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폰도 비대면 개통 허용해야”

"불법 부추겨" 반대 여론도...방통위도 "현재 검토 안해"

방송/통신입력 :2020/02/28 16:46    수정: 2020/02/28 19:36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온라인을 통한 ‘갤럭시S20’ 구매가 늘어난 가운데, 카드·공인인증서 등을 활용한 ‘비대면 개통 확대’에 대한 요구가 커지고 있다. 이용자 편의 및 업무 부담 경감을 위해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28일 이동통신 유통업계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장에서도 비대면 방식을 통해 단말기를 개통할 수 있도록 정부에 제도 개선을 요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에서 단말기를 개통하기 위해서는 신분증스캐너를 통한 본인 인증 절차가 필수다. 카드나 공인인증서, 문자메시지 등 비대면 방식을 통한 개통은 온라인 판매점에 한해 가능하다. 즉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신분증스캐너만, 온라인 판매점에서는 비대면 방식만 활용해 개통할 수 있다.

갤럭시S20이 출시된 27일 서울 시내 한 통신사 대리점의 모습. 내방객 없이 직원만 자리를 지키고 있다.

제도 개선 요구는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의 내방객이 크게 줄면서 시작됐다. 국내 이동통신 3사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갤럭시S20 출시에도 불구하고 매장 내방객이 50% 이상 급감했다.

상황이 악화일로를 걷자, 일부 유통채널은 오프라인 매장도 비대면 방식으로 단말기를 개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내놨다. 가입자가 매장에 방문하지 않더라도 비대면 절차를 거쳐 오프라인 매장이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지원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고주원 집단상가연합회 회장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늘면서 일선 유통점 및 판매점의 판매 부진이 심화되고 있다”며 “매장을 방문해야 하는 가입자의 불안을 덜고, 일선 대리점의 업무 편의를 위해서 비대면 방식을 통한 가입자 모집 및 개통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비대면 개통 확대’가 시장 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앞세워 반대 의견도 내놓는다. 신분증 요구 없이 개통이 가능하게 될 경우 SNS나 온라인 밴드 등을 통해 불법적으로 가입자를 모집하는 업체들의 편의가 개선되고, 나아가 불법적인 보조금을 통한 통신 시장 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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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성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KMDA) 이사는 “비대면 개통이 확대되면 기존에 온라인 밴드 등을 통해 불법보조금을 약속하고 가입자를 모집하던 업체는 신분증을 요구하는 대신 URL만 보내 개통 업무를 처리할 수 있게 된다”며 “이는 정부와 사업자가 노력해 겨우 줄어들고 있는 불법적인 영업 행태를 다시 부추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제도 개선의 키를 쥐고 있는 방송통신위원회는 현재로서는 비대면 개통 확대 여부를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시점에서 오프라인 매장에 비대면 개통을 허용해 주는 방안에 대해서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며 “향후 이에 대한 요구가 제기되면 검토할 계획”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