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경쟁 치열했던 2019년…車배터리 흑자 눈앞에

[이슈진단+] 대한민국 전기차 결산 ④ '다사다난' 전기차배터리 업계

디지털경제입력 :2019/12/27 15:44    수정: 2019/12/28 15:16

올해 배터리 업계는 다른 어떤 업계보다도 치열한 한 해를 보냈다. 각국의 친환경 규제가 시작되는 내년 본격적인 전기차 시장 개화를 앞두고 증설투자를 가속하는 한편, 미래 먹거리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도 치열했다.

배터리 업계의 투자 확대는 연초부터 이어졌다. 시작을 알린 건 LG화학이었다. LG화학은 지난 1월 중국 난징 공장에 도합 1조2천억원 증설투자를 결정했다. 이에 질세라 SK이노베이션은 헝가리 2공장 투자 결정에 이어, 3월에는 SK이노베이션이 미국 조지아주에 1조9천억원 규모의 공장을 짓기 시작했다.

업계는 글로벌 시장에서의 합작 투자에도 치열했다. LG화학은 6월 중국 지리자동차와 합작한 데 이어 최근 미국 GM과 2조7천억원 규모의 합작법인도 설립했다. SK이노베이션도 전기차 최대 수요처인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EVE에너지, 베이징자동차·베이징전공과 각각 손잡았다.

올해 증설경쟁 대열에서 잠시 물러나 숨 고르기에 들어간 삼성SDI는 독일 BMW와 전기차 배터리 동맹을 결성해 주목받았다. 삼성SDI는 지난달 BMW그룹과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 2021년부터 10년간 전기차배터리 3조8천억원 규모의 든든한 구매처를 확보하게 됐다.

국내 배터리 3사. (사진=각 사)

전기차 배터리를 둘러싼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소송전도 올 한 해 큰 이슈였다. LG화학은 지난 4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등에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SK이노베이션을 제소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6월에 국내 법원에 LG화학을 상대로 명예훼손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양사의 싸움은 하반기 특허 침해 소송으로 확전됐다.

맞소송으로 대응한 LG화학에 SK이노베이션이 소 취하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고, 급기야 경찰이 SK이노베이션 사무실이 위치한 SK그룹 본사 빌딩을 압수 수색을 하면서 양사의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일단은 LG화학이 ITC에 요청한 조기 패소 판결 결과가 관건이다. 만약 ITC가 LG화학의 손을 들어준다면 피고 측인 SK이노베이션에 즉시 패소 판결이 내려질 가능성도 있다.

LG화학이 미국 ITC에 제출한 법적 제재 요청문서. (자료=LG화학)

몇 년 전만 해도 뜬구름 잡는 소리로 여겨졌던 전기차 배터리 사업 흑자전환도 이제 눈앞에 왔다. 3사는 현재 전기차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모두 적자폭을 줄이고 있다.

LG화학은 내부적으로 내년 하반기에 전기차 배터리 사업이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포함한 전지사업부문이 지난 3분기에 흑자도 돌아선 데 이어, 내년에는 전기차 배터리 사업에서만 매출 10조 달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SDI 역시 내년 하반기, SK이노베이션은 내후년에 BEP 돌파가 목표다.

업계가 최근 실시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서도 전기차 배터리 사업 강화에 무게가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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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신학철 최고경영자(CEO) 부회장을 유임하고 자동차전지사업부장에 소형전지사업 전문가인 김동명 부사장을 선임했다. 또 전지사업본부 내에 원재료 구매부터 제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는 최고생산조달책임자(CPO) 조직을 신설하고 김명환 배터리연구소장을 선임했다.

SK이노베이션 역시 김준 CEO 사장을 유임하고 지동섭 SK루브리컨츠 사장을 배터리 사업 대표로 보임했다. 특히 지 대표에게는 이(E)-모빌리티 그룹의 리더 역할도 맡기는 등, 배터리 사업을 그동안의 생산 중심 구조에서 탈피해 전방위 서비스 사업 영역으로 확장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인사 발표가 늦어지는 삼성SDI 역시 비슷한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