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광석 우리은행장 후보 임기 고작 1년...왜?

"우리은행 떠나 있던 점 감안"...김정기 부사장 사내이사 선임 여부도 관심

금융입력 :2020/02/14 10:56    수정: 2020/02/14 11:03

해외 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비밀번호 무단 변경으로 물의를 일으킨 우리은행이 신임 은행장 후보를 어렵게 결정했다.

하지만 신임 우리은행장의 임기를 전례없는 '1년'으로 결정하면서 의구심을 낳고 있다.

14일 우리은행은 권광석 신임 은행장 후보의 임기를 1년으로 이사회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그 이유에 대해 "권광석 신임 은행장이 2년 여 우리은행을 떠나있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라며 "재임 기간 중 성과에 따라 임기는 1+2체제가 될 수 있다. 이사진들이 경영 성과와 조직 안정성에 따라 이는 추후 결정할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서 은행장 임기가 1년인 곳은 없고, 그간 우리은행장의 임기가 3년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례적이라는 평이 나왔다. 시중은행이 아닌 특수은행으로 분류되는 NH농협은행의 임기는 1년이지만, 농협금융지주 내 모든 자회사 임기도 1년이고 1년 마다 성과를 평가해 연임 여부를 결정하고 있다. 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겸임하다 경영을 분리한 KB금융지주도 과거 은행장의 임기에 맞춰 허인 KB국민은행장을 선임했다.

은행업계 관계자들은 1년이란 시간이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가 경영 성과를 내거나 신사업을 하기엔 짧은 시간이라고 보고 있다.

A은행 관계자는 "상식적으로 1년 동안 어떤 것을 하겠나"라며 "은행장 내정 결정 이후 지주와 은행의 임원급 인사를 낸 점도 보면,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후보가 자신만의 성과를 내긴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사진 왼쪽부터) 권광석 신임 우리은행장 내정자와 김정기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사진=우리금융지주)

이번 우리금융지주 및 우리은행장의 임원과 본부장 인사는 우리은행장 후보 결정이 난 지난 11일 바로 이뤄졌다. 여기에는 임원 인사에 손태승 우리금융지주 회장의 복심이자 권광석 신임 은행장 내정자와 경합을 펼쳤던 김정기 전 부행장이 우리금융지주 사업관리부문 부사장에 선임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업관리부문은 원래 없었던 조직이었으나 그룹 주력사업을 공고히 하기 위해 신설했다는 것이 우리금융 측 설명이다. 은행·카드·종합금융·자산운용의 협업체계를 강화한다는 차원인데 우리금융지주 내 자회사의 사업을 총괄할 수 있는 자리다. 다른 은행지주사에서도 비이자이익(수수료이익)과 글로벌 수익을 거둬들일 수 있는 핵심 부서로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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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대마진과 금융투자상품 규제로 은행 수익은 다소 줄어들 수 있어 권광석 우리은행장 내정자의 성과보다는 김정기 부사장에게 힘이 실릴 수 있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또 김정기 부사장이 부사장직에 오른 만큼 사내이사로 선임될지도 업계 관심을 모으고 있다.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사내이사는 손태승 회장뿐이다. 회장 유고 시 사내이사가 직무대행을 하기 때문에 김정기 부사장을 사내이사로 선임한다면 손 회장이 없더라도, 입김은 유지할 수 있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다른 은행지주사에서 사내이사는 은행장이나 부회장을 선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