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욱 공정위원장 “5G전환 과정 반도체 시장진입 봉쇄 행위 집중 감시”

취임 100일 맞은 조 위원장 “플랫폼 경제 공정경쟁 환경 조성하겠다”

인터넷입력 :2019/12/20 10:55    수정: 2019/12/23 10:42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은 19일 “5G 전환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반도체 제조사 경쟁사 시장진입 봉쇄 행위 등을 집중 감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100일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0년 공정위 주요 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이날 취임 100일 간담회에서 “ICT 전담팀을 본격 가동해 상정 완료한 네이버를 비롯해 구글 등 ICT 분야 독점력 남용행위를 새해 초부터 순차적으로 처리하고 1분기 중에 반도체 분과를 신설할 계획”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조 위원장이 반도체 분야를 집중 감시하겠다고 한 것은 과거 휴대폰서비스가 2G에서 3G로 넘어갔을 때와 3G에서 다시 LTE 시대로 가면서 시장지배력을 이용한 퀄컴 등 반도체 제조사의 남용행위에 제재를 가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배석한 송상민 시장감시국장은 “특정 회사를 보겠다는 것은 아니고 모바일에 다양한 칩이 들어가는데 그런 칩 생산 업체를 전반적으로 보겠다는 것”이라며 “반도체 업계에서 경쟁사 시장진입 봉쇄행위가 주로 끼워팔기나 배타조건부 등의 패턴으로 나타나는데 그런 게 감시대상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공정위가 나서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조 위원장은 “공정위가 하는 정책이 국내 산업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며 “취임 이래 줄곧 강조해 온 것처럼 공정위는 기업이나 국적과 무관하게 공정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100일의 소회를 나누고 있다.

조 위원장은 또 “디지털 경제가 발전하고 거대 플랫폼 기업이 등장하는 등 새로운 경제흐름에 따라 플랫폼 경제의 공정경쟁 환경을 조성해 혁신성장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는 학계와 연계해 ‘플랫폼 분야 단독행위 심사지침(가칭)’ 등 법집행 기준을 마련해 기업의 예측가능성을 제고할 계획이다. 심사지침에는 플랫폼 특성을 반영한 시장획정과 시장지배력 판단, 법위반 행위 유형, 경쟁제한성 판단 등의 규정이 포함될 전망이다.

조 위원장은 “정부 주도 정책 추진만으로는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근본적인 개혁에 한계가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공정한 시장 생태계 조성을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조 위원장은 “기업의 자율적인 법규 준수와 소비자중심경영 문화를 조성하기 위해 CP, CCM 제도가 활성화되도록 우수 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하고 자율적 분쟁해결 문화 확산을 위해 분쟁조정도 활성화되도록 추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또 ICT 분야 등을 중심으로 동의의결제를 적극 활용해 신속한 피해구제 및 시장질서 회복을 도모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동의의결을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동의의결제도 개선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이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조 위원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새로운 상품과 서비스가 출현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소비자 피해 유발 행위가 증가하는 등 변화한 소비환경에 따라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고 소비자 지향적 거래질서를 확립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온라인 거래(온라인 티켓 등) 중개업, SNS 플랫폼, 1인 방송 플랫폼 및 다중채널(MCN) 사업자에 대한 전자상거래법, 약관법 위반 여부를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공정경제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갑을문제도 개선에도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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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위원장은 “갑을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하려면 제재와 유인을 병행한 다각도의 정책을 수립하고 을의 협상력을 제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마련한 ‘상생협력 증진 및 거래관행 개선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대중소기업 간 협상력 격차를 보완할 수 있도록 구조적 변화를 만들고 유인체계를 마련해 자발적 상생협력문화 조성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일갈몰아주기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기업규모와 관계없이 부당내부거래는 엄정제재하고 대기업들이 일감을 개방하도록 하는 유인체계를 마련해 일감나누기 문화를 확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