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 연속 매출 50위 기업, 삼성·LG 등 8곳 불과

2000년대 이후 전자·IT 강세…의식주 업종 약세 분석

디지털경제입력 :2020/02/18 12:03    수정: 2020/02/18 13:52

국내 대기업 중 매출 상위 50위 안에 35년 연속 오른 곳은 삼성전자, LG전자 등 8곳에 불과하고, 대기업 중 70%는 해당 순위에서 빠지거나 주인이 바뀐 것으로 나타났다.

조직개발 전문업체 지속성장연구소는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에 의뢰해 1984~2018년 상장사 매출 상위 50대 기업 성장성을 분석한 결과를 18일 발표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1984년 국내 50대 기업의 총 매출액은 34조원 수준이었다. 2018년에는 872조원으로 25.4배 증가했다. 상위 50위에 포함되는 기준은 1984년 매출 2천억원 수준에서 2018년 4조원 이상으로 높아졌다.

삼성 서초사옥. (사진=지디넷코리아)

■ 50대 기업, 2011년부터 매출 '뚝'…성장세 둔화

50대 기업들은 1984년부터 2000년대까지 매출 성장을 지속했다. 매출 100조원대는 1991년에, 200조원대는 1995년에, 300조원대는 1998년에 돌파했다. 이후 50대 기업 매출 외형은 2004년(413조원), 2008년(626조원), 2010년(752조원), 2011년(801조원)에 걸쳐 꾸준히 높아졌다.

하지만 2011년부터 매출 성장세는 꺾였다. 2013년 863조원 고점 이후 2014년 845조원, 2015년 795조원 2016년 772조원으로 4년간 역성장했다. 2017년도에는 835조원으로 전년보다 늘었지만 2013년 매출을 뛰어넘지 못했다. 2018년에는 872조원을 기록했지만 1% 성장에 그쳤다.

신경수 대표는 "대기업 중심으로 경제가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과 같은 산업 패러다임으로는 1980년대와 1990년대와 같은 매출 호황을 기대하기 쉽지 않아졌다"며 "정부와 민간의 대응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삼성 LG 로고

■ 2000년대 이후 전자·유통·차 업종 '부상'

35년 간 업종별 부침(浮沈)도 명확하게 나타났다. 1984년 당시 건설사 14곳이 국내 매출 50위에 이름을 올렸지만, 2018년에는 5곳으로 줄었다. 상사 업체는 1980~1990년대에 8~9곳이 포함됐지만, 2010년에 3곳으로 줄었다.

섬유·식품업도 1980년대 5~6곳이 상위 50위를 꿰찼지만, 1990년대 중반 이후로 존재감이 사라졌다. 현재는 CJ제일제당 한 곳만 50위권에 포함된 정도다.

반면, 전기·전자·통신 등 IT 업종 성장세는 두드러졌다. 50위권에 오른 IT 기업은 1984년 4곳에서 최근 12곳으로 늘었다. 비슷한 기간 자동차 업체도 2곳에서 4곳으로 올랐다. 유통 업체의 경우 매출 50위 기업 중 10% 비중을 차지한다.

연구소는 "크게 의류(섬유), 식품, 주택(건설) 중심 의식주 업종은 1980~1990년대에 성장해오다가 점차 밀려나는 반면 전자, 유통, 자동차 등은 2000년대 이후 한국경제 핵심으로 자리매김 해오는 양상이 뚜렷하다"고 분석했다.

■ 대기업 70% 밀려나…'삼성·LG' 35년간 매출 탑10

1984년 매출 50위에 이름을 올렸던 대기업 중 70%인 35곳은 순위권에서 밀려나거나 아예 주인이 바뀐 것으로 조사됐다.

대우는 1984년 매출 1위였지만 IMF 외환위기로 그룹이 공중분해 되고 이후 대우인터내셔널과 대우건설로 분리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포스코 그룹에 편입됐다. 동부그룹(현 DB그룹) 모태가 된 미륭건설은 동부건설로 사명을 바꿨다. 지금은 키스톤에코프라임(한국토지신탁)으로 소유가 변경됐다.

같은 기간 50위 클럽에 35년 연속 이름을 올린 기업은 8곳이었다. ▲삼성물산 3위(1984년)→13위(2018년) ▲현대건설 4위→27위 ▲삼성전자 8위→1위 ▲LG전자 9위→7위 ▲대한항공 11위→19위 ▲대림산업 13위→29위 ▲현대자동차 15위→3위 ▲LG화학 18위→10위 등이다.

이중 삼성전자 매출은 1984년 1조3천억원에서 2018년 170조3천억원으로 120배 늘었다. 2002년부터는 재계 1위 자리를 점했다. 현대차는 1984년(6천600억원) 대비 2018년(43조1천억원) 매출 외형이 60배 넘게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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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성사에서 사명이 변경된 LG전자는 삼성전자와 함께 35년 연속 매출 상위 10위권에 이름을 올린 두 곳 중 한 곳이다. 럭키에서 이름이 바뀐 LG화학은 2018년에 매출 상위 10위권까지 진입했다.

삼성물산은 1985년부터 1997년까지 13년 간 국내 재계 1위 왕좌 자리에 앉았었다. 대한항공과 현대건설, 대림산업도 50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