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체부 "게임법 개정안, 규제 보다 진흥에 중점"

대토론회서 법 개정안 공개...중독·사행성 등 부정적 단어 삭제

디지털경제입력 :2020/02/18 12:32    수정: 2020/02/18 19:18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법령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게임산업 진흥과 올바른 게임문화 확산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는 장이 마련됐다.

문화체육관광부는 18일 서울 서초구 넥슨 아레나에서 '게임산업 재도약을 위한 대토론회'를 진행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순천향대학교 김상태 교수가 단상에 올라 문화체육관광부 주도 하에 준비 중인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연구용역 결과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향후 게임산업법 개정 방향과 게임문화산업 진흥 및 이용자 보호 조항 등 게임산업법 개정안에 대한 토론도 이어졌다.

순천향대학교 김상태 교수는 기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실상은 규제에 중점을 둔 법안이었다고 지적하고 개정안에서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은 게임사업법으로 법률 제명이 변경된다. 또한 현재 사용되고 있는 게임물이라는 표현 대신 개정안에는 게임으로 표기되고 정의 역시 변경된다. 아울러 중독, 사행성 등 부정적인 시각을 초래할 수 있는 단어도 삭제됐다.

김상태 교수는 "게임에 대한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온라인게임임에도 제공 사업에 대한 명확한 정의를 새롭게 반영했다. 또한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기 위한 진흥정책을 위한 제정지원을 위한 근거를 마련했으며 게임의 날을 제정하기 위한 근거 조항도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순천향대학교 김상태 교수.

아울러 이번 개정안에는 게임산업협의회와 게임산업진흥단지 관련 규정을 마련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게임진흥원에 대한 근거도 마련된다.

이용자 보호를 위한 내용도 개정안에 담긴다. 김상태 교수는 "필요한 경우에는 규제를 하되 이용자는 보호 하고 산업을 저해해서는 안된다는 기준 하에 관련 내용을 준비 중이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확률형 아이템과 사행. 새로운 유형의 게임이 등장했을 시 이용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근거 규정이 확립되며 게임사업자에게 게임 이용자 보호 의무를 부여한다. 해외 게임사가 국내 정책을 준수하도록 하기 위한 국내 대리인 제도도 개정안에 포함된다.

자율규제와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관련 규정도 다듬어진다.

김상태 교수는 "자율규제에 대한 근거조항을 만들어 이를 기반으로 자율규제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할 것이다. 또한 아케이드 등급분류를 4단계까지 확대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게임은 등급분류에서 제외된다"라고 말했다.

더불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게임에 대한 중심 법률임에도 유사하거나 다른 법률에 의해 규제되는 사례가 많아졌다. 타법과 관계를 규정해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이 게임의 가장 기본법이고 일반법이라는 것을 선언하는 내용을 포함했다"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김 교수는 게임물관리위원회의 이름을 게임위원회로 변경하고 법정기구 역할을 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김 교수는 "오랜 기간 고민해 개정안을 마련했다. 현재 개정안이 최종본은 절대 아니다. 궁극적으로 많은 의견을 받아 게임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법안이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개정안에 대한 간략한 소개가 진행된 후에는 토론회를 통해 한양대학교 법학연구소 정정원 연구원, 건국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서종희 교수, 법무법인 온새미로 이병찬 변호사, 구글코리아 이정운 사내변호사 등 토론자가 새로운 법안의 발전을 위한 제언을 이어갔다.

토론회의 쟁점은 단연 자율규제와 확률형아이템이었다.

토론회에서는 개정안 개선을 위한 다양한 제언이 이어졌다.

정정원 연구원은 "확률형 아이템 문제는 "많은 이용자가 불만을 가졌기 때문에 불거진 부분이다. 그렇다면 어째서 이용자가 불만을 갖게 됐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라며 "확률형 아이템이라는 이름 하에 우리 법으로 정해야 할 내용이 있다면 그 내용이 무엇이며 왜 고려해야하는지부터 검토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서종희 교수는 "자율규제에 대한 내용이 개정안에 명시되기는 했지만 이것만 보고 자율규제를 추구하라는 건지 자율규제를 해도 된다는 것인지는 알기는 어렵다"라며 "기왕 개정안에 자율규제 조항을 넣었다면 이용자 보호 등에 관한 자율규제의 활성화 문구를 넣어 일차적으로 자율규제가 성공할 수 있도록 지켜보겠다는 의지를 나타내야 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병찬 변호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 및 규제 범위의 적절성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개정안에 확률형 아이템의 정의인 우연에 따라 획득하는 결과물이 달라진다는 개념적 징표가 반영되어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 변호사는 "확률형 아이템의 상위개념인 게임아이템의 범위를 지나치게 협소하게 정의했다. 확률형 아이템 규제를 도입하게 된 배경을 고려했을 때 확률을 공개해야 하는 아이템의 범위를 게임의 진행을 위해 사용되는 아이템으로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라며 "강화, 합성, 진화, 제련 등 그 명칭 여하를 불문하고 우연에 의해 기능의 향상이나 저하가 결정되는 모든 행위에 대한 확률을 공개하게 할 필요가 있다"라고 강조했다.

최근 문제가 커지고 있는 허위 게임 광고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만들어야 한다는 제언도 이어졌다.

이병찬 변호사는 "게임광고의 경우 게임 플레이 영상만을 편집해 제작하는 것이 아니기에 게임 내용과 광고 내용이 반드시 일치하지는 않는다. 게임 내용과 다른 내용을 광고하는 행위 자체를 금지하는 것은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한다고 판단된다"라며 "광고의 내용이 게임과 다른 경우 이를 알아보기 쉽게 표시하도록 의무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다"라고 말했다.

이정운 변호사는 개정안 검토 과정에서 과거 규제가 지금도 필요한지를 살펴보고 기존 규제 방식이 적절했는지를 비판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사행성 방지와 청소년 보호라는 기존 규제 목적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지 않으면 오히려 게임산업이 태생적으로 사행적이고 청소년에게 해로운 산업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조언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 중 하나인 해외게임사에 대한 국내대리인 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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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의 경우 ▲한국 게임산업의 특수성이 고려된 규제 내용이 국제적인 보편성을 갖지 못하는 이상 국외 사업자에게 강제하는데 어려움이 있으며 법 집행도 어렵다는 점 ▲정작 국내대리인을 두지 않는 해외사업자에 대해서는 사실상 제재가 불가능하며 그 결과 법 전체의 규범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점 ▲정보통신망법상 국내대리인이 개인정보와 관련된 제한된 업무만 수행하는 것과 달리 개정안의 국내대리인은 게임이용자 보호라는 지나치게 포괄적인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는 점 ▲통상분쟁 가능성이나 책임주의에 관한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는 점 등을 고려해야 한다고 부연하기도 했다.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전부개정안 준비 작업은 지난해 6월부터 이어져왔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상반기 중에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진흥계획을 수립하고 21대 국회에서 새로운 법안을 상정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