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MWC 대응 분주…직원 미리 보내기도

신종 코로나 공포에 MWC 비상 속 기업 '불참' '축소' 잇따라

홈&모바일입력 :2020/02/06 17:35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에 대한 공포가 이달 말 스페인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모바일 박람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0)'로 번지고 있다. 특히 코로나 발병지인 중국 기업들은 참가를 앞두고 대안책 마련에 더욱 분주한 모습이다.

5일(현지시간) 닛케이아시안리뷰는 화웨이, ZTE, 오포, 샤오미를 비롯한 중국 업체들이 MWC 2020 참가를 앞두고 각 기업 상황에 따라 중국 언론 기자단의 출장을 취소하거나 참가 직원 규모를 줄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항공편 축소에 대한 우려도 생기면서 지정된 직원을 스페인 현지에 조기에 보내는 조치도 취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는 지난해 'MWC19'에서 참가 업체 가운데 가장 큰 면적의 전시관을 마련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매체는 "중국 기업들은 코로나 문제로 예상치 못하게 해외 국가들의 비자 발급 중단과 항공편 축소 문제에 직면하게 됐다"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경유지인 로마와 두바이가 비슷한 방침을 세울 경우 중국 업계의 MWC 참석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국 최대 스마트폰 기업인 화웨이는 전날 MWC 일정을 정상적으로 진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히면서, 국제 여행을 위한 예방 조치와 내부 규칙을 시행하고 있다. 회사는 허베이성 직원들에게 14일 동안, 이 외 다른 중국 지역에 있는 직원들에게는 7일 동안 격리된 상태를 유지하도록 지시했다.

닛케이아시안리뷰에 따르면 화웨이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는 "이번 사태와 관련 너무 빠르고 다양한 변화가 생기고 있어 마무리해야 하는 세부사항들이 여전히 많다"며 "전체 MWC 참석자 중 30% 가량이 중국인 만큼 전시회에 타격이 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MWC에서 당초 예정된 신작 발표 미디어 행사를 취소하고 전시 부스만 운영하기로 한 ZTE는 출장 직원 건강 유지에 힘쓰고 있다. 회사는 내부에 "모든 직원들이 MWC 출발 및 도착 2주 전에 증상이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ZTE는 이미 전시회 개최 3주 전부터 직원을 스페인에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오포와 샤오미는 중국 기자단의 MWC 출장 일정을 보류 중이다.

국내 기업들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LG전자는 어제(5일) 국내 기업 처음으로 MWC 전시 참가 자체를 취소했다. 전략 스마트폰 신제품 'V60씽큐' 공개행사(언팩)도 하지 않기로 했다. 신제품 공개는 추후 상황에 따라 유동적으로 재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대신 글로벌 이동통신사업자들과 사전에 약속됐던 미팅은 별도로 진행할 계획이다.

SK텔레콤은 현지에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국내 언론 간담회를 취소했다. 다른 국내 이통사도 전시 규모 축소와 출장 인력 최소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MWC에 계획대로 참가하지만 전시 규모 및 관련 인력 축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이에 앞서 다음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개최하는 갤럭시 언팩의 경우 언론과 행사장 방역을 강화하기 위한 대안책을 마련하고 있다.

특히 MWC 전시회가 끝난 이후 각 제조사 신제품 출시와 마케팅에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중국은 세계 최대 스마트폰 생산국가로 꼽힌다. 중국 정부 당국은 설 연휴 기간을 당초 이달 9일에서 13일로 또 다시 연장했다. 이에 현지 공장의 휴업 기간도 길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적인 공장 가동 중단은 생산 시기가 늦춰지는 것에 그치겠지만, 몇 주 이후에도 사태가 완화되지 않는다면 부품 수급 등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연간 스마트폰 출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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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신종 코로나 영향으로 올 1분기 중국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 동기 대비 20%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는 올해 세계 연간 스마트폰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보다 2% 하향 조정했다.

한편 MWC 주최 측은 GSMA는 현재까지 MWC 2020을 예정대로 강행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