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 "내년 1분기 안에 표준계약서 마련할 것"

이동섭 의원 "e스포츠 표준계약서 법안...정쟁 중이지만 반드시 통과"

디지털경제입력 :2019/12/09 17:37

리그오브레전드 프로게임단 그리핀이 소속 선수를 중국 리그 징동게이밍으로 임대하는 과정에서 불거진 불공정 계약 정황을 계기로 e스포츠 업계 전반의 선수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자리가 마련됐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이동섭 의원과 한국e스포츠협회는 9일 국회의원회관에서 'e스포츠 선수 권익 보호와 불공정 계약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 방안마련 토론회'를 개최했다.

이번 토론회에는 박준규 라이엇게임즈코리아 대표와 한국e스포츠협회 김철학 사무총장이 자리해 각각 '카나비 선수 계약 및 선수권익보호를 위한 후속 조치 경과 발표'와 'e스포츠 선수들의 권익보호를 위한 제도개선방안 수립 계획'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박준규 라이엇게임즈 대표.

박준규 대표는 "성숙한 리그운영을 보이지 못하고 체계적으로 관리하지 못한 점을 깊이 반성한다. 매끄럽지 못한 리그 운영으로 많은 이들에게 실망을 안겼다. 진심으로 사과한다"라며 "선수 권익 침해와 같은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하고 후속조치를 충실히 이행할 것을 약속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박 대표는 e스포츠 생태계에서 가장 중요한 일원인 선수를 보호하고 지원하는데 소홀했다는 점을 뼈저리게 반성하게 됐다. 선수들의 연령대가 다른 종목에 비해 어린 편이고 미성년 선수도 적지 않은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부재했다"며 이를 위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먼저 한국e스포츠협회와 협조해 계약을 체결할 때 선수가 보호받을 수 있는 장치를 준비하고 계약당사자의 비밀유지를 존중하는 차원에서 계약서 요약본을 받았던 지금까지와 달리 앞으로는 계약서 전문 제출을 의무화한다.

아울러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는 물론 챌린저스 리그까지 각 선수에 대한 계약서 전수 조사를 진행 중이며 외부 로펌에 의뢰해 계약서에 독소조항 존재 여부를 확인 중이다. 또한 추후 정부 기관에서 조사를 실시할 시 이에 성실히 임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박준규 대표는 e스포츠 시장의 화두로 떠오른 표준계약서를 마련하겠고 약속하기도 했다.

바른미래당 이동섭 의원.

박 대표는 "리그오브레전드챔피언스코리아에 맞는 표준계약서를 준비 중이다. 단 정부 차원에서 표준계약서가 만들어진다면 이를 따를 것이다. 그 전까지는 내년 1분기 중으로 제3의 외부 법률조직의 자문을 받아 표준계약서를 준비하겠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프로팀 관계자의 에이전트 사업 참여를 금지하고 선수의 에이전트 계약 체결 여부 전수조사를 통해 현황파악 및 대응방안을 마련하겠다. 이와 함께 미성년 선수 특별 보호를 위해 사전고지를 의무화하고 변동사항 발생 시 법정대리인 동의를 의무화 할 예정이다. 계약체결과 관련해 선수 부모도 참여할 수 있는 교육도 실시하고자 한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 밖에도 현재 2천만 원의 최저연봉 인상을 검토하고 구단과 협의하겠다는 계획과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는 선수가 사용할 수 있는 무료법률자문 시스템도 내년 1분기 중에 개설한다는 방침이다.

김철학 사무총장도 표준계약서의 중요함을 강조하고 라이엇게임즈와 협업해 표준계약서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관련기사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

이날 토론회를 마련한 이동섭 의원은 "e스포츠 선수 연령대가 낮기 때문에 불공정 계약이 발생하기 쉬운 구조였으나 그동안 좋은 게 좋은 거라며 넘어가는 사례가 많았다.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서는 시스템을 완전히 바꿔야 한다"라며 "그렇기에 e스포츠 표준계약서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고 간사 합의를 통해서 법안을 상정했다. 법안이 통과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여야가 정쟁 중이지만 의원들을 설득해서 법안을 통과시킬 것이다"라고 말했다.

하태경 의원은 "이동섭 의원을 도움을 통해 e스포츠에 표준계약서 개념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오늘은 입법 이후에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이해관계 집단이 의사를 확인하고 원칙을 공유하고 이 게임이 좀 더 공정한 기반 하에 성장할 수 있도록 각오와 결의를 함께 다지는 자리다"라며 "말로만 하지 않는다. 실제로 바꿀 것이다. e스포츠는 자정작용이 강한 상태여서 기쁘게 생각한다. 오늘을 계기로 e스포츠의 정의가 공정과 정의로 뿌리 내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