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디스플레이 '비상', 장기 여파에 '촉각'

[이슈진단+] 코로나19 산업계 파장...디스플레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2/24 17:42    수정: 2020/02/24 22:51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이 급속히 확산되면서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당장은 생산 차질 및 공급둔화에 따른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바이러스 확산이 장기화될 조짐을 보여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24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양사는 주말 사이 대구와 경북지역에서 코로나바이러스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자 곧바로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한 비상 대응 조치에 나섰다.

구체적으로 양사는 대구와 경북지역을 방문한 임직원들에 대상으로 사업장 출입 금지와 공가 부여 등의 조치를 취함과 동시에 국내 생산시설 내에 열화상 카메라와 손소독제를 배치하는 등 예방 조치를 한층 강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대비한 비상대응에 나섰다. (사진=픽사베이)

삼성디스플레이는 충남 아산과 충남 천안에, LG디스플레이는 경기 파주와 경북 구미에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다행히 이들 업체의 생산시설에는 아직까지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에 따른 공장폐쇄 등의 악재는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대구·청도가 특별관리지역으로 지정됨에 따라 비상 대응 활동을 강화해 해당 지역 거주자 및 방문 인원에 대해 사업장 출입 금지 등의 관리·감독을 강화한 상태"라며 "출장 자제, 내외부 행사 중단, 공장 출입자 전원 체온 체크, 방역 강화, 열화상 카메라 운영, 사업장 내 전구성원 마스크 착용, 조직별 순차 식당 이용, 손소독제 비치 등 사업장 내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실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커지는 불확실성...코로나 감염증 장기 확산 우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원자재 및 부자재 수급차질로 인해 국내 생산시설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춘절(중국의 설날) 연휴가 끝난 지난 10일부터 중국 현지 공장의 가동을 재개했지만, 양사의 현지 공장가동률은 예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중국 내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에 따른 현지 근로 인력 부족과 제품 생산에 필요한 원자재·부자재 등의 수급에 일부 차질이 생긴 탓이다.

구체적으로 ▲OLED 중간체(OLED 재료 합성에 필요한 화학물질) ▲인쇄회로기판(PCB) ▲금속 배선(금, 은) ▲박막 봉지재 등에 수급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8.5세대 OLED 공장 전경. (사진=LGD)

시장의 불확실성도 높다.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로 공장가동을 중단하면서 LCD 패널 가격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 세트 업체들이 내수 부진으로 판매계획을 수정(출시일정 보류)하면서 수급불균형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장에서는 최근 중국 정부가 이번 사태로 중국 세트 업체들에게 자국 부품을 무조건 적용하도록 유도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국 사업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한 관계자는 "중국 세트업체들이 최근 코로나 여파로 인한 소비위축을 고려해 현재 판매계획을 수정(판매량 감소)하고 있다"며 "지금 중국은 공장가동률 둔화로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판매 자체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이에 중국 정부가 보조금을 이용해 중국 기업들이 중국산 디스플레이를 의무적으로 구매하도록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삼성·LG디스플레이 모두 문제는 '애플'

디스플레이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애플의 중국 생산시설(폭스콘)에서 생산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의 OLED 사업도 악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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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애플이 폭스콘 공장의 정상 가동을 위해 3천위안(약 52만원)에 달하는 인센티브 지급에 나섰지만, 공장 근로자들이 복귀하지 않아 조업에 차질을 빚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사태는 애플 내부적인 문제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발생한 악재인 만큼 생산 차질에 대한 보상도 기대하기 어렵다.

OLED 디스플레이 적용한 애플의 '아이폰 11 프로'. (사진=지디넷코리아)

디스플레이 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발 코로나 여파로 아이폰 생산기지인 폭스콘 공장이 가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국내 기업들의 중소형 OLED 사업에 스텝이 꼬인 상태"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모두 애플향 OLED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코로나 여파가 장기화되면 공급 차질로 인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 더 큰 문제는 OLED 수요가 높은 중화 거래선도 코로나 사태로 수요위축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공급확대가 불확실하다는 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