기업은행은 중국 우한지점서 근무하던 직원 2명을 국내로 불러들인 후 현재는 중국 텐진 중국유한공사로 근무토록 하고 있다. 기업은행 측은 "중국 우한지점서 해야하는 무역 결제, 대출 만기 도래 등의 업무를 중국유한공사에서 직접 처리하고 있어 업무 공백은 없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중국총행은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베이징 인근 교외지역에 대체사업장을 마련하고 업무 유지 가능한 최소인력을 분산 배치하여 근무 중"이라며 "해외 네트워크 사업 외에도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사가 한국 출장을 금지하면서 기업설명회(IR)에서 국내 금융사들이 원초 계획을 달성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측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