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택시 호출 평소 2배…택시앱, 승객 모시기 전쟁

옥외 광고·심야 거리 홍보 가세까지

인터넷입력 :2019/12/10 09:22    수정: 2019/12/10 10:05

택시 수요가 평소보다 2배 이상 치솟는 연말, 최근 생겨난 차량 호출 앱들이 경쟁적으로 이용자 모시기에 나섰다. 수년째 운영돼 온 카카오T, 티맵에서부터 비교적 최근 출시된 타다, 마카롱택시, 반반택시, 온다택시 앱까지 다양하다. 선택지가 다양해진 덕분에 동시에 여러 앱을 켜놓고 차량을 호출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10일 카카오모빌리티에 따르면 작년 12월 기준 카카오T를 통한 택시 호출 건수는 일평균 330만 건으로 집계됐다. 평상시 160만~190만 건에 비해 2배가량 높은 수치다.

카카오T는 일반호출로 택시가 잡히지 않을 때 자사 브랜드 택시 ‘카카오T블루’ 호출을 이용자들에게 권유한다. 초기 호출 방식 선택 단계에서부터 이용자 인근에 카카오T블루가 있을 경우, ‘근처에 블루가 있어요!’라는 문구로 이용자 시선을 잡아 끈다. 일반호출로 택시를 기다리다 결국 택시를 잡지 못한 상황에서 인근에 T블루가 있을 경우 다시한번 T블루 사용을 제안하는 말풍선을 표출한다. 카카오T블루는 현재 서울에 400대 운영 중이다. 일반호출 배차가 늦어질 경우 택시 운임에 야간 호출 이용료 2천원을 더 내면 탈 수 있는 ‘스마트호출’도 권유한다.

이처럼 카카오T는 앱 상에서 서비스를 제안하는 것만으로도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이동수단 선택지를 제시할 수 있다. 전국 2천300만 가입자를 확보한 카카오T는 모빌리티 앱들 중 선점효과를 누리고 있다.

서울 강남대로 택시승강장에서 택시를 기다리는 승객들과 온다택시 홍보요원들.

반면 서비스를 시작한 지 몇 달 안 된 신생 택시호출 앱 개발사들은 직접 거리로 나가 홍보를 벌이고 있다.

택시를 합승한 후 운임을 절반씩 나눠 내는 ‘반반택시’, 서울 택시업계와 티머니가 합심해 만든 ‘온다택시’는 택시 수요공급 불균형이 심해지는 심야시간 대에 거리 홍보 활동을 진행 중이다. 반반택시는 지난 8월, 온다택시는 11월에 출시됐다.

지난 7일 새벽 2시, 기자가 반반택시와 온다택시가 홍보를 벌인다는 강남대로 현장을 찾았을 때는 늦은 새벽시간임에도 한창 택시를 타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강남대로 랜드마크로 유명한 지오다노 상점 앞에는 택시 승차대가 설치됐다. 이곳에서 반반택시·온다택시 각 업체에서 나온 홍보 요원들이 잠재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앱 설치를 권유하고 사용법을 알려줬다.

반반택시 측 요원들은 흰색 풍선을 등에 매달아 시선을 끌었으며, 온다택시 측에선 시그니처 컬러인 파란색 옷을 입은 요원들이 대거 투입됐다. 온다택시를 함께 홍보하기 위해 참여한 택시조합 관계자들도 승차대 전방에서 교통정리를 도왔다.

강남대로에서 반반택시 홍보 요원이 하얀색 풍선을 등에 매달고 이용자들에게 앱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반반택시 운영사 코나투스는 10일부터 강남대로 옥외 전광판 두 개를 빌려 광고에 더 힘을 실을 예정이다. 광고주들에게 인기가 없는 시간대로 알려진 야간 10~12시에 택시 수요층을 향해 광고를 진행하면서, 반반택시 입장에선 틈새 계약을 맺을 수 있었다.

강남대로 택시 승차대에서 택시를 기다리던 황 모씨는 “반반택시 홍보 요원들이 상세하게 설명해주는 것을 보니 타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며 “주변에서 줄을 섰던 다른 사람들이 반반택시 호출에 성공해서 이동하는 것을 다수 봤다”고 말했다.

온다택시는 첫 이용시 토스머니로 5천원을 캐시백 해주는 이벤트를 이달 말까지 진행한다. 온다택시로 부를 수 있는 서울 택시는 4천여대다.

1시간 전에 미리 예약해야만 이용할 수 있었던 마카롱택시는 18일 즉시호출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연말 택시 호출 경쟁에 뛰어든다. 마카롱택시 운영사 KST모빌리티는 즉시호출 서비스 출시에 맞춰 신규 이용자 대상 쿠폰을 배포할 계획이다. 즉시호출에 참여하는 택시는 개인·법인택시 약 3천대다.

타다를 애용하는 이용자들도 적지 않다. 타다는 연말까지 증차하지 않겠다고 밝히면서 차량 수는 1천400대 규모에 머물고 있다.

관련기사

하지만 최근 타다 운영사 VCNC는 국회에서 심사 중인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개정안, 일명 ‘타다금지법’으로 인해 서비스 운영에 먹구름이 낀 상태다. 이 법이 공포될 경우 최대 1년6개월만 현재와 같은 11인승 렌터카에 기사를 알선한 형태의 베이직 서비스 운영이 가능하다.

평소 모빌리티 앱을 잘 활용한다고 밝힌 전 모씨는 “택시 잡기가 어려울 때 카카오T, 티맵, 타다 앱을 한꺼번에 이용해 차를 부른다”며 “아무래도 반응이 빨리 오는 건 카카오T고,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서비스는 타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