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대기업 채용 줄줄이 연기·취소

삼성·LG·SK·현대 등 일정 조율 중..."설명회는 온라인으로"

디지털경제입력 :2020/02/26 15:43    수정: 2020/02/26 22:5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가 국내 기업들의 상반기 채용 일정에도 불똥이 튀었다. 지난해와 비교해 공채가 연기되거나 전형이 취소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26일 재계에 따르면, 다수 국내 대기업들의 상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 시기가 예년보다 늦춰질 전망이다. 그룹사들의 경영 기조와 인사 트렌드 변화 추세에 더해 감염병 위기 경보 단계가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된 데 따른 영향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그룹사들은 일찍이 책임·자율 경영 기조에 따라 각 계열사별 수요에 맞춰서 채용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며 "다만 통상적으로 상반기 채용 계획이 3월 초쯤 윤곽이 드러났다면, 올해는 코로나 여파로 더 늦춰지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픽사베이)

현대자동차는 지난 24일 채용 면접 일정을 연기했다. 지난해부터 수시채용 방식으로 신입사원을 선발 중인 현대차는 올해 계획한 신입사원 각 채용부문에서 서류전형을 마친 뒤 직무별 면접을 앞두고 있었다. 현대차는 지난 6일 신입사원 합동 교육을 잠정 중단한 바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1일 홈페이지를 통해 3급 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가산점을 받을 수 있는 소프트웨어(SW) 역량 테스트를 다음 달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지난 15일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 사태가 커지자 나흘을 앞두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신입 공채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지난해에는 3월 12일부터 계열사별 순차 모집을 시작했던 만큼 시기가 더 늦춰질지 여부는 지켜봐야 한다는 게 회사의 입장이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이공계 석박사 유학생 채용 설명 행사 'LG 테크 컨퍼런스'도 참석자 안전을 위해 취소했다. 이 행사는 연례적으로 미국에서 수 백 명이 모여 만찬을 포함해 장시간 진행돼 왔다. LG 테크 컨퍼런스 행사는 앞으로 그룹 차원이 아닌 계열사 특성에 맞게 실행하는 방안으로 전환한다.

또 LG는 올해 신입사원 공채 일정을 4월께로 연기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LG 관계자는 "코로나 여파로 이같은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말했다.

20일 코엑스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협력사 채용박람회에서 채용공고를 살펴보는 구직자들 (사진=지디넷코리아)

SK그룹은 공채 일정을 전년과 비교해 2주가량 늦춰 내달 16일부터 시작할 예정이다. 대학교 채용 설명회의 경우 온라인으로 대체할 것을 검토 중이다. 코로나19 영향에 더해 최근 인사 트렌드를 함께 반영한 조치로 풀이된다.

SK그룹 관계자는 "기업 설명회는 온라인을 통해 진행할 것을 검토 중"이라며 "(코로나19 관련)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GS그룹 역시 계열사별 채용 일정을 연기하거나 재고한다는 입장이다. CJ그룹도 계열사별 상황에 따라 공개채용 일정을 조율해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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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크루트 관계자는 "보통 대기업 상반기 공채는 3월 초 일제히 접수를 시작하지만 채용일정은 그 이전에 미리 공개된다"며 "각 기업들의 채용 일정에 변화가 생긴 것은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조정됨에 따른 여파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난해 LG화학의 경우 2월 27일부터 접수를 시행한 바 있다. 이어서 SK와 KT그룹은 3월 4일부터, CJ그룹은 3월 5일, 삼성은 3월 12일부터 계열사별 순차 모집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