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현대, 시스템반도체 육성엔 지속협력 必

11일 '시스템 반도체 융합얼라이언스 세미나'서 대표 수요기업 한 목소리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19/12/11 18:01    수정: 2019/12/12 08:44

"삼성전자는 현재 경쟁력 있는 IP 제공, 설계·분석 기술 지원, MPW 운영 프로그램 확대, 디자인 하우스 기술교육 지원 등을 통해 국내 팹리스·디자인 하우스의 경쟁력 강화를 지원 중이다. 내년에는 EUV 등의 혁신 기술을 통한 협력체계를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 송용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마케팅팀 그룹장.

"좋은 센서뿐만이 아니라 좋은 센서가 적용되는 시스템과 솔루션, 그리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 있어야 한다. 센서 시장은 플랫폼화와 표준화를 통한 공용부품, 공산품 화가 가속되고 있다. 산업 간의 유기적 결합, 또는 수직적 계열화를 통한 차세대 센서 솔루션의 확보가 필요하다." - 김성혁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 센서솔루션1팀장.

"차량용 반도체 시장의 밸류체인이 변화하고 있다. 반도체와 SW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으며, 이로 인한 급속한 변화가 예상된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셉트 단계부터 반도체 업체와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하겠다." - 서정도 현대차 자동차부문 연구개발본부 플랫폼제어 개발팀장.


정부가 11일 서울 양재동 엘타워에서 개최한 '시스템 반도체 융합얼라이언스 세미나'에서는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등이 참석해 시스템 반도체 분야의 대·중·소기업 간 상생발전 방안을 이같이 소개했다.

송용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마케팅팀 그룹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팹리스 업체에 대한 지원은 SAFE(Samsung Advanced Foundry Ecosystem)를 통한 것도 있지만, 국내에서는 특히 경쟁력 있는 IP(지적자산) 제공, 설계·분석 기술 지원, MPW(멀티 프로젝트 웨이퍼) 운영 프로그램 확대, 디자인 하우스 기술교육 지원 등의 활동을 펼치고 있다"며 "앞으로 국내 팹리스 업체들을 더욱 적극적으로 지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1일 양재 엘타워에서 열린 '시스템 반도체 융합얼라이언스 세미나' 현장. 송용하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마케팅팀 그룹장이 삼성전자의 팹리스 기업 지원상황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국내 기업들이 주목해야 할 시스템 반도체 시장의 유망 분야로는 인공지능(AI)과 차량용 반도체를 꼽았다.

송용하 그룹장은 "앞으로 시스템 반도체 수요는 사물인터넷(IoT)과 인공지능(AI), 자동차(전장)를 중심으로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특히 AI 산업이 커질 것으로 보는데 구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등은 최근 AI에 최적화된 반도체를 직접 만들어 데이터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다. AI 시장은 AIoT 컴퓨팅(AI와 IoT가 결합)과 엣지컴퓨팅(기기와 클라우드가 결합), 클라우드 컴퓨팅(가상공간의 자원을 활용)으로 구분돼 확산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차량용 반도체에 대해서는 "전체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성장이 정체 중이지만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 인포테인먼트 등을 중심으로 전망이 밝다"며 "전체 자동차 시장은 올해 1억대에서 2024년에는 2억대를 조금 넘을 것으로 보이는데 차량 1대당 사용되는 반도체는 올해 462달러에서 621달러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다. 앞으로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발전하면서 센서, 아날로그 칩셋 등 차량용 반도체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증가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의 지속적인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도 소개됐다. 핵심은 올해 세계 최초로 양산에 돌입한 EUV(극자외선) 기반 7nm(nanometer·10억분의 1미터) 공정과 현재 기술개발을 진행 중인 차세대 첨단공정인 GAA(게이트 올 어라운드)다.

송 그룹장은 "삼성전자는 과거 32·28nm 공정에서 세계 최초로 HKMG(하이케이메탈게이트) 공정에서 양산을 시작하고, 이후 14nm에서도 세계 최초로 핀펫 공정의 양산 기술력을 확보했다"며 "EUV도 올해 세계 최초로 7nm 양산을 시작했으며 내년 5월부터는 EUV와 이후 첨단 공정인 GAA와 관련해 새로운 혁신 기술력을 선보일 예정이다. 내년 삼성전자의 SAFE 포럼에서는 더욱 진일보한 전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나아가 "파운드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단순히 반도체를 만들어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디자인부터 패키지까지 모두 아우르는 턴키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며 "이미 삼성전자는 프로세스 측면에서 FD-SOI(완전 공핍형 실리콘-온-인슐레이터)와 EUV, 스페셜티(e플래시, eM램 등)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고, 디자인 인프라에 있어서는 반도체 설계에 필요한 라이브러리와 SRAM 제공, 패키지에 있어서는 3D 패키징 등 저전력·고성능 구현이 가능한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5G 시대에는 센서 비즈니스도 변한다..고객중심 비즈니스가 중요

김성혁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 센서 솔루션1팀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센서 기업의 성공적인 비즈니스를 위해 수요기업을 대상으로 한 접근방식의 변화를 제안했다.

