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타다 공판, 국토부 유권해석 먼저 보겠다"

유권해석 받았다는 타다...국토부 "사실무근"

인터넷입력 :2019/12/02 15:49    수정: 2019/12/02 15:50

불법 논란으로 기소 당한 타다의 첫 공판에서 양측의 법리 공방이 벌어진 가운데, 사업 시작 단계에서 국토교통부의 유권해석이 있었는지가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재판부가 차후 공판에서 국토부 등의 유권해석이 제대로 있었는지 살펴보겠다는 입장을 밝혔기 때문인데, 타다 측과 국토부는 서로 다른 주장을 펴는 상황이다.

타다 측은 국토부의 유권해석을 받았다는 주장을, 국토부 측은 접수받은 공문도 없을뿐더러 '합법이다, 불법이다' 유권해석을 해준 적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재웅 쏘카 대표(가운데)와, 박재욱 VCNC 대표(오른쪽)가 법원에 출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뉴스1)

서울중앙지방법 형사18단독(부장판사 박상구)은 2일 오전 11시 여객운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타다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피고인 박재욱 VCNC 대표와 이재웅 쏘카 대표가 출석했다.

검찰 측은 지난 10월28일 타다에 대한 기소 결정을 내리며, 공소장에서 이미 타다의 실질 영업 형태가 콜택시에 해당한다고 적시한 바 있다.

검찰 측은 “타다는 그들이 모빌리티 사업을 표방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콜택시 영업에 해당한다”며 “타다 측은 이용자들이 약관에 따라 기사 딸린 렌터카의 임차인으로 보고 있지만, 정작 이용자들은 자신들을 택시 승객으로 인지할 뿐 임차인으로 인식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이어 “택시 업계와 타다 사이에 상생 방안을 찾기 위해 논의했던 전반을 살펴봐도 (타다의) 법률 착오에 불과하다”면서 “타다가 모빌리티 핵심 사업이기 때문에 정책적 고려를 해달라는 취지의 주장을 들었다. 신사업이라 해도 법 테두리 내에서 운영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피고인 측은 타다 사업이 여객운수법 34조 3항(금지 조항)에 위배되는 것이 아닌, 2항 중 ‘다만 외국인이나 장애인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운전자를 알선할 수 있다’란 단서에 해당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또 이 대통령령에 대한 부차 설명이 담긴 여객운수법 시행령 18조 바목(승차정원 11인승 이상 15인승 이하인 승합자동차를 임차하는 사람)에 따랐기 때문에 결국 타다 사업은 합법이라고 부연했다.

피고인 측 한 변호사는 “(타다 계약과 관련해)여러 경제적으로 대립되는 주체들이 당사자 간 계약을 체결하고 있다”며 “모바일로 탑승 시 자동차 임대, 용역, 알선에 대한 계약서가 체결된다(이용자한테는 메일로 하나의 명세서 형태로만 발송)”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 전체를 뭉뚱그려서 택시와 비슷하다고 유추하는 것은 잘못됐다”면서 “계약 관계와 법령 해석을 적용해 판단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재판부는 차후 공판에서 국토교통부 등의 유권해석이 제대로 있었는지 살펴보기로 했다.

판사는 타다가 애초에 사업을 준비하면서 국토부나 서울시와 협의해 유권해석을 받는 등 적법성을 인정받았는지 묻자, 타다 측은 “관련 문서 제출에 응하겠다”고 답했다. 국토부로부터 문제 없다는 유권해석을 받아 타다 서비스를 시작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이와 관련해 다음 공판에서 쏘카 법무 담당인 김혜영 정책팀장도 증인으로 나설 예정이다.

하지만 국토부는 이전부터 타다 사업이 불법이 아니라는 유권해석을 내린 적 없다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이에 타다 측이 어떤 문건을 증거로 제출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우린 유권해석을 준 적이 없다"며 "그러나 불법이라고 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지난 2월부터 이어져온 얘기"라면서 "타다가 이렇게 주장하는 만큼 무슨 문건을 갖고 주장하는지 봐야 알겠다"고 덧붙였다.

판사는 또 검찰 측에 “국토부와 입장이 같냐”고 묻자, 검찰은 “국토부의 입장이 어떤지 모른다”고 답했다.

재판 종료 후 이재웅 쏘카 대표가 퇴장하자 기자들과 택시단체 회원들로 추정되는 인물들에 둘러 싸였다. 택시단체 회원으로 추정되는 사람들은 "타다는 나라시(불법 영업 택시)"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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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재판에 대한 입장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재웅 대표와 박재욱 대표는 모두 "오늘은 입장을 말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2차 공판은 이달 30일 오후 2시에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