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중개수수료 내린다

6.8%→5.8%...울트라콜 중복 노출 3개 이내로 제한

중기/벤처입력 :2019/12/02 09:44

우아한형제들(대표 김봉진)이 운영하는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요금 체계를 개편한다.

새 요금체계는 그간 논란이 된 '깃발꽂기' 문제점을 해결하면서 입점 음식점의 부담을 크게 낮춰 '상생' 정신을 구현한 게 특징으로 내년 4월부터 적용된다.

먼저 현재 앱 화면 상단에 보이는 '오픈리스트'가 '오픈서비스'로 바뀌면서 중개 수수료가 6.8%에서 5.8%로 1%포인트 낮아진다. 오픈서비스는 앱 내 어떤 화면을 통해 주문하더라도 앱을 통한 배달 주문이 성사될 때마다 건당 수수료를 내는 과금 체계다. 예를 들어 1만원짜리 음식 주문이 성사될 경우 음식점주는 그간 배민에 680원의 수수료를 냈으나 앞으로 580원으로 낮아진다.

둘째로 과거 오픈리스트 하단에 배치됐던 '울트라콜'의 요금을 향후 3년간 동결한다. 울트라콜은 음식점주들이 월 8만원의 광고료를 내면 배민 앱 상에 상호명을 노출시켜주는 '정액 광고료' 방식의 요금체계다. 주문이 성사돼도 따로 중개 수수료는 없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경기 부진 등 자영업자들의 영업난을 고려해 이 요금을 2022년까지 올리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은 이번에 요금체계를 개편하면서 한 음식점이 울트라콜을 세 개까지만 등록할 수 있도록 변경했다. 그간 일부 자금력이 있는 음식점주들이 자신의 상호가 있는 지역 인근에 여러 개의 울트라콜을 등록하는 소위 '깃발꽂기' 문제가 있었다. 일부 업주들의 경우 특정 지역에 수십개씩 깃발을 꽂아 앱 상에 상호명을 반복 노출하면서 지역 내 주문을 독차지하는 사례도 생겨났다. 이로 인해 자금력이 부족한 주변의 소형 음식점주들은 제대로 노출 기회를 잡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다. 새 요금체계가 적용되면 이 같은 문제가 사라질 전망이다.

울트라콜을 3개까지 허용하는 데 대해 우아한형제들 측은 "이미 해당 상품을 이용해 영업 지역을 관리하는 업주들의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했다. 갑작스런 변경으로 영업 차질을 빚는 업소가 생기지 않도록 최소한의 숫자로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할인 쿠폰 광고료'도 전면 폐지했다. 음식점주들이 판촉 행사용으로 할인 쿠폰을 발행할 경우, 지금까지는 '쿠폰 있는 업소'임을 앱 상에 표시해주는 대가로 월 3만8천원의 비용을 별도로 배민 측에 냈다. 추후에는 배민 측에 지불하는 비용 없이 판촉 쿠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시장 경쟁상황이 극심해지면서 올해 배민의 경영상황도 녹록치 않지만 자영업자들과 고통을 함께 짊어진다는 차원에서 요금제 개편을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체계 변경 후 달라지는 앱 화면. 변경 전(왼쪽)엔 울트라콜 영역에서 같은 업소가 반복적으로 노출됐지만 개편한 화면에서는 수수료 방식의 오픈서비스 입점 업소가 중복 노출 없이 한눈에 들어온다.

요금체계를 개편하면서 화면 노출 방식에도 변화가 생긴다. 과거 오픈리스트는 3개의 업소만 노출되도록 설계됐다. 3개 이상의 업소가 신청하면 무작위로 화면에 노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등록 업소가 모두 보이도록 개편된다. 한 화면에 다 보이지 않는 업소는 화면을 스크롤하면서 모두 볼 수 있다. 울트라콜은 종전과 같이 오픈서비스의 아래에 배치된다.

요금체계 개편으로 음식점주들 뿐 아니라 이용자들의 권익도 보호된다. 그간 깃발꽂기가 극심한 지역의 경우 이용자가 배민 앱을 열면 같은 업소가 반복해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그러나 오픈서비스가 도입되고 울트라콜의 등록 개수는 3개 이내로 제한되면서 이용자들은 다양한 가게를 화면 상에서 만날 수 있게 돼 선택 폭이 커진다.

우아한형제들 김범준 부사장은 "지금까지는 돈을 많이 낸 업소들이 상단에 중복 노출됐다면, 앞으로는 이용자에게 좋은 평가와 선택을 받는 업소들이 상단에 노출되는 방식으로 바뀐다"며 "업주 입장에서는 자금력 대결이 아니라 맛과 가격이라는 음식점의 본원적 경쟁력에 집중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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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요금체계 개편은 한국외식업중앙회 등 음식점주들과 긴밀하게 논의하면서 완성됐다. 양 측은 '외식업 자영업자에게 골고루 노출효과가 돌아가는 최적의 해법 찾기'를 목표로 과금체계 개편을 추진해왔다.

김 부사장은 "배달 앱이라는 플랫폼은 자영업자 이익과 이용자 혜택, 이 두 가지를 지속적으로 구현해갈 때 사업의 영속성이 보장된다"면서 "앞으로도 점주와 이용자들의 불만과 불편사항을 모니터링해 끊임없이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