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L 1년 일정 마친 라이엇게임즈, 엇갈린 성적표

한국 리그 자체 운영 합격점...선수 관리·올스타전 흥행은 물음표

디지털경제입력 :2019/12/09 13:58    수정: 2019/12/09 14:40

지난 8일 2019 올스타의 막이 내리며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1년 일정이 막을 내렸다.

올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는 예년보다 큰 관심 속에 진행됐다. 라이엇게임즈가 한국 리그 운영은 물론 방송 송출까지 총괄한 첫해였기 때문이다.

라이엇게임즈의 올해 1년 성과를 요약하면 절반의 성공으로 표현할 수 있다. 올해 일정의 시작을 알리는 스프링 스플릿부터 라이엇게임즈는 색다른 시도로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대회가 진행되는 롤파크는 선수들과 관중이 함께 호흡하는 수준의 몰입감을 갖추도록 설계됐다.

라이엇게임즈가 종로에 e스포츠 경기장 롤파크를 마련했다.

특히 다수의 관람용 모니터가 배치되어 경기장 어디에서도 경기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는 점이 호평받기도 했다.

하지만 방송으로 시합을 지켜보는 이들을 방해하는 각종 관람 버그로 인해 이용자에게 큰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진행 중인 게임 상황과 다른 화면이 송출되거나 지연현상으로 인해 화면에 나타나는 선수들의 움직임이 엉망진창으로 그려졌던 것이 대표적인 예다.

물론 시간이 지날 수록 이런 점은 점점 개선됐다. 특히 시합 후 선수들의 모습을 비춰줘 현장감을 더하거나 교전이 일어나는 곳을 정확히 비춰주는 옵저빙 능력은 시즌이 끝날 무렵에는 좋은 평가를 받기도 했다.

미드시즌인비테이셔널과 월드챔피언십 등 상반기와 하반기를 마무리하는 대형 글로벌 대회도 이렇다 할 문제 없이 마무리했다는 점도 높게 평가할만하다. 특히 올해 월드챔피언십은 유럽 각국을 옮겨다니며 진행됐음에도 선수들의 편의에 신경써 게임 외적인 면 때문에 경기 수준이 하락하는 일을 미연에 방지했다.

시즌 초에 잠시 어설픈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시즌 전체적으로 봤을 때 라이엇게임즈가 올해 e스포츠에서 보인 모습은 충분히 합격점을 주고도 남는다. 월드챔피언십을 시청한 이의 수가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는 것만 봐도 라이엇게임즈의 노력은 충분히 칭찬받을 만하다. 올해 행보 막판에 불거진 두 가지 아쉬움 점을 제외한다면 말이다.

그리핀 사태는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계의 뜨거운 감자다.

국내 리그오브레전드 e스포츠 팬 사이에서 일명 '그리핀 사태'로 불리는 구단 운영과 선수 관리에 대한 문제는 올해 라이엇게임즈의 평가를 깎아먹는 것은 물론 향후 기업 이미지까지 결정지을 수 있는 중대한 문제로 떠올랐다.

그리핀이 소속팀 선수를 중국으로 임대하는 과정에서 미성년자인 선수를 압박하고 불공정한 계약서에 사인하도록 했다는 정황이 계속해서 드러나며 문제는 계속해서 커져나갔다. 급기야 바른미래당의 이동섭, 하태경 의원 등 현역 정치인이 해당 안건의 문제점을 제기하며 9일 국회에서 토론회를 예고한 상황이다.

리그 운영이라는 개념에 구단과 소속 선수들에 대한 관리가 포함되어 있으며 리그를 운영하는 주체는 이를 위한 확실한 체계가 마련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이번 그리핀 사태가 진행되면서 라이엇게임즈를 향한 팬들의 시선이 호의적이지 않은 것은 이런 부분을 놓치고 있다는 여론이 형성됐기 때문이다.

올해 마지막 일정인 2019 올스타에 대한 팬들의 호응이 역대 최저 수준이라는 점도 라이엇게임즈가 향후 e스포츠 사업을 진행하면서 반드시 해결하고 넘어가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2019 올스타의 순간 최대 시청자 수는 약 29만3천 명으로 집계됐다. 작년에 약 56만6천 명의 시청자가 올스타전을 시청했다는 것에 비하면 거의 절반 수준으로 낮아진 셈이다. 평균 시청자 수 역시 작년에 약 32만5천 명이었지만 이번 대회는 약 19만3천 명에 그쳤다.

게다가 이는 역대 최저 성적을 보였던 2016년 올스타전과 비교해도 크게 뒤쳐지는 수치다. 2016년 올스타전 최대 시청자 수는 약 42만7천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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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스포츠 업계 관계자들은 "팬들은 선수들이 자유롭게 게임을 즐기는 모습을 보고 싶어하지만 라이엇게임즈는 2년 연속 올스타전에 스트리머를 투입하며 팬들의 바람에 제대로 부합하는 모습을 보이지 못 했다. 특히 각 지역별 스트리머는 해당 지역에서는 이슈가 될 수 있지만 다른 지역 팬들의 시선은 전혀 사로잡지 못 한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존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승패를 떠난 이벤트 매치 성격을 띔과 동시에 팬들이 해당 종목에 대한 관심을 더 가질 수 있는 계기를 만드는 행사다. 리그 흥행에 적지않은 영향을 준다는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라며 "이런 점 때문에 라이엇게임즈 역시 올스타전 성적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팬들이 좋아할만한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급선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