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CT강국 넘어 AI강국으로… AI코리아, 구호 아닌 실행이다

[신년기획 : AI시대①] 주요국 AI 패권 새 질서 예고...법·제도 정비 필수

방송/통신입력 :2020/01/02 08:11    수정: 2020/01/02 08:19

바야흐로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했다. 정보통신기술(ICT)과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AI 기술이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확산되면서 초지능(Hyper Intelligence) 사회의 문을 활짝 열어젖혔다.

AI는 지난해까지 스마트폰과 스피커, 자동차, 교통, 질병 등 일부 산업에 적용된데 이어 제조·금융·의료·교육·국방·물류·유통·서비스 등 산업 대부분의 영역으로 파고들고 있다.

이른바 초시대(超時代)라 일컬어지는 4차 산업혁명기의 핵심 키워드로 AI가 급부상한 것이다. 5세대(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면서 초연결(Hyper Connectivity), 초융합(Hyper Convergence)이 가시권에 들어오고 난 뒤의 변화다

AI는 이제 산업과 경제·사회의 혁신을 추동하면서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테크놀로지로 인정받기에 이른 것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2월 17일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AI 국가전략'을 보고했다.

■ AI코리아 국가전략 발표... AI 경제효과 455조원 창출

미국은 이미 ‘AI 이니셔티브’를 발표하고 글로벌 주도권을 의식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 역시 ‘차세대 AI 발전규칙’을 내세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강국을 목표로 선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지구상의 초강대국인 양국의 이 같은 AI 행보의 이면에는 글로벌 AI 플랫폼 기업을 목표로 하는 기업들이 보조를 맞추고 있음은 물론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독일은 ‘AI 육성전략’, 일본은 ‘AI 전략 2019’를 통해 AI시대의 주도권 경쟁 대열에 속속 참여하고 있다.

새로운 혁신의 파고 속에서 살아남을 것인가 사라질 것인가. 세계 각국이 4차 산업혁명시대를 의식한 AI 패권 경쟁에 나선 것이다.

AI는 특성상 한번 뒤처지면 영원히 따라잡기가 불가능하며, 미래 국가 경쟁력의 핵심이 될 것이라는 위기와 기회의 레토릭(rhetoric)이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을 움직인데 기인한다.

우리나라도 마침 지난달 17일, 2030년까지 디지털 경쟁력 세계 3위, AI를 통한 지능화 경제효과 최대 455조원 창출, 삶의 질 세계 10위를 목표로 하는 ‘AI 국가전략’을 발표했다.

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내에 뒤늦게 ‘인공지능기반정책과’라는 AI 전담 정책부서를 신설하고 난 뒤의 변화다.

AI 국가전략은 ICT 강국을 넘어 AI 강국을 구현하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김대중정부의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에서 문재인정부에서는 ‘AI를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로 이끌겠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AI 기술은 미국과 중국에 훨씬 못 미치는 수준이다. IITP의 ‘ICT 기술수준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미국 AI 기술 수준(100%) 기준으로 볼 때 우리나라는 유럽 90%, 중국 88%, 일본 86%에도 뒤지는 81.6%에 머물렀다.

더욱이 유엔 산업개발기구(UNIDO)에 따르면 4차 산업혁명 기술과 피크쇼크(Peak Shock) 영향에 따른 우리나라 제조업 경쟁력 지수(CIP)는 2021년에서 2025년 사이 0.36에서 0.31까지 떨어져 미국·중국·일본·독일에 뒤처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AI 국가전략은 AI 생태계 구축, AI 활용능력 강화, 인간 중심의 AI 구현에 맞춰져 있다. 사진은 정부 발표 내용 발췌.

■ AI 기술, 중국에도 크게 뒤져... 법·제도 정비, 대통령 직접 챙겨라

이미 AI는 물론 드론과 로봇, 블록체인, 인터넷(모바일)뱅킹, 공유경제, 구독경제 등 신산업 전반이 이웃나라 후발주자인 중국에도 뒤지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나온 상황이다.

국가 전략 수립만으로 끝나서는 안 되는 이유다. 우리가 알량한 기득권과 정파적 이해를 놓고 멈칫거리는 사이 세계 각국은 이미 정부와 기업, 연구소, 대학이 저만치 앞서 나가고 있다.

글로벌 기업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페이스북, IBM, 애플,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은 이미 한발 앞서 생존경쟁을 넘어 패권경쟁으로 내달리는 중이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제 겨우 첫 발을 떼기 시작했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사와 삼성전자, LG전자, 네이버, 카카오, 포스코, 현대차 등 제조·서비스업체들이 전담조직을 만들고 인력 확보에 나서는 초보적 단계에 머물러 있다.

데이터 3법의 국회 처리과정을 보라. AI 시대의 마중물이 돼야 할 법과 제도도 외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시대의 신산업은 이해당사자들의 기득권을 넘어서야 하는데 정부와 국회가 정치과잉의 늪에 빠져 제 역할을 방기하고 있다.

신산업에 관한 한 정부와 국회가 정파성을 떠나 국가 미래 차원에서 준비하고 대비해야 한다는 말이 그래서 나온다. AI 국가 전략은 기존의 법과 제도로는 요원한 만큼 산업화 시대의 틀을 깨고 또 깨는 것부터 시작하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최고 통치권자의 지속적인 관심과 현안을 특별히 챙기는 정성 또한 필수적이다. 패권 구도로 전개될 각종 표준과 제도, 윤리에 관한 국제적 협력 방향성도 고민해야 한다.

이제는 실천이다. AI 강국은 구호가 아닌 정·관·산·학 모두의 보다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담보돼야 한다는 조언은 이제 능동적인 당위성이 돼야 한다. 2020년 쥐띠의 새해, 풍요와 희망, 기회의 경자년(庚子年)이 갖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