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기업, 삼성·LG 美 텃밭 노리고 멕시코 돌진

멕시코서 TV 증산...韓 삼성·LG와 경쟁 불가피

홈&모바일입력 :2020/01/15 08:44

중국 가전 기업들이 북미 시장 입지를 확대하기 위해 멕시코 생산라인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미중 무역전쟁 속에서도 세계 TV 및 가전 시장에서 미국의 입지가 큰 데다 미국 시장에서 이 기업들의 성장세 역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중국 언론 디이차이징에 따르면 TCL이 멕시코에 이미 3개의 대화면 TV 생산라인을 추가로 지은데 이어 하이센스(HISENSE)의 TV 생산기지에 100만 대의 냉장고와 가전제품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 스카이워스(SKYWORTH)는 이미 멕시코에서 파트너 OEM 기업을 물색했으며, 콘카(KONKA) 역시 멕시코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

중국 'TV 공룡'으로 꼽히는 기업들이 멕시코에서의 증산을 통해 북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겠단 의지다. TCL과 하이센스는 LG전자가 보유한 세계 시장 2위 타이틀을 위협하는 대표적 중국 기업으로서 향후 북미 시장에서 성과 역시 세계 선두 구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TCL은 이미 지난해 북미 TV 판매량이 30% 가까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로쿠(Roku) TV 등 제품이 가성비를 무기로 채널과 사용자를 확보, 북미 사업이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 올해 TCL은 북미에서 65, 75, 85인치 8K TV를 내놓으면서 기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중국에서 북미까지 물류비와 관세를 감안해 멕시코에서 TV 생산능력을 늘리고 있다.

TCL의 QLED TV (사진=TCL)

디이차이징은 TCL의 고위 임원을 인용해 TCL이 앞서 2013년부터 멕시코 공장을 매입하는 등 투자를 확대해왔으며 지난해 9월부터 신규 창고와 대화면 TV 생산라인을 건설하고 있다고 전했다.

TCL의 멕시코 공장에선 연간 350만 대의 TV를 포함해 셋트 조립 320만 대, 메인보드 400만 개 생산능력을 보유했다. 지난해 하반기 3개의 생산라인을 신증했으며 주로 50, 55, 65, 75인치 TV 생산라인이다.

하이센스는 멕시코 생산기지에 이미 400만 대의 TV 생산능력을 보유한 데 이어 100만 대의 냉장고 및 가전 생산 설비를 추가로 짓고 있다. 도시바 TV 사업을 손에 넣은 하이센스는 지난해 해외 매출이 성장세를 기록하면서 세계 2위를 목표로 세우고 공격적인 해외 시장 드라이브를 하고 있다.

중국 TV 기업 콘카 역시 멕시코 시장에서 현지 공급망을 개발하고 있다.

세계 시장 1, 2위 지위를 가진 한국의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이미 멕시코 생산기지를 기반으로 미국 시장에 TV와 세탁기 등을 공급하고 있다. 이어 중국 기업들의 공격적인 멕시코 생산기지 증산이 가져올 미국 시장 구도에 이목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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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IHS마킷 통계에 따르면 중국 TV 기업의 지난해 2분기 북미 시장 판매량 점유율은 20.5% 였다. TCL의 경우 1분기 북미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기도 했지만 삼성전자와 수위를 다투고 있다. LG전자는 북미 OLED TV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2분기 북미 시장에서 판매량을 30% 가까이 늘렸다.

IHS마킷에 따르면 TCL의 지난해 2분기 북미 TV 시장 판매량 점유율은 16.3%이며, 하이센스는 7.0% 였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22.7%와 10.8%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