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세대로 향하는 QLC SSD...96단 3D 낸드 탑재 러시

인텔·WD 등 글로벌 기업 가세.."신뢰도가 걸림돌"

홈&모바일입력 :2019/12/09 17:38    수정: 2019/12/10 08:07

인텔 SSD 665p. 96단 3D QLC 낸드플래시를 탑재했다. (사진=인텔)
인텔 SSD 665p. 96단 3D QLC 낸드플래시를 탑재했다. (사진=인텔)

인텔과 WD(웨스턴디지털) 등 글로벌 기업들이 96단 QLC(4비트) 낸드플래시를 채용한 SSD 등 저장장치 출시에 나서고 있다. 지난 해 출시된 제품들이 64단 QLC 낸드플래시를 사용한 반면 올해 등장한 제품들은 모두 96단 Q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해 속도와 내구성 등을 향상시켰다.

이 기업들은 QLC 낸드플래시 탑재 SSD가 기존 TLC(3비트) 제품보다 더 낮은 제조원가에 동일한 용량과 안정성을 제공한다는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그러나 소비자들은 안정성에 여전히 의문을 가지고 있다. 가장 큰 수요처로 꼽히는 PC 제조사 역시 도입에 소극적이다.

■ 인텔, 2세대 QLC SSD '665p' 출시

인텔은 QLC 낸드플래시 기반 665p SSD를 지난 달 출시했다. 이 제품은 지난 해 출시된 1세대 제품인 660p SSD에 비해 신뢰도와 성능을 소폭 향상시켰다.

SSD 제어용 컨트롤러 칩은 실리콘 모션 SM2263으로 이전과 동일하다. 그러나 1세대 제품에 64단 3D QLC 낸드플래시가 탑재되었던 것에 비해 665p에는 96단 3D QLC 낸드플래시가 탑재되었다.

1TB 제품의 경우 최대 연속 읽기/쓰기 속도는 각각 2000MB/s, 1925MB/s로 향상되었다. SSD의 수명을 가늠하는 수단 중 하나인 TBW(총 쓰기 용량)는 200TBW에서 300TBW로 강화되었다.

현재 이 제품은 미국에서 85달러(약 10만 2천원)에 판매된다. 국내 출시 일정과 가격은 미정이다.

■ WD "96단 QLC 낸드플래시 상용화"

WD는 지난 11월 초 실적 발표를 통해 "96단 3D QLC 낸드플래시를 적용한 일반 소비자용 메모리카드와 외장형 SSD 등 제품 출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WD는 지난해부터 QLC 기반 96단 3D 낸드 샘플를 출하했다. (사진=WD)

WD는 2017년부터 키옥시아(Kioxia, 구 도시바 메모리 홀딩스)와 3D QLC 낸드플래시를 개발해 왔다. 2018년에는 1.33테라비트(166GB) 용량의 96단 3D QLC 낸드플래시 샘플 생산에 들어가기도 했다.

WD는 QLC 낸드플래시를 탑재한 실제 제품 투입 시기에 대해서는 얼마 전만 해도 "QLC 플래시 메모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일반 소비자용 SSD에 QLC 플래시 메모리가 적합하다는 판단이 든다면 자연히 (QLC로) 넘어갈 것"이라고 강조해 왔다.

다시 말해 WD는 지금이 일반 소비자용 시장에 QLC 낸드플래시 기반 제품을 투입할 적기라고 판단한 셈이다. 구체적으로 어떤 제품에 QLC 낸드플래시가 탑재될 것인지는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르면 연말, 혹은 다음 달 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열리는 CES 2020에서 관련 제품이 공개될 전망이다.

■ 성능·신뢰성 보강에도 시장은 '미지근'

주요 글로벌 제조사들이 QLC SSD의 성능과 신뢰성을 보강하고 있지만 실제 판매는 기대에 못 미친다. 국내 유통업계 관계자들은 지난 해만 해도 "QLC SSD의 안정성이 검증되는 2019년 상반기 이후 판매량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측했지만 관망세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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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유통 관계자들은 "일부 기업용 PC에 원가 절감을 위해 QLC SSD를 탑재하는 경우가 일부 있지만 일반 소비자들이 주문하는 경우는 적다"고 설명했다. TLC SSD의 가격이 크게 하락헤 바닥을 쳐서 굳이 QLC SSD를 선택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QLC SSD는 국내외 대형 PC 제조사에도 환영받지 못한다. 한 글로벌 PC 제조사 관계자 역시 "현재까지 출시된 제품들은 대부분 원가 절감을 내세우고 있지만 가장 큰 유인 요인인 가격 인하가 없어서 인기를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