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용·작업용 마스크 쓰면 신종 코로나 예방될까?

“바이러스 입자 막기 힘들어…소극적인 효과밖에 없어”

과학입력 :2020/02/04 10:48    수정: 2020/02/04 10:49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자와 사망자가 늘면서 마스크 품귀 현상까지 일어나고 있다.

전염을 예방 차원에서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다량 구매하면서 물량이 부족해졌을 뿐 아니라, 판매자들도 수요가 높은 시기를 틈타 높은 금액으로 판매하기 위해 공급량을 조절하고 있어서다.

그렇다면 시판되는 의료 수술용 마스크(서지컬 마스크)나, 건설 현장 같은 곳에서 사용하는 고성능 마스크를 착용하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을까?

마스크 자료 사진(제공=이미지투데이)

라이브사이언스닷컴, 기가진 등에 따르면 서지컬 마스크는 주로 의료 종사자가 사용하는 타입의 얇은 마스크다. 수술실 안에 있는 의사의 입이나 코에서 방출되는 병원체가 확산되지 않도록 설계됐다. 일반 사람도 약국과 홈쇼핑에서 서지컬 마스크를 구입할 수 있다. 일부 국가에서는 병원체뿐 아니라 꽃가루를 막기 위한 용도로 서지컬 마스크를 착용한다.

미국 밴더빌트 대학교 감염증 전문가인 윌리엄 샤프너 교수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겠다는 측면에서 보면 통상적인 서지컬 마스크는 “소극적인 효과밖에 없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서지컬 마스크는 공기 중의 바이러스 입자가 들어오지 않도록 설계된 게 아니고, 코와 뺨 주위에 마스크가 완전히 밀착되지 않기 때문이다.

또 자신이 감염되지 않기 위한 목적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병을 옮기지 않기 위해 서지컬 마스크를 착용하는 경우도 있지만 샤프너 교수는 “병에 걸리면 집을 나오지 않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노동 안전 위생 연구서 규격을 지킨 ‘N95 마스크’는 고성능 마스크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막을 수 있다고 알려졌다. 그러나 샤프너 교수는 N95 마스크의 경우 장시간 착용하기 힘들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공공장소에서 사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N95 마스크는 매우 고운 입자를 막기 위해 개발된 마스크다. 당초에는 유해한 입자가 발생하는 제조, 건설 현장용 마스크로 사용됐다. N95 마스크를 착용하는 전문 작업 종사자는 이 마스크가 코, 뺨, 턱 주위를 적절히 덮고 숨이 새지 않도록 장착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피트 테스트를 최소 1년에 1회 이상 실시하고 있다.

샤프너 교수는 “N95 마스크를 장착하면 매우 두꺼운 소재를 통해 숨을 쉬어야 하기 때문에 호흡하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필요한 때 30분 정도 N95 마스크를 장착할 수 있겠지만, 그 이상은 힘들다. 일반 사람이 공공장소에서 착용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질병 감염 예방법(제공=이미지투데이)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도 "마스크를 제대로 쓴다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예방에 어느 정도 효과가 있지만, 안심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보도를 한 바 있다.

존스 홉킨스 보건안전 센터 아메시 아달자 박사는 “마스크를 쓰면 숨이 가빠지는 탓에 탈착을 반복하거나 손가락으로 얼굴을 긁적여 입과 코가 오염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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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에 따르면 KF94 마스크는 이론적으로 0.4㎛ 입자를 94% 차단하지만, 코와 턱선 굴곡에 완벽하게 맞도록 쓰는 것이 쉽지 않다. 이에 환자가 기침이나 재채기를 통해 뿜어낸 비말의 일부만 걸러질 뿐이다.

미국 감염학회 줄리 바이샴파얀 박사는 “마스크의 효과를 과신해서는 안 된다”며 “마스크보다 손을 자주 씻는 게 훨씬 효과적인 예방법”이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