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2016년 4월~2019년 6월에 제작·공급한 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를 사용해 재산상 손해가 발생했고, 광고와 달리 일정 조건에서만 자동세척이 작동했으며 결함이 있는 제품을 공급했다는 게 우리의 주장입니다."
법무법인 매헌 성승환 변호사는 3일 지디넷코리아와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강조했다.
성 변호사는 지난 달 31일 LG전자 의류건조기 소비자 324명을 대리해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장을 제출했다. 그는 의류건조기 1대당 100만원으로 피해액을 집계해 총 3억3천2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청구 금액을 제시했다.
성승환 변호사는 이번 소송과 함께 지난달 초 소비자 560명의 대리인 자격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LG전자 건조기 광고에 대한 조사와 고발을 요청한 상태다.
앞서 LG전자는 소비자들이 먼지 낌 등을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하자 히트펌프식 의류건조기를 전량 무상 리콜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번 소송의 대리인 성승환 변호사는 'BMW 변호사'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이다. 성 변호사는 2018년 BMW 화재 사건 차량 소유주들을 대리해 BMW코리아를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한 바 있다.
다음은 성승환 변호사와의 일문일답.

Q. 이 사건 소송에서 주장하는 핵심은 무엇인가.
"표시광고법위반, 결함 있는 제품 공급으로 인한 손해를 발생시켰으므로 일반 불법행위 책임과 이 사건 의류건조기가 상품적합성이 결여되었고 원고들에게 손해가 발생하였으므로 완전물급부의무위반, 제품 보증서에 따른 품질보증책임위반을 주장하는 것이다."
Q. LG전자는 자발적 전량 무상 리콜이 소비자들에게 더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하는데...
"LG전자는 의류건조기의 결함이나 위해성을 인정하지 않는다면서 리콜을 자발적으로 하겠다고 한다. 리콜은 통상 결함 인정을 전제로 하지 않나. 자발적 리콜과 그 전에 발표한 10년 무상수리 사이에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소비자 불만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언어적 표현에 불과하다고 생각한다."
Q. 소비자 집단소송은 원하는 결과를 얻기 쉽지 않다던데.
"한국의 경우 미국식 집단소송 제도, 독일식 단체소송 제도가 없어 소액 분산된 소비자들을 모아서 대기업을 상대로 하는 소송이 어렵다. 하지만 최근 카드사들의 정보 유출 사건에서 일부이기는 하지만 위자료가 인정되는 등 법원 판결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
Q. 피해를 받은 만큼만 배상을 받는 시스템이라고.
"이번에도 100만원을 청구금액으로 제시했을 때 많은 회원들이 너무 적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 이유는 변호사선임비, 소송에 걸리는 시간과 노력 등에 비추어 받은 피해만큼만 배상한다면 만족을 느끼기 힘들기 때문이다."
Q. 취재 중 국내에 집단소송제도 도입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많다.
"대기업이나 금융기관이 수 많은 소비자로부터 막대한 이윤을 거두는 것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악의적 불법행위의 잘못을 했을 때는 충분한 배상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Q. 다수 피해자별로 상황이 달라서 법정에서 피해 원인을 규명하는 게 어려울 수 있다.
"의류건조기 kg에 따라 8·9kg도, 14·16kg도 있다. 연식도 2016년 4월부터 2019년 6월까지 다양하다. 본인 또는 가족의 피부염 등 신체질환을 겪는 분도 있고 의류나 이불 등 다른 재산에 손해를 입은 경우도 있다. 어떤 분은 AS를 받았고, 받지 않은 분도 있다."
Q. 구체적인 사정이 제각각이다.
"의류건조기로 불편을 겪고 피해를 보고 있다는 점은 같다. 소송을 제기하는 시점에는 공통적인 주장과 증거를 위주로 진행하겠고, 이후 개별 원고들의 구체적인 주장과 증거를 제시할 생각이다."
Q. 제조사를 상대로 정보도 부족할 것 같은데.
"설계 및 제조에 관한 정보를 가지고 있는 제조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에서 제조사 측에 정보와 자료가 편재된 것은 사실이다. 법원도 미국의 입법례가 도입되지는 않더라도 원고의 석명요구, 문서제출명령 신청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
Q. 장기전이 되는 경우가 많은 데 얼마나 걸릴 것으로 예상하는지.
"복잡하고 소송가액이 큰 사건이 많은 서울중앙지방법원이 아닌 서울남부지방법원에 제기한 것도 신속한 재판을 위해서다. 소송에서 구체적으로 얼마나 시간이 소요될지 현 단계에서는 단정하기 이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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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이 사건 의류건조기는 145만대이고, 한 가구당 1대씩이니 3~4인 가구라고 한다면 500만 명의 국민과 관련된다. 지금도 많은 분께서 소송참여를 의뢰하고 계신다. 승소해 소비자 권리 구제의 기념비적 사건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