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22부 - 프라운호퍼 연구소의 기업교육 모델과 시사점

전문가 칼럼입력 :2020/02/06 10:02    수정: 2020/02/06 10:04

김은희 전남대 경영학부 기술경영 교수
김은희 전남대 경영학부 기술경영 교수

이번 [22부]에서는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기업의 이해도를 높이고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개발한 인더스트리 4.0 레이어 교육모델과 이에 기반한 기업 스마트화 교육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스마트 팩토리를 비롯한 혁신 성장을 위한 국가적 사업 추진에서 겪고 있는 어려움과 마찬가지로 독일에서도 인더스트리 4.0 추진 초기에는 기업의 인더스트리 4.0에 대한 이해 부족과 저항이 발생하였고, 인력, 표준, 보안 등에서도 문제가 도출되어 계획처럼 원활하게 추진되지 못하고 참여가 저조하였다. 이러한 문제 해결 방안 중 하나로 표준 IT기술을 기반으로 구성된 아키텍처 참조모델 RAMI 4.0 (Reference Architecture Model Industrie 4.0)이 제시되었다. RAMI 4.0은 서로 다른 용어로 인한 혼란과 오해를 줄이고 인더스트리 4.0 에 대한 통일된 이미지로 원활한 의사소통을 도와주기 위함이었으나 기업에서 인더스트리 4.0을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추진하기에는 여전히 어려움이 남아 있었다. 이에 인더스트리 4.0을 현장에서 충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업교육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되었고, 그 일환으로 프라운호퍼 연구소에서 인더스트리 4.0 기업교육 모델이 개발되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막스플랑크와 함께 독일이 자랑하는 연구기관 중 하나로 유럽의 대표적인 응용기술 연구소이다. 현재 70여개가 넘는 프라운호퍼 연구소가 독일 전역에서 지역 중소기업과 긴밀히 연결되어 바로 상용화가 가능한 기술 개발과 기업의 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소재하고 있는 지역의 대학을 주요 파트너로, 기업을 고객으로 응용기술의 개발과 실용화를 연구하고 있는 독일의 공공 연구소 연합이라고 볼 수 있다.

프라운호퍼 연구소는 인더스트리 4.0 구현을 위한 방대한 연구 데이터베이스를 가지고 있어, 이를 기반으로 보고서, 연구자들의 인터뷰를 통해서 인더스트리 4.0 실현을 위해 필요한 150개 이상의 주제를 선별, 분류하여 체계화된 프라운호퍼 인더스트리 4.0 레이어 모델을 개발하였다. 이 모델은 기업 전환, 정보통신기술, 생산 3개의 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1)외부 레이어인 기업 전환 레이어는 기업 전반에서의 변화와 전환과 관련된 주제로 구성되어 있고, ①디지털 비즈니스 모델과 비즈니스 계획, ②인적자원 관리, ③변화관리를 다루고 있다. 국내 4차 산업혁명, 스마트 팩토리 교육에서 주로 다루고 있지 않은 분야로 기업 경영자 및 관리자에게 가장 우선적으로 교육되어야 하는 분야이다.

2)중간 레이어인 정보통신기술(ICT) 레이어는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해 필요한 정보통신기술인 ①통신 및 네트워크, ②소프트웨어 기술, ③데이터관리, ④IT 보안, ⑤데이터 보호 및 정보보안, ⑥그래픽 처리 기술을 다루고 있다.

3)핵심 레이어인 생산 레이어는 기업의 기존의 생산제조기술이 정보통신과 결합되어 자동화, 지능화되기 위해 필요한 주제들이 분야별, 수준별로 구분되어 있다. 분야별로 ①엔지니어링, ②생산기술과 운영관리, ③기계와 설비, ④스마트화, ⑤ 인간과 로봇의 협업, ⑥생산계획과 통제, ⑦물류, ⑧업무 조직, ⑨작업장 설계와 업무지원시스템, ⑩자원 효율성으로 세분화하여 구성되어 있다.

또한 이들 10개의 개별 영역에 해당되는 각각의 주제들은 그 기능적 수준에 따라 ①데이터 기록 및 처리, ②지원 시스템, ③상호 연관성 및 통합, ④분권화, 서비스 지향 및 전환 능력, ⑤자기 조직화 및 자율조절의 5 레벨로 재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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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독일 프라운호퍼 인더스트리 4.0 레이어 모델 구조. (사진=프라운호퍼 아카데미)

프라운호퍼 인더스트리 4.0 레이어 교육 모델의 특징은 기업에서 인더스트리 4.0 추진을 위해 요구되는 수많은 주제들을 기업의 통합적 시각에서 체계적으로 구조화 모듈화 함으로써 교육 수요자인 기업의 니즈에 적합하게 선별, 재조합, 패키지화가 용이하다는 점이다. 이러한 장점은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의 업종별, 또는 개별 기업 특성에 따라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적합한 모듈을 선별, 재구성하기에도 용이하기 때문에 프라운호퍼 기업교육 모델의 국내 적용을 고려해 볼만 하다.

현재 국가 혁신 성장을 위한 주요 정부 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고 있는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정책은 2022년까지 국내 중소제조기업의 약 50%인 3만개 기업의 스마트화 수준을 끌어 올리겠다는 목표로 특히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적극적으로 투자, 지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소기업의 스마트 팩토리에 대한 관심은 크게 높아졌지만 아직도 스마트 팩토리의 구축과 운영, 활용에 대한 기업의 이해, 구축을 통한 기업 이익에 대한 확신 부족으로 정부가 기대한 만큼의 많은 수의 중소기업이 실질적인 참여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실제 스마트 팩토리 구축에 참여한 기업에서도 구축 후 효과적인 운용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가 스마트 팩토리 구축 지원 사업에서 기대하는 성과를 얻기 위해서는 스마트 팩토리의 구축과 운영, 활용에 대한 기업의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스마트화 기업 교육의 기회를 다양한 방식으로 선행적으로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새로운 패러다임 전환의 시기에 디지털화, 스마트화 기업교육의 중요성과 효과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할 수 있다. 스마트 제조혁신의 국가적 추진이 정량적인 스마트 팩토리 구축 기업의 수적 증가에 목표를 두지 않고, 개별 기업의 실질적 스마트화 전환의 효과를 극대화하여 국내 중소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혁신의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정부는 양질의 교육 기회를 포함한 지원 사업에 최선을 다해야할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김은희 전남대 경영학부 기술경영 교수

(현) 전남대 경영전문대학원 부원장, 대통령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정부 공직자윤리위원회 위원, 연구개발특구위원회 위원, 한국조폐공사 비상임이사. 전남대 MOT MBA 주임교수, 기업은행 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을 역임했으며, 미국 카네기멜론 대학 초빙연구원, EDS Korea 비즈니스 분석가, LG EDS 시스템 엔지니어로 근무했다. 이화여자대 전자계산학과를 졸업해 서울대 기술경영 공학박사학위를 취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