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악재 맞은 반·디 업계, 비상경영체제 돌입

삼성·SK·LG, 중국공장 정상 가동..."아직 특별한 피해 없어"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2/19 17:20

국내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가 코로나19 확산에 이은 미국의 화웨이 추가 제재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아직은 중국 현지 공장의 제품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지만, 혹시 모를 추가 악재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19일 전자부품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0일부터 중국 현지 공장을 정상 가동하고 있다. 현재 이 기업들은 매일 중국 현지 상황을 확인하면서 혹시 모를 악재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과 더불어 미국의 화웨이 추자 제재 조치에 대비해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사진=픽사베이)

전자부품 업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공장은 상시 24시간 풀가동 체제를 유지하는 만큼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따른 가동률 저하 등의 문제는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중국 현지 공장에서 생산되는 제품은 지난해 고객사들과 장기공급계약을 맺은 물량에 맞게 소화하고 있고"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요둔화나 원자재 수급 문제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코로나19 확산 여파가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화웨이에 대한 추가 제재(거래 금지 조치)에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중국 현지에서 진행 중인 투자계획을 변경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양재 KTB 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코로나19의 직접적인 영향이 적은 전공정 Fab(팹)이 비정상적(3교대→2교대)으로 가동 중인 것으로 파악된다"며 "이에 신규 증설 투자(삼성전자 시안 2공장 낸드 증설) 및 신규 Fab(LG디스플레이 광저우 OLED 공장) 가동도 잠정 지연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 '코로나'와 '화웨이' 악재가 미칠 영향은?

증권가에서는 이번 사태가 국내 기업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단기적으로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장기화할 경우에는 업황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봤다.

김양재 연구원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총 3단계에 걸쳐 공급 차질 문제가 순차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본다"며 "현재 1단계(~2월 9일) 시기가 끝난 시점으로 일부 공급 차질이 발생한 것으로 파악된다. 문제는 2단계(~2월 29일), 3단계(~3월 15일)에 걸친 공급차질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인데 한 사람만 발병해도 사업장 전체를 폐쇄해야 하고, 이로 인해 한가지 부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완제품 생산 차질은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지난달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의 확산세가 갈수록 두드러지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하이투자증권 역시 'After 코로나 19 - 산업별 영향 및 업황 전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따른 세트 생산중단이 장기화될 경우, 반도체 수요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며 "디스플레이는 이미 수요 측면에서 (코로나 여파로) 중국 최대 성수기 중 하나인 춘절 소비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에는 수요에 미칠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 '1분기 실적' 전망, 삼성디스플레이 빼고 모두 '암울'

1분기 실적 전망도 어둡다. 증권가는 삼성디스플레이를 제외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의 1분기 실적은 작년 대비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의 경우, 중화 거래선보다 삼성전자향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1분기 '갤럭시S20' 출시 효과로 실적 개선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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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LG디스플레이의 OLED 공장 전경. (사진=LGD)

실제로 메리츠종금증권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 1천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흑자 전환(지난해 1분기 5천600억원 영업적자)에 성공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각각 3조원, 4천337억원을 기록해 작년 대비 26.83%, 68.25% 줄어들 것으로 예측된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올해 1분기에도 4천32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해 5분기 연속 적자행진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