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퀵서비스에 블록체인이 왜 필요하냐구요?"

한컴위드,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서 '아니벌써' 사례 공개

컴퓨팅입력 :2019/12/16 16:14

블록체인은 제2의 인터넷으로 불리지만,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만능 기술은 아니다. 하나의 원장을 여럿이 저장한다는 블록체인의 주요 특성이 경우에 따라 '득'이 될 수도 '독'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성원 간 '신뢰'를 높이는 데 효과적이지만, 효율성은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따라서, 어떤 분야에 적용해야 제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찾아내는 게 현재 블록체인 산업이 당면한 주요한 과제다. '효율성보다 신뢰가 훨씬 중요한 분야일 수록 블록체인 적용 효과가 크다'는 정도의 공감대가 있을 뿐이다.

최근 한컴그룹 계열사 한컴위드가 공개한 블록체인 기반 퀵서비스 플랫폼 '말랑말랑 아니벌써'는 생각보다 틈새시장이 많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사례로 주목된다.

한컴위드는 말랑말랑 아니벌써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서비스의 신뢰와 투명성을 높인 퀵서비스 플랫폼"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퀵 서비스 업체, 라이더(기사), 소비자 사이에 신뢰와 투명성이 부족해 생기는 문제가 상당했는데, 이를 블록체인으로 해결했다"는 설명이다.

퀵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적용한 한컴위드의 사례는 오는 17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막하는 4차산업혁명 페스티벌 이튿날 행사를 통해 상세하게 소개될 예정이다. 한컴위드 김광석 서비스 총괄이 '블록체인의 올바른 이해와 서비스 사례'를 주제로 강연한다. (☞ 행사 페이지 바로 가기)

말랑말랑 아니벌써 서비스 구성도(이미지=한컴위드)

퀵서비스 플랫폼에 블록체인 어떻게 쓰이나?

김광석 총괄에 따르면 한컴위드는 "서비스 전체에 블록체인을 적용할 필요는 없다"는 대전제 하에 서비스를 구상했다. "퀵 서비스 플랫폼 '뒷단'에 감춰진 문제들을 찾아 해결하는 데 블록체인을 써보자는 차원에서 접근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퀵 서비스 업계의 고질적인 문제인 일명 '칼치기'도 결국 신뢰와 투명성 문제로, 블록체인으로 해결 가능하다.

칼치기는 일부 퀵 서비스 업체가 소비자가 지급한 운송비를 중간에서 임의로 선공제해 챙긴 후, 라이더에게 거짓 운송비를 알리는 행태를 말한다. 업체가 칼치기 운송비에서 또 수수료를 떼가기 때문에 라이더의 운송 수입은 열약한 수준이 될 수 밖에 없다.

이 문제는 블록체인에 소비자 주문내역을 바로 입력하는 것만으로 해결할 수 있다. 누구나 볼 수 있는 블록체인에 입력하면, 퀵 서비스 업체가 중간에서 운송비를 속이는 일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해진다.

김 총괄은 "블록체인은 한번 기록되면 위변조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퀵서비스 칼치기 문제 해결에 아주 효과적이다"며 " 이런 부당행위가 사라지면, 자연스럽게 라이더 수익도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또, 블록체인에 주문 접수를 기록하면, 라이더가 취소 수수료도 못 받고 허탕치는 일도 방지할 수 있다.

소비자가 여러 퀵 서비스 업체에 주문을 올려 놓고 먼저 연락오는 곳을 통해 물건을 보내는 경우가 종종 생기는데, 이때 라이더들은 취소 수수료도 받기 어려운 상황이 많다고 한다. 소비자가 주문하지 않았다고 잡아 떼면, 라이더가 입증할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김 총괄은 "주문접수가 블록체인에 올라가면 증거 자료가 생기기 때문에 이런 분쟁도 차단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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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많은 기업이 블록체인 기술 자체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는데 기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요소 기술로 블록체인에 접근하면 실제 우리 생활에 많은 부분이 바뀔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한편, 말랑말랑 아니벌써는 블록체인을 적용했다는 점 이외에도 저렴한 수수료, 카드 결제를 포함해 다양한 결제수단 지원, 배송 기사 배정 및 물품 도착에 대한 안내 등을 기존 퀵 서비스 대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한컴위드는 말랑말랑 아니벌써를 서울, 경기지역을 중심으로 우선 시범 운영하고 내년 하반기에 전국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