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흥미 더해가는 PC 프로세서 삼국지

[CES 2020 결산] 현장에서 살펴본 '칩3사 3색'

홈&모바일입력 :2020/01/13 16:06    수정: 2020/01/14 11:20

CES 2020 노스홀 전경. (사진=CTA)
CES 2020 노스홀 전경. (사진=CTA)

CES 2020이 AI, 5G, 모빌리티 등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화제를 낳으며 공식으로 4일간, 미디어데이를 포함해 6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그러나 최근 10년간 스마트폰과 5G, 자율주행과 드론 등에 밀렸던 PC가 다시 부상하고 있음을 확인한 6일간이기도 했다.

개막 하루 전인 6일(이하 현지시간) 퀄컴과 AMD, 인텔 등 주요 프로세서 기업이 불과 몇 시간 간격으로 키노트와 컨퍼런스를 통해 경쟁을 벌이는 광경은 최근 몇 년간 보기 힘든 것이었다. 이는 올 한해 PC 시장이 크게 요동칠 것임을 예고하는 전주곡이기도 하다.

■ 새 프로세서·폴더블 PC로 블루오션 찾는 인텔

인텔은 이번 CES에서 차세대 코어 프로세서인 타이거레이크(Tiger Lake) 공개와 시연을 통해 일찌감치 모바일(노트북) 프로세서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했음을 선언했다. "여러분은 어도비 센세이를 통한 영상처리 시연에서 이미 타이거레이크의 성능을 보았다"는 설명에 청중들은 환호했다.

타이거레이크 프로세서를 탑재한 초소형 PC 메인보드 샘플. (사진=지디넷코리아)

주목할 만한 것은 또 있다. 인텔이 작년부터 시작한 '아테나 프로젝트'에 올해는 폴더블 PC를 위한 새로운 규격을 추가했다. 이제는 화면이 두 개로 분할된 듀얼스크린 PC, 혹은 화면이 반으로 접히는 폴더블PC 등 어떤 제품에서나 일정 수준 이상의 경험을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인텔의 골칫거리는 2018년 하반기 이후 지속되고 있는 프로세서 수급난과 데스크톱 PC를 넘어 워크스테이션을 넘보는 AMD의 거듭된 시도다. 실제로 인텔은 이번 CES 키노트에서 데스크톱 프로세서와 관련된 이야기는 단 한 마디도 꺼내지 않았다. 데스크톱용 10세대 코어 프로세서의 출시 일정도 여전히 '미정'이다.

■ 모처럼 잘 나가는 AMD의 두 가지 고민

라이젠 7 4800U 프로세서를 공개하는 AMD 리사수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AMD는 올해 CES에서도 변함 없이 '인텔 대비 우위'를 외쳤다. AMD 리사수 CEO는 "라이젠 7 4800U 프로세서는 스레드 하나만을 이용한 싱글스레드 테스트에서 인텔 코어 i7-1065G7 프로세서에 비해 최대 4% 빠르며 멀티스레드 작업에서는 최대 90% 이상 빠른 성능을 보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모처럼 인텔과 대등한 위치에 섰다고 자부하는 AMD에도 딜레마는 있다. 바로 인텔의 비교 없이는 존재감을 드러낼 수 없다는 것이다. 항상 '인텔 대비 싸다', '인텔 대비 효과적이다'라는 단어를 동원하지만 최근 몇 년간 여러 아젠다를 제시하며 판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는 못했다.

스레드리퍼 3990X 프로세서를 소개하는 AMD 리사수 CEO. (사진=지디넷코리아)

모두가 알지만 애써 외면하는 가장 큰 문제도 있다. 설계한 프로세서를 자사 팹(Fab)에서 찍어낼 수 없다는 것이다. AMD가 내세우는 7nm(나노미터) 공정의 장점 역시 사실은 대만 TSMC의 것이다.

또 TSMC는 AMD 뿐만 아니라 엔비디아, 퀄컴, 애플 등 다른 업체의 프로세서도 위탁생산한다. 무한정 AMD 라이젠 프로세서만 찍어낼 수 없다. 현재 인텔이 겪는 프로세서 수급난은 AMD에게도 남의 이야기가 아니다.

■ 정중동 퀄컴, 5G로 조용한 반격

퀄컴은 CES 키노트에서 5G 보급과 자율주행 관련 프로세서에 큰 공을 들였다. 퀄컴 관계자는 "5G 스마트폰과 이동통신 관련 이야기는 다음 달 열리는 MWC20에서 더 많이, ACPC 관련 이야기는 오는 6월 초 열리는 컴퓨텍스에서 더 많이 소개될 것"이라고 밝혔다.

퀄컴이 레노버와 함께 공개한 요가 5G. 1분기 이후 출시 예정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퀄컴은 2017년 말부터 내세운 스냅드래곤 기반 ACPC(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꾸준히 밀며 인텔의 대안이 되고 싶어한다. 그러나 여러 시장조사업체의 자료를 보면 퀄컴 ACPC는 지난해에도 전 세계 PC 시장의 1-2% 내외를 차지하는데 그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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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지난해 삼성전자 갤럭시북2에 이어 올해는 마이크로소프트가 1분기 국내 출시를 목표로 서피스 프로X 전파인증 등을 진행하고 있어 시장 확대에도 다소나마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스냅드래곤 8c·7c 등 보급형 프로세서를 이용한 저가 투인원 출시도 기대해 볼 수 있다.

퀄컴이 올해 내세우는 가장 큰 무기는 바로 5G다. 지난 해부터 레노버와 공동 개발한 스냅드래곤 8cx 5G 기반 PC인 '요가 5G'를 시작으로 모뎀 사업부를 애플에 팔고 미디어텍과 손을 잡은 인텔의 아픈 곳을 찌르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