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의민족 간편식 배달 'B마트'가 주목받는 이유

두터운 이용자 층+자체 물류 채널+유통기한 긴 가공식품 취급

중기/벤처입력 :2019/11/24 14:01

배달앱 배달의민족이 간편식을 30분 안팎으로 빠르게 배달해주는 ‘B마트’ 서비스를 정식으로 시작하자, 이커머스 업체들이 ‘새벽배송’ 다음으로 새로운 소비자 니즈를 발굴해냈다는 업계 평가가 나온다. 새벽배송이란 신선식품을 밤에 주문하면 다음날 새벽 집 문앞까지 배송해주는 서비스다.

배달의민족 서비스를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지난해 11월 처음 선보인 공산품 배달 서비스 ‘배민마켓’을 지난 19일부터 B마트로 명칭을 바꿨다.

회사는 배민마켓 첫 시범운영 당시 우아한형제들 본사가 있는 서울 송파구 인근에서만 서비스하다, 11월 현재 B마트 서비스 구역을 서울 금천구, 은평구를 제외한 전지역으로 확대했다. 취급 제품도 2천500종 이상으로 늘렸다.

우아한형제들은 지난 상반기 자체 조사에서 배민마켓에 대한 높은 이용자 만족도를 확인했다. 배민마켓에 대해 ‘만족’, ‘매우 만족’이라고 평가한 응답자가 전체의 90%에 달했다. 전체 설문 응답자 수는 공개하지 않았다.

배달의민족 B마트.(사진=배달의민족 앱 캡쳐)

이에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배달의민족이 신선식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통기한이 긴 1인용 가정간편식, 가공식품 등 공산품을 자체 물류 창고를 통해 공급하는 방식이 통했다고 분석했다.

B마트에서는 일반적으로 편의점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물건들을 취급한다. 가공식품, 소량 포장된 식재료 뿐 아니라 우산, 세제, 건전지, 반려동물 사료·용품도 취급한다. 취급 물품 수는 3월 650여종에서 6월 1천500여종, 9월 2천여종, 현재 3천여종 가까이 늘었다.

B마트 서비스를 위한 자체 도심형 물류 창고는 현재 서울에 13곳이 있다. 택배 업체가 아닌 배달 기사가 주문 콜에 대응하면서 민첩한 배달도 가능하다. 우아한형제들의 배달 전문 자회사 배민라이더스 소속 오토바이 라이더와 배민커넥트 라이더가 배달해준다. B마트로 주문한 물건은 친환경 비닐 봉지에 담겨 배달된다.

한 오픈마켓 형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새벽배송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이어오는 이커머스 업체들도 있지만 일부는 직매입 유통 구조에 부담을 느끼고 새벽배송과 같은 빠른 배송을 접었다”며 “새벽배송을 해주는 업체는 주요 아이템이 신선식품이기 때문에 자체 물류 센터 구축은 필수적인데, 매출이 일어나더라도 비용이 큰 구조다”고 설명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B마트는 냉장고 안 식재료를 최대 3일치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1인 또는 소규모 가구를 타깃으로 한다"며 "정육, 수산 등 식자재도 일부 판매할 예정이지만 현재는 각종 간편식, 과자와 라면 등이 주력 품목이다"고 밝혔다.

편의점 품목을 빠르게 배송하는 서비스 자체에 대해 일부 회의적인 반응도 있다.

새벽배송 서비스를 운영하는 또다른 이커머스 업체 관계자는 “배송 서비스 중에서도 빠른 배송에 속하는 새벽배송을 원하는 소비자와 (배달의민족과 같은) 간편식 배달을 원하는 소비자 니즈는 다른 것 같다”면서도 “편의점 물건을 1시간 내로 배달해주는 서비스는 이전부터 있었는데도 활성화 되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고 말했다.

그러나 배달의민족이 두터운 이용자 층을 가진 덕분에 B마트가, 특히 직매입 방식을 택하더라도 사업성이 있다는 데 상당수 공감하는 분위기다. 배달의민족 앱 누적 다운로드 수는 꾸준히 증가해 8월 기준 4천2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천100만을 달성했다.

우아한형제들은 B마트 정식 출시에 맞춰 B마트 인터페이스(UI) 및 기능도 업데이트 했다. 개별 상품마다 깔끔하게 촬영한 사진과 상세한 설명을 덧붙여 소비자들의 구매욕을 한층 자극시켰다. 배민마켓 시범운영 때와 달리 B마트 상품을 배달 중인 라이더의 동선도 배민 캐릭터로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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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3월까지 배달료 무료 이벤트를 진행하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면서 이용자 체험 확대에도 주력하고 있다.

우아한형제들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적당한 가격이어야 하기 때문에 마트나 슈퍼에서 물품을 구입할 때에 준하는 가격대에 판매 중"이라며 "이커머스에서 진행하는 최저가, 초특가 할인은 현재로서는 고려하지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