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연구팀, 이차전지 양극재서 음이온 산화현상 발견

고대-LBNL 공동 연구진, NCM배터리 성능 향상 토대 마련

디지털경제입력 :2020/02/13 11:26

한미 공동 연구팀이 이차전지 양극재인 삼원계 NCM(니켈·코발트·망간) 소재에서 음이온의 산화·환원 현상을 발견했다. 전기자동차(EV)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성능과 안정성을 동시에 향상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강용묵 교수 연구팀과 미국 UC버클리대 LBNL의 완리 양 박사 연구팀은 최근 학술지 '앙게반테 케미(Angewandte Chemie International Edition)'를 통해 이 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휴대용 전원과 EV, ESS 등에 사용되는 리튬 이차전지의 성능은 양극재·음극재·전해질·분리막 등 4대 핵심소재의 특성에 의해 결정된다. 특히 이차전지의 사용 시간을 결정하는 충전 용량에는 양극 소재의 성능이 가장 중요하다.

고려대학교 신소재공학부 강용묵 교수. (사진=고려대학교)
미국 UC버클리대 LBNL 완리 양 박사. (사진=고려대학교)

리튬 이차전지의 양극재로 사용되는 NCM은 이전에 사용됐던 리튬코발트산화물(LiCoO2)에 비해 많은 리튬 이온의 탈리가 가능하여 높은 용량(에너지 밀도)을 구현할 수 있다고 알려져 왔다. 다만, 리튬의 이동과 함께 수반되는 전자의 산화·환원에 관련해서는 니켈(Ni), 코발트(Co), 망간(Mn) 등의 전이금속에 국한됐다.

리튬 과량(Li rich) 층상구조 양극 소재 등을 중심으로 관찰되는 음이온 산화·환원은 전이금속의 산화·환원 범위 이상으로 전자 이동을 유발해 리튬 이온의 이용량을 증가시키는 혁신 메커니즘으로 통한다. 그러나 이는 층상 구조 내에 비대칭성이 일어날 때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연구팀은 산소의 음이온 산화·환원 현상을 관찰하는 데 있어서 가장 신뢰성이 높은 방법으로 알려진 '공명 비탄성 X-선 산란법(RIXS)'을 활용했다.

이를 통해 NCM의 충전 과정에서 리튬 이온의 약 70% 이상이 빠진 이후부터 전이금속에서의 산화 현상은 사라지고, 산소에서의 전자 탈리를 통해 충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을 알게됐다. 또 산소로부터의 전자 탈리 현상이 일정 수준 이상의 가역성을 지녀 NCM의 가역용량을 향상하는데 기여함을 확인했다.

충전 중 산소의 산화작용을 보여주는 도표. (사진=고려대학교)

강용묵 교수는 "현재 EV용 리튬 이차전지에서 가장 중요한 소재로 알려진 NCM은 리튬이 과량으로 존재하는 것은 아니지만 Ni, Co, Mn 등의 전이금속이 구조 내에 혼재돼 있다"며 "그러한 상태가 음이온 산화·환원을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구조의 비대칭성을 유발할 수 있다는데 착안, 완리 양 박사와 현상에 대한 관찰을 시도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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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번 연구의 의의는 대표적인 상용 양극 소재인 NCM의 용량·에너지 밀도를 혁신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음이온(산소)으로부터의 산화·환원을 가역적으로 만드는 것이 향후 기술 개발의 가장 중요한 점이라는 사실을 확인한 데 있다"고 강조했다.

완리 양 박사는 "NCM과 리튬 과량이 아닌 층상구조 양극재에서 음이온 산화·환원이 발생하는 정확한 원인에 관해서는 고대 연구팀과의 지속적인 공동연구를 통해 층상구조 양극 소재의 활용성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