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 양성자가속기, 7년 무사고 운전 달성

원자력硏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R&D 플랫폼 될 것"

디지털경제입력 :2020/01/08 11:50

한국원자력연구원 경주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지난해 12월 100메가전자볼트(MeV), 20밀리암페어(mA) 선형 양성자가속기가 누적 가동 2만 시간, 7년 무사고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3년 가동을 시작한 이 양성자가속기는 수소원자에서 전자를 떼어낸 양성자를 빠르게 가속하고, 가속된 양성자를 다른 물질에 충돌시켜 성질을 바꾸는 장치다.

양성자가속기는 플라스틱을 강철처럼 단단하게 만들거나, 암 진단에 사용되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생산하고 물질의 특성을 변화시킬 수 있어 '현대 과학의 연금술사', '미다스의 손' 등으로 불린다.국내에는 단 한 대가 있다.

정부는 미래원천기술 개발과 첨단 산업기술 분야에 양성자가속기를 활용키 위해 2002년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원자역원구원은 2012년 12월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 번째로 대용량 양성자가속기를 독자기술로 완성했다.

경주 양성자가속기는 양성자를 가속시키는 에너지가 100MeV(1억 전자볼트)에 달한다. 이는 1.5볼트(V) 건전지 6천700만개의 에너지에 맞먹는 수준이다. 최대 빔 전류는 20mA로, 연구자들에게 1초당 1.2경이라는 엄청난 수의 양성자를 제공하고 있다.

경주에 위치한 국내 유일의 양성자가속기. (사진=원자력연구원)

양성자과학연구단은 가속기 가동 첫 해인 2013년, 39개 연구과제에 양성자 빔을 지원한 이후 지난해까지 총 700여개 연구과제와 2천명의 연구자를 지원했다. 또 생명공학·신소재·반도체 등의 기초연구, 방사성동위원소 생산연구, 반도체의 우주·대기 방사선 효과 연구과제에 중점을 두고 연간 2천시간 이상의 실험시간을 배정했다.

양성자과학연구단은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사선 융합기술 개발'과 '대형 원자력 연구 인프라를 활용한 도전적·창의적 기초과학 연구역량 강화'를 목표로 새로운 시작을 예정하고 있다.

먼저, 양성자가속기 에너지를 1기가전자볼트(GeV)로 확장하기 위한 준비에 나선다. 현재 경주 양성자가속기의 100MeV 에너지로는 분석 실험에 충분하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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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질환·치료에 활용되는 의료용 동위원소인 게르마늄(Ge-68), 구리(Cu-64/67), 스트론튬/루비듐(Sr-82/Rb-82) 생산을 위한 빔 조사시설 고도화와 생산 공정 설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한다.

박원석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양성자가속기 가동 2만 시간 돌파, 7년 무사고 운전은 양성자과학연구단 모두의 열정과 헌신 덕분에 가능했다"며 "우리나라 유일의 양성자가속기가 국내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고도화에 앞장설 수 있도록, 파급력있는 연구과제를 지원하고 장비를 확장해 세계 최고의 입자빔 이용 R&D 플랫폼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