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연령 쓰는 '스타뱅킹', 2021년까지 재건축마친다"

[DT의 주역들] KB국민은행 이영근 디지털금융부장

금융입력 :2019/12/09 14:24

오는 18일 핀테크와 은행이 '계급장'을 떼고 한판 붙는다. 다양한 은행 계좌를 한 데 등록하고, 타 은행에서 타 은행으로 자금을 이체하는 등의 금융서비스를 시행할 수 있는 오픈뱅킹이 본격 시행되기 때문이다. 이는 곧 누가 더 금융플랫폼 사업자로 고객에게 매력적인지를 가늠할 수 있는 리트머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픈뱅킹과 더불어 고객이 자신의 금융데이터를 옮기고 관리해줄 사업자를 택할 수 있는 '마이데이터'까지. 세분화되는 금융 라이선스로 국내 금융시장은 역동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 중심에는 디지털이 자리잡고 있다. 은행부터 핀테크까지, 디지털 전환의 주역들을 만나본다.[편집자주]

KB국민은행 이영근 디지털금융부 부장은 '새로움'을 꿰뚫어보는 데 능통했다. 신금융사업부를 거쳐 스마트금융부·스마트전략부·디지털전략부 등 새로운 은행과 금융서비스를 만드는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기 때문이다. 최근 KB국민은행은 은행 모바일 뱅킹 애플리케이션(앱) 들과 인터넷 뱅킹 등 비대면 채널의 로그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 부장의 사무실 한켠에도 대형 디스플레이에서 ▲앱 접속 경로 ▲시간대별 유입자 수 ▲금융 상품 판매 현황 등의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흐르고 있었다.

이영근 부장은 "디지털이란 곧 개인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데이터 분석을 통한 개인형 서비스는 물론이고 비대면 채널의 소통도 가능하도록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Q. 수많은 데이터가 디스플레이에 지나간다. 어떻게 이런 데이터를 띄우는 건가.

"KB국민은행 모바일 뱅킹 앱 '스타뱅킹'에 들어오면 기기 값을 자동으로 알 수 있으니 통신사별, 스마트폰 운영체제별 등의 데이터를 알 수 있다. 과거 은행 전산실에 처박혀있던 데이터들을 끄집어낸 거다. 은행 전산과 바로 연결이 돼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한다.

디지털은 개인화다. 개인화를 하려면 데이터가 있고, 분석이 돼야 한다. 디지털 채널에선 고객이 무의식적으로 발자국을 엄청 많이 남겨놓는다. 모든 사람에게 표준화된 은행이 아니고 나만의 은행을 제공하도록 하려고 한다."

Q. 오픈뱅킹 시작 후에 KB스타뱅킹 사용에서 어려움이 발생하기도 했다.

KB국민은행 이영근 디지털금융부 부장.(사진=지디넷코리아)

"오픈뱅킹은 올해 4월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쉼없이 달려왔다. 많은 질책도 있고 칭찬도 있었다. 준비가 됐다고 생각했는데 3개의 오픈 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API)를 열다보니 그렇지 않았던 부분이 생긴 거다. 현재 오픈뱅킹 전체 등록자가 200만명 정도인데, KB국민은행 등록고객이 80만명 이상이다. 질적으로 좋은 것은 요구불(입출금 통장)만 등록한게 아니고 예·적금과 펀드도 등록했다는 사실이다."

Q. 사실 대다수 은행들은 오픈뱅킹 전 은행 앱의 사용자경험과 사용자인터페이스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KB국민은행은 좀 더딘 것 아닌가.

"비대면 채널이 없었을 때 동네 친구와 같은 '맨파워'가 국민은행 직원들의 강점이었다. 비대면은 그렇지 않다. 비대면의 콘텐츠 경쟁력인 '금리 경쟁력'이 모두 공개돼 버리는 상황이다.

거기에 '스타뱅킹' 이용자의 분포를 보면 다른 은행과 약간 다르다. 다른 은행들의 모바일 뱅킹 앱 사용자 분포를 보면 50~60대가 거의 없다. 스타뱅킹은 10대부터 60대까지 넓게 분포돼 있다. 관리해야 할 연령층이 늘어나는 것은 해야할 일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막말로 다른 은행이 이용자가 없는 계층을 관리안하는 '디마케팅'을할 수 있지만 KB국민은행은 그럴 수 없다.

물론 오픈뱅킹의 차별화와 전문화를 생각하고 있다. 자산관리 앱 '마이머니'와 쉽게 연결할 수 있도록 하고 KB국민은행 강점인 부동산과 자산관리 서비스도 오픈뱅킹과 자유롭게 이어나갈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Q. 차세대 프로젝트가 진행 중인데 바뀌는 점이 있나.

"내년부터 추진할 과제 중 하나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이 그야말로 전산시스템과 모바일 뱅킹 앱을 재건축했다. 우리도 재건축을 준비 중이다. 다른 은행과 다르게 메뉴도 많다 보니 2020년에는 꼼꼼하게 설계를 하려고 한다. 뭐가 잘못됐는지, 엎고 가야할지, 아니면 새로운 스타뱅킹을 새로 새워 기존 고객들을 이동시킬지 고민 중이다. 2021년에는 새로운 스타뱅킹이 세워지는거는 맞다. 생각하지도 못했던 사용자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KB국민은행이 내놓은 KB모바일인증서.

재건축을 위한 설계의 기반은 데이터가 될 것이다. 현재 대출 신청에 85명이 들어왔는데 1명이 신청했다. 어디서 많이 신청하지 않게 결정했는지도 데이터로 분석해준다. 이런 데이터 기반의 소통, 고객 채널을 만드려고 한다. 시간에 쫓기다보니 시간과 품질을 타협하게 되는 경우가 있는데 그렇지 않을 것이다. 1년 동안 충분히 설계해 구축하려고 한다."

Q. 내년에 역점을 두는 사업이 또 있다면.

"지난 7월 사설 인증인 모바일 인증서를 만들었다. 아직 대외적으로 범용성은 떨어진다. 내년에는 KB금융그룹 내 손해보험사, 카드사, 증권사에서도 모바일 인증서를 통해 자유롭게 교류할 수 있게 만들려고 한다. 카카오페이처럼 나아가려고 고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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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오는 18일부터는 핀테크도 오픈뱅킹에 참여한다. 어떻게 생각하나.

"핀테크와 인터넷전문은행 등에 고맙다고 생각한다. 도전 정신과 열정을 준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없었다면 모바일 인증서 빨리 안 만들었을 수도 있다. 핀테크 자극이 없었다면 (은행권들이) 안 움직였을 수도 있다. 핀테크 등과 상생하고 같이 커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