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진 쇼미더웹툰] 다시 만난 첫사랑...‘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

작가 비아이 작품, 151화 완결

인터넷입력 :2019/11/24 09:46    수정: 2019/11/24 10:03

대중문화는 현재를 사는 우리들의 이야기다.

그 중에서도 웹툰은 요즘 사람들에게 익숙한 디지털 디바이스인 스마트폰을 통해 주로 전달되면서도, 드라마나 예능 등 쉴 틈 없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콘텐츠와 다르다. 감상할 때 차분히 생각을 정리하거나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여백의 미학을 갖고 있다.

이런 공감과 반추의 매력 때문에, 정서적 위안과 위로를 원하는 이들이 웹툰을 많이 찾고 있다.

이에 지디넷코리아는 레진엔터테인먼트의 레진코믹스와 함께 지친 일상을 잠시 잊을 수 있는 다양한 웹툰 속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레진코믹스 웹툰 '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작가 비아이),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레진코믹스 웹툰 '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는 어린 시절 첫사랑을 고등학생이 돼 다시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초등학교 5학년 겨울 어느 날, 성유는 친구 원하에게 어제의 다툼에 대해 사과하고 화해한 뒤 이사를 가게 됐다고 말할 참이었다. 작은 엇갈림으로 제대로 인사도 하지 못한 채 전학을 가게 됐지만 말이다.

그리고 몇 년 뒤, 이제 막 열일곱이 된 성유는 살던 동네로 다시 이사를 오게 된다. 고등학교 입학식날 같이 초등학교를 다니던 아이들도 만나고 자신의 첫사랑이었던 원하도 보게 된다. 성유는 그사이 훌쩍 자란 원하가 반가워 인사를 건네는데 돌아온 대답이 '누구야?' 한마디뿐이었다.

'누구냐니...' 성유는 원하의 반응에 당황스러운데 그의 무시는 이게 끝이 아니었다. 같은 반 짝꿍까지 됐는데도 여전히 싸늘하다. 성유는 안되겠다 싶어 정말 기억나지 않냐며 어렵게 쪽지를 건네지만 그는 건네받은 쪽지마저 구겨버리며 친해지고 싶지도 않고 관심도 없다고 한다.

친하지 않았던 애들 기억 속에도 있는 자신이 왜 원하의 기억 속에만 없는 걸까? 대체 쟤는 왜 나를 이렇게까지 무시하는 걸까? 성유는 영문을 몰라 혼란스러워한다.

사실 성유는 저 혼자만 원하를 좋아했다 생각하지만 원하도 초등학교 때 성유를 좋아했다. 그래서 말없이 전학갔다 몇 년 만에 불쑥 나타난 첫사랑에게 지금 '모른 척'과 '무시'로 자기 나름의 복수를 하는 중이다.

이런 남자 주인공의 모습에 처음에는 언제적 일인데 초딩 때의 사소한 일로 저렇게까지 싸늘하나 싶었다. 그러다 류원하라는 남학생의 감정 변화를 눈여겨보게 됐다. 누구나 사소한 일에 목숨을 건다. 남들에게는 별일 아닐지라도 자신에게는 그렇지 않은 일에 있어서 말이다. 그 사소함으로 인해 때로는 관계에 대한 정의가 새로 쓰이기도 한다.

웹툰원작 드라마 '미생' 에피소드 중 '딱풀 사건', 주인공 장그래는 낙하산 인턴으로 불리며 부서장인 오 과장의 눈 밖에 난 상황에서 보안문서까지 소홀히 해 크게 질책받는다. 뒤늦게야 오 과장은 장그래가 아닌 옆 부서 인턴이 딱풀을 빌리러 왔다 벌인 실수임을 알게 된다. 이에 옆 팀 부서장에게 항의하려다 그 인턴이 이른 나이에 결혼한 한 가정의 가장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마음이 복잡해진다. 장그래에게 더 미안한 상황, 공식적으로 항의하기도 침묵하기도 뭐한 오 과장은 그러다 술김에 그 팀 부서장에게 지른다. 딱풀 좀 사주라고, 딱풀 빌리러 온 니네 애 때문에 '우리 애'만 혼났다고.

오 과장에게 신랄하게 무시당하던 장그래가 '우리 애'로 전환되는 순간이었다.

레진코믹스 웹툰 '너의 HEART를 나에게 줄래?'(작가 비아이), 자료제공: 레진엔터테인먼트

느닷없이 학원 로맨스물 남자 주인공의 행동을 보며 이 '딱풀' 사건이 떠오른 이유는 무엇일까? 남들 보기엔 유치하고 사소해 보이는 일일지라도 그로 인해 인간관계에 전환점이 생기는 경우를 우리는 종종 마주한다. 웹툰에서 원하의 작은 삐침에 주목하게 된 것 역시 그 사소한 삐침의 시작이 결국 이 로맨스물의 출발점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원하는 초등학교 5학년 때 한마디 인사도 없이 떠난 성유로 인해, 그녀에 대한 자신의 감정 크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뒤늦게야 알게 됐고, 서운함이 눈덩이처럼 커져 오랫동안 그녀가 미웠는지도 모른다. 게다가 그렇게 휙 떠날 때는 언제고 이제와 별일 있었냐는 듯 아무렇지도 않게 인사를 건네는 그녀를 보며 '누구야'란 한 마디 말 속에 많은 감정을 실었던 것. 서운함, 반가움, 야속함 그럼에도 여전히 좋아하는 마음… 이해 못할 삐침도 사소한 감정도 아니다. 당시 그가 모르는 오해 아닌 오해의 상황이 있었더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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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유는 그 뒤 일련의 사건을 겪으며 원하가 겉으로는 여전히 퉁명스럽지만 은근 자신을 신경 쓰고 있다고 느끼게 된다. 그럼에도 무심한 듯한 그의 말투로 도무지 갈피를 잡지 못한다. 웹툰은 여전히 서로를 좋아하면서도 마음과 다른 행동으로 티격태격하는 주인공들의 모습에 더해 주변사람들과의 관계마저 얽히고설키며 전개된다. 이를 통해 때로는 안타깝고 때로는 설렘 가득한 로맨스물의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제 곧 12월이다. 본격적인 겨울의 시작점에서 만난 풋풋한 학원로맨스물 하나가 올해가 가기 전에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떠오르게 한다. 사소한 일 하나에도 마음 쓰이고 마음 쓰고 싶어지는 좋은 사람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