김성혁 팀장은 "과거에는 센서 기업이 단순히 센서의 스펙을 담은 데이터시트를 전달하고 제조업체는 이를 자체적으로 검증·선별하는 과정을 거쳤지만, 시장 상황이 변했다"며 "성공적인 센서 비즈니스를 위해서는 앞으로 시스템 레벨까지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현재의 센서 비즈니스가 삼성전자와 LG전자, 애플 등의 스마트폰 업체들이 센서 채용에 있어 표준화된 규격과 스펙을 통해 센서기업을 선별하는 과정을 거치기 때문이다.

김성혁 LG전자 소재생산기술원 센서 솔루션1팀장이 센서 산업의 변화와 함께 이에 필요한 대응방안을 설명 중이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성혁 팀장은 이에 대해 "과거보다 수요기업의 센서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졌고 웬만한 스타트업은 센서를 기반으로 데이터를 얻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이러한 변화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상용화가 예상되는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 시장에서 더욱 부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5G 스마트폰은 기존과 다른 주파수대역(특히 초고주파수)을 이용하는 만큼 센서의 성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 물질에 대한 특성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이는 초고주파수는 기존 스마트폰이 사용하는 메탈 바디를 (주파수가) 투과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5G와 함께 베젤리스(화면의 베젤을 최소화한 디자인) 디스플레이에 대한 트렌드로 인해 센서의 내구성도 기존보다 더욱더 높은 수준을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글로벌 센서 시장의 동향에 대해서는 "시장 규모는 커지고 있지만 단가하락과 소수 기업 중심의 제한적인 포트폴리오 구성으로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며 "수요처와 제품응용이 센서 산업을 주도하고 플랫폼화와 표준화를 통한 공용부품, 공산품화가 가속되고 있는데 센서가 데이터를 만드는 기기에서 정보를 주는 시스템으로 진화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는 고객 중심의 비즈니스 모델 구축을 들었다.

김 팀장은 "센서는 미래 산업의 기반(데이터)이자 센서의 발달로 인해 산업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산업 간의 유기적 결합, 또는 수직 계열화를 통한 차세대 센서 솔루션의 확보가 필요한 상황"이라며 "(센서 업체들은) 좋은 센서뿐만이 아니라 좋은 센서가 적용되는 시스템과 솔루션, 그리고 고객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 자율주행차 시대 앞둔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지금 격변 中

서정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플랫폼제어 개발팀장은 이날 세미나에서 국내 차량용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서정도 팀장은 "(전기차, 자율주행차로 인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자동차 전자 시스템 개발의 밸류체인이 변화 중"이라며 "앞으로 그 속도는 더 빨라질 것이고 이에 완성차 업체들은 반도체 부품과 SW(소프트웨어) 플랫폼을 자체 개발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시스템 반도체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투자와 정부의 지원, 전문인력 수급 등이 필수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서정도 현대자동차 연구개발본부 플랫폼제어 개발팀장이 차량용 반도체 시장 상황의 변화와 함께 현대자동차의 향후 협력방안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친환경(전기차 등) 차량은 2018년 550만대에서 2025년에 3천800만대로 늘어날 전망인데 주요 부품인 전력 소자에 대해서는 ST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 인피니언 등의 글로벌 기업들이 SiC(실리콘 카바이드) 소자에 대한 개발을 진행 중이고, 캐파확대나 라인증설 등을 통한 적극적인 투자에 나서고 있다"며 "전동화에 대응하기 위한 국내 전력반도체 기술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하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미래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콘셉트 단계부터 반도체 업체와 적극적인 협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자동차를 포함한 완성차 업체들은 독자적인 반도체 기술개발 및 SW 플랫폼 구축을 진행 중이다. 이는 차량의 전장화에 따른 반도체의 고성능화로 인해 차량 개발비용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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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도 팀장은 이에 대해 "차량용 반도체 시장에서 칩셋의 고성능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이로 인한 복잡도와 비용이 극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며 "기존의 차량용 반도체는 16비트가 중심이었지만 현재는 32비트가 주류를 이루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위해서는 64비트 AI 프로세서가 요구된다. 고성능 SoC 개발을 위한 비용은 완성차의 재료비 증가로 이어지고, 반도체 개발 시 필요한 SW 개발비용은 전체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반도체의 고성능화가 원가 상승 및 전기차 개발 기간 증가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이에 현대차는 DC(직류) 모터 제어 반도체를 자체 개발해 공급하고 있고, 테슬라는 고가의 SoC(시스템온칩)를 직접 개발해 조달하고 있다"며 "인텔과 엔비디아 등은 직접 개발한 SW를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에 납품하는 방식으로 역량을 확대 중이고,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도 반도체 개발에 직접 나서는 등 차량용 반도체 시장이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