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임산부 재택' '출퇴근 시차제' 대응 분주

[이슈진단+] 코로나19 산업계 파장…재계

디지털경제입력 :2020/02/24 18:07    수정: 2020/02/24 19:58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급격하게 확산되면서 산업계에도 파장이 일고 있다. 일부 업체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직원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사업장을 일시적으로 폐쇄하거나 사업장 간 이동과 외부인 출입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등 2차 감염 방지를 위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각 기업들은 정부가 코로나19 대응 위기경보 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하면서 전날부터 내·외부 시행 지침을 더욱 강화했다.

23일 코로나19 범정부대책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 (사진=청와대)

■ 삼성, '임산부 재택근무' 첫 도입...사업장별 방역도 강화

업계에 따르면, 삼성 계열사는 임산부 직원을 대상으로 2주간 재택근무를 실시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기업 중 임산부 재택근무를 실시하는 것은 삼성이 처음이다. LG, SK 등 다른 대기업도 이 같은 방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코로나19 비상 대응 태스크포스(TF)는 전날(23일) 스마트시티(구미사업장) 근무 직원들에게 이날부터 일주일간 재택근무(대구 거주자)를 하도록 안내했다. 최근 이 지역에서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난 데 따른 조치다.

지난 주말에는 구미2 사업장에서 근무하던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한 직원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해당 사업장은 일부 프리미엄 스마트폰을 생산하고 있는 곳으로 주말 동안 폐쇄된 이후 이날 오후 1시부터 가동이 재개됐다. TF 측의 재택근무 조치도 생산 차질에 대한 영향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요에 따라서 이번 주나 다음 주에 추가 조업을 시행하면 되기 때문에 물량 조달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며 "나머지 사업장은 특이사항이 없기 때문에 지속 모니터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구미2 사업장.(사진=삼성전자)

국내 다른 대기업 한 관계자는 "임산부는 취약계층인 만큼 선제적으로 조치를 취한 것으로 보이며 당사 역시 도입을 검토 중"이라며 "이 외 다른 예방 대책들도 다각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 LG, 사업장 간 이동 '금지'...SK, 발병 현황 공유·출근 시간 조정

LG전자 역시 지난 23일부터 대응 수위를 높였다. LG전자는 전 임직원에 대해 사업장 간 출장을 전면 금지했다. 자제할 것을 권고하던 수준에서 한 단계 강화된 것이다. 대구에 거주하는 구미사업장 직원에 대해서도 재택근무하도록 했다.

LG전자 인천캠퍼스 연구동도 이날 하루 동안 잠정 폐쇄 조치됐다. 이곳에 근무하는 한 직원의 가족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으면서다. 해당 직원의 가족은 대구에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SK 그룹도 계열사별로 코로나19 조치를 강화했다.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은 건물 출입 시 개별 체온 측정을 시행하고 출근 시간을 조정해 대중 접촉을 최소화했다. SK이노베이션은 발병 현황 등 내용을 담은 자료도 배포하고 있다. SK홀딩스는 공유좌석제 규정을 변경해 직원들의 동선을 최소화했다.

이들 회사는 외부 방문객의 출입도 잇따라 금지했다.

LG전자는 "코로나19 위기경보가 심각단계로 격상되고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회사 내 모든 건물을 대상으로 외부 방문객 출입을 제한하고 있다"고 밝혔다.

SK그룹은 "빠르게 확산되는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SK서린사옥 기자실 등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재운영 시점은 추후 알리겠다"고 전했다.

■ "시장 수요 둔화가 큰 문제…과도한 우려 조장은 경계해야"

(사진=픽사베이)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면서 제조·생산, 소비심리 둔화, 시장 역성장 등 경제 전반에 미칠 영향에 대해 기업들의 근심도 깊어지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지난주부터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어 이번 주가 고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현 상황보다 과장된 이슈 확산으로 우려가 조장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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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한 관계자는 "각 기업 코로나19 대응책은 '예방' 차원에서 단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일부 생산시설이 영향을 받고 있지만 대응 가능한 수준이고, 아직 회사들 내부에 확진자가 연쇄적으로 터져 나오는 단계는 아니기 때문에 이슈가 현 상황보다 과장되는 데 대한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국내 시장은 현재 코로나19 발원지인 우한보다도 빠른 속도로 확진자가 늘어나고 있어 이번 사태가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본다"며 "제조·생산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결국 전체 시장이 움직이지 않는 게 큰 문제로 꼽힌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