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초격차 신화 이룬 삼성 반도체 주역들 대거 등용

부사장 승진자 중 절반 '반도체 전문가'...반도체 최초 여성 전무 탄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1/21 18:53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사업의 위기 속에서도 초격차 전략을 지속 가능하게 만든 핵심 임원을 대거 승진시켰다.

21일 삼성전자는 이날 단행한 2020년도 정기 임원 인사에서 부사장 승진자 중 절반 가량을 반도체 사업 부문 임원으로 발탁했다. 또 삼성전자 내 최고 기술전문가로 꼽히는 펠로우도 전체 3명 중 2명을 반도체 기술 전문가로 승진시키는 인사를 단행했다.

특히 전무 승진 인사에서는 안수진 메모리 플래시PA팀 상무를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 부문 최초의 여성 전무로 대우했다.

삼성전자 안팎에서는 이번 인사가 경영적인 성과에 초점을 맞추기 보다는 업황에 상관없이 지속가능한 미래 성장발판을 마련한 핵심 인력들에 대한 미래를 이끌 젊은 리더 발굴이라는 원칙에서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실제 이날 부사장으로 승진한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장, 최진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 심상필 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 신유균 반도체연구소 Flash TD팀장, 양장규 생산기술연구소장은 삼성전자가 경쟁사와 초격차를 벌이는데 필요한 기술혁신을 이뤄낸 주역들이다.

새로 펠로우로 임명된 강영석 메모리P기술팀 펠로우와 황유상 반도체연구소 D램 TD팀 펠로우 역시 파운드리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 포토공정 및 차세대 초고속 D램을 개발한 핵심 인력이다.

안수진 메모리 플래시PA팀 전무는 세계 최초로 6세대(1xx단) V낸드(삼성전자의 적층형 낸드플래시의 브랜드명) 제품에 셀 온 페리(Cell on Peri·CoP) 기술 적용 및 양산성 확보를 주도한 소자 개발 전문가다.

삼성전자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실적이라는 경영적인 성과를 척도로 삼기보다는 기술혁신 차원에서 삼성전자의 초격차 전략을 지속가능하게 만든 주역들에 대한 보상이 이뤄진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신임 부사장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의 미래를 이끌어갈 젊은 리더로써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 초격차 신화 이룩한 부사장 6인방은 누구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장은 공정 및 소자개발 분야 세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V낸드 세대전환을 성공시켜 삼성전자 V낸드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7년생으로 서울대 반도체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삼성전자 TD팀에 입사해 삼성전자 D램 PA팀, 삼성전자 S램/Flash PA팀, 삼성전자 메모리 차세대연구2팀 등을 역임했다.

최진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은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 임베디드스토리지 등 메모리 솔루션 제품 컨트롤러 개발 전문가로 주요 제품향 컨트롤러 개발을 통해 솔루션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1967년생으로 서울대 전자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2003년 삼성전자 S.LSI MCU 설계P/J로 입사해 삼성전자 메모리 컨트롤러 개발 P/J, 삼성전자 메모리 컨트롤러개발팀, 삼성전자 메모리 컨트롤러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왼쪽부터 송재혁 메모리사업부 플래시PA팀장, 신유균 반도체연구소 Flash TD팀장,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 최진혁 메모리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장, 심상필 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 양장규 생산기술연구소장. (사진=삼성전자)

심상필 기흥·화성·평택단지 파운드리제조기술센터장은 D램, 플래시, 로직 등 다양한 반도체 제품에 대한 소자 및 공정개발 전문가로 파운드리 제조기술 향상과 양산 경쟁력 극대화를 달성했다. 1965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 전기전자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0년 삼성전자 TD팀에 입사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로직 TD팀, 삼성전자 S.LSI제조센터 YE팀, 삼성전자 파운드리 제조기술센터 SAS법인장 등을 역임했다.

정기태 파운드리사업부 PA2팀장은 M램, P램 등 뉴메모리 분야 차세대 공정기술 전문가로 CIS(CMOS Image Sensor·CMOS 이미지센서) 공정 개발 및 세계 최초 임베디드M램 양산 등 파운드리 공정 경쟁력을 강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1965년생으로 서울대 물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1995년 삼성전자 메모리 TD팀에 입사해 삼성전자 메모리 차세대연구2팀,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뉴메모리Lab장,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차세대TD팀장, 삼성전자 파운드리 LSI PA팀장 등을 역임했다.

신유균 반도체연구소 Flash TD팀장은 플래너, V낸드 등 플래시 전 제품에 대한 단위공정 및 집적(Integration) 분야 최고 수준의 전문가로 V낸드 선행제품 개발을 주도했다. 1965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 재료공학 박사과정을 수료했으며, 199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공정개발팀에 입사해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공정개발팀 공정개발3P/J, 삼성전자 반도체연구소 메모리TD팀 Flash TD팀 등을 역임했다.

양장규 생산기술연구소장은 반도체 설비 기술 전문가로 공정, 패키지, 계측 등 주요 설비 기술 고도화 및 요소기술 확보를 통해 반도체 미세공정 한계 극복에 기여했다. 1963년생으로 한국과학기술원 물리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2012년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반도체설비팀,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개발2그룹장, 삼성전자 생산기술연구소 FAB설비개발팀장 등을 역임했다.


■ 2020년 삼성 반도체 핵심 키워드 '낸드플래시·파운드리·차세대 메모리'

반도체 업계에서는 이번 승진 인사에서 낸드플래시 및 파운드리 개발 주역들이 대거 발탁된 만큼 올해 해당 사업 부문에서 삼성전자가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는 올해 이들 사업 부문과 관련된 반도체 시장이 전년 대비 큰 폭으로 성장세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되는 것과 무관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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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시장조사업체 IHS 마킷에 따르면 올해 글로벌 반도체 시장의 매출 규모는 전년 대비 5.5%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낸드플래시 매출이 20% 가량 늘어나면서 전체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시장 전망 역시 비슷하다. IHS 마킷은 올해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시장의 매출 규모가 전년 대비 5.3%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낸드플래시 시장 1위, 파운드리 시장 2위의 경쟁력을 갖춘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올해 5G 서비스의 본격적인 상용화로 수요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공략에 집중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삼성전자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둔화로 반도체 사업 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기록했지만, 올해는 수요확대로 회복세가 예상되는 만큼 (인사를 통해) 초격차 제품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전략을 펼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