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부터 자율차까지'…5가지 키워드로 본 CES 2020

로봇·AI·모빌리티 등 미래 기술 돋보여

홈&모바일입력 :2020/01/14 11:33    수정: 2020/01/14 16:28

지난 10일(현지시간) 화려한 막을 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0'에서는 올 한 해를 리딩할 각종 첨단 전자제품들이 선보였다. 덕분에 CES의 흐름을 보면 기술의 발전 방향과 다가올 미래를 엿볼 수 있다. 현장에서 돋보인 기술·제품·산업 트렌드 5가지를 꼽았다.

■ 볼리 : 로봇, 가전의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올해 CES 스타 중 하나는 단연 삼성전자가 선보인 테니스공 모양의 지능형 컴퍼니언 로봇 ‘볼리’였다. 볼리를 필두로 전시장에는 다양한 로봇이 참관객을 맞았다. 특히, 집안에서 일상을 돕는 데 사용하는 로봇이 대다수였다. 정체된 가전 시장에서 로봇이 새로운 먹거리로 부상 중이다.

공 모양 반려 로봇 ‘볼리’는 사람을 따라 굴러다니며 명령을 이행합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메리츠증권 김선우 연구원은 “올해 CES 2020에서는 지난해보다 전시 로봇의 수가 많아졌다”며 “지난해까지 로봇은 관람객들의 흥미 유도 영역임은 확실하나, 시장성 확보까지는 요원하다는 판단이었으나, 올해에는 현실화된 제품들이 다수 출품됐다”고 전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삼성전자의 볼리는 테니스공 크기의 홈 IoT 로봇으로 다양한 기능을 현실적으로 수행 가능할 전망”이라며 “가격 역시 대중 접근이 쉬운 100달러대 영역에서 형성되며 빠른 시장 형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김현석 대표이사 사장(CE부문장)은 “지난해 소비자가 원하는 가격대에 맞출 수 없어 로봇 신제품을 출시하지 못했다”며 “올해 상반기에는 소비자가 구매할 수 있는 수준의 로봇 제품이 나올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로봇이 건조기나 세탁기와 비슷한 수준의 가격대를 형성해야 수익성을 낼 수 있다고 진단했다.

■ 씽크패드 X1 폴드 : 스마트폰부터 노트북까지 ‘폴더블’

레노버는 상용화를 앞둔 인폴딩 방식의 폴더블 노트북 ‘씽크패드 X1 폴드’를 선보였다. 경량 합금과 탄소 섬유로 만들어진 씽크패드 X1 폴드는 13.3인치 폴더블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이 디스플레이는 LG디스플레이이 공급한 패널인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폴더블 태블릿 시제품을 연내 상용화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울러 델과 인텔도 폴더블 노트북 시제품을 들고 나왔다. 인텔은 17인치 태블릿과 일체형 컴퓨터로 사용 가능한 '호스슈 밴드’ 시제품을 발표했고 델은 ‘컨셉 오리’와 ‘컨셉 듀엣’을 전시했다.

폴더블 스마트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삼성전자 ‘갤럭시 폴드’와 화웨이 ‘메이트 X’ 외에도 로욜과 모토로라, TCL 등이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개했다. 갤럭시 폴드나 메이트 X의 경우 이미 출시된 제품임에도 관심도가 높았다. 참관객들은 제품을 만져보기 위해 기꺼이 줄을 섰다.

■ 더 세로 : TV 같지 않은 TV 출현

세로형, 롤러블, 롤다운, 제로베젤, 마이크로 LED, 미니 LED 등등. 기존의 가로형 TV 스크린에서 벗어난 다양한 폼팩터를 갖춘 TV가 참관객 눈길을 끌었다. 이른바 TV 같지 않은 TV가 많이 보였다.

세로 방향의 스크린을 기본으로 해 모바일 콘텐츠에 최적화된 세로형 TV가 다수 등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월 ‘더 세로’를 공개한 바 있다. CES 2020에서 삼성전자에 맞서 TCL이나 하이센스, 창홍, 스카이웍스 등 중국 업체들이 가세했다. 더불어 LG전자도 세로형 TV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웍스 표 세로형 TV는 88인치에 OLED 디스플레이, 8K 해상도를 갖췄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해 CES에서 화제를 모았던 LG전자 OLED 롤러블(롤업) TV는 올해 65인치 OLED 롤다운 TV로 진화했다. 롤다운 TV는 높은 곳에 매달아 필요할 때 TV 화면이 위에서 아래로 펴진다. 롤업 방식과 비교해 공간 효율성이 높다는 게 장점이다. 여기에 샤프도 30인치 롤러블 OLED 패널을 개발했다.

■ 구글 어시스턴트 : AI 플랫폼 진영 싸움 치열

하드웨어뿐 아니라 AI 플랫폼 간 경쟁도 치열했다. 올해도 구글관은 많은 인파로 북적였다. 구글 전시관에서는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동되는 다양한 가전업체의 제품을 한눈에 볼 수 있었다. TV부터 공기청정기까지 없는 제품을 찾기 어려웠다.

구글 어시스턴트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해 각양각색 가전에 연동된 구글 어시스턴트와 알렉사로 존재감을 알린 구글과 아마존은 AI 플랫폼 왕좌를 경쟁했다. 특히, 스마트홈을 넘어 자동차까지 플랫폼 주도권 확보를 위해 전선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2019년 기준으로 AI 스피커 점유율은 아마존이 37%, 구글이 12%다.

키움증권 김지산 연구원은 “구글은 가전 업체들과 연동성을 강조했다”며 “구글 어시스턴트 월간 이용자 수가 5억명이다”고 밝혔다. 이어 “아마존은 람보르기니 등 차량 업체와 협력 확대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 플라잉카·자율차 : CES 중심추, 가전에서 모빌리티로

올해 CES 현장에는 가전 대신 자동차를 맡고 있는 기자와 미디어가 더 바빴다. 그만큼 CES 중심추가 가전 분야에서 모빌리티로 넘어가고 있다는 인상을 강하게 받았다.

이번 CES에서는 현대자동차나 메르세데스-벤츠, BMW, 도요타와 같은 자동차 회사뿐 아니라 SK텔레콤이나 삼성전자, LG전자, 소니, 퀄컴, 모빌아이 등 다양한 기업들이 미래 모빌리티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와 우버가 서로 협력해 만든 비행체 콘셉트 'S-A1' (사진=현대차)

현대자동차는 이번 CES에서 우버와 손을 잡았다. 현대자동차와 우버는 PAV(개인용 비행체)를 기반으로 한 UAM(도심 항공 모빌리티) 사업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고 본격적인 개인용 비행체 개발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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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신화 소니는 이미지·센싱 기술을 활용한 전기차 ‘비전S’를 새롭게 공개해 큰 주목을 받았다. 프로토타입으로 공개된 비전-S엔 센서, 차량용인포테인먼트(IVI), 통신 등을 위한 소니의 최신 기술과 부품이 탑재됐다.

소니가 CES 2020에서 공개한 전기 콘셉트카 '비전-S' (사진=소니)

DB금융투자 권성률 연구원은 “이미 몇 년 전부터 전기차, 자율주행, 전장화 등이 CES 자동차관의 주요 화두였다면 이제는 미래 스마트시티, 공유차, 미래 모빌리티, 하늘까지 자동차 업체의 영역이라는 점을 알리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며 “도요타, 벤츠, 현대차, 혼다 등에서 이러한 점은 더욱 뚜렷하고 나타났으며 차를 알리기보다는 차를 숨기면서 비욘드 카 이미지를 알리는데 주력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