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파기환송심 2차 공판, 변호인 측 "대가성 없는 지원"

검찰의 특혜성 뇌물 공여 주장에 반박

디지털경제입력 :2019/11/22 17:36    수정: 2019/11/23 13:53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파기환송심 2차 공판이 열렸다. 이 부회장의 변호인단은 대가성 없는 지원이었다는 입장을 밝히고, 무죄 판단 여지도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부는 22일 오후 2시 이재용 부회장의 파기환송심을 진행했다.

이재용 부회장은 오후 1시26분 공판 참석을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이 부회장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고 포토라인을 지나쳤다. 함께 기소된 최지성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실장, 황성수 전 삼성전자 전무, 박상진 전 삼성전자 사장, 장충기 전 삼성전자 미래전략실 차장 등도 출석했다.

이날 공판은 이 부회장의 혐의별 유무죄를 판단하는 심리였다. 이 부회장은 뇌물공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재산국외도피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지난 8월29일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삼성이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선 실세 최순실 씨에게 제공한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금 16억원과 마필 구매비 34억원 등을 뇌물로 판단하고 원심을 깨고 파기환송했다.

이에 이 부회장의 뇌물 공여 혐의액은 기존 36억원에서 86억여원으로 늘어났다. 2심에서 집행유예를 받았던 이 부회장의 형량이 높아져 실형을 선고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22일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파기환송심 두번째 공판 참석을 위해 입장하고 있다.(사진:뉴스1)

지난달 25일 열린 파기환송심 첫 공판에서 이 부회장 변호인측은 "대법원 판결을 존중하며 대법원 판결에 대해 유무죄 판단을 달리 다투지는 않겠다"며 "주로 양형에 관해 변소할 생각이고, 사안 전체와 양형에 관련된 3명 정도의 증인을 신청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이 부회장 측이 양형에 집중한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유무죄를 판단하는 이날 심리는 싱겁게 끝날 것으로 전망됐다.

특검 측은 말 세마리 뇌물이 무상사용 이익으로만 인정됐다는 점, 동계스포츠영재센터가 포괄현안에 대해서만 부정청탁으로 인정됐다는 점 등 항소이유를 밝혔다.

특검은 "뇌물공여 부분에서 차량 무상사용 부분, 특경법 횡령 관련 살시도(정유라에게 제공된 말 세마리 중 한마리) 횡령 부분, 영재센터 관련 개별현안의 부정한 청탁 부분을 포함했다"며 "승마지원과 관련해서도 정유라의 액수 미상 무상 사용이익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인정한 만큼 공여자인 피고인도 액수미상 뇌물공여 유죄가 인정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변호인 측은 대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는 기존 입장을 밝히면서도, 과거 판례와 증거에 따라 무죄로 판단가능하다는 주장을 폈다.

이 부회장 변호인은 "대법원 판단을 반드시 양형판단에 부정적 요소로 판단 할 건 아니”라며 “1, 2심 판단도 갈렸으며 종전 판례에 의하면 뇌물죄 성립도 부정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대법원 판결에 따라 유죄 범위가 넓어져 피고인들에게 불리하게 판단돼야 한다는 입장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 사건은 법률해석과 사실증명에 따라 유무죄판단 모두 가능했던 사안이며 대법관 3인의 반대의견에 의하면 공소사실은 사실상 무죄”라고 말했다.

부정 청탁으로 삼성 그룹 승계작업의 이익을 봤다는 검찰 측 주장을 반박하면서, 양형을 줄이려는 노림수로 풀이된다.

항고심에서 유죄로 인정된 승마지원, 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지원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대통령의 요구에 따랐을 뿐 먼저 지원하겠다고 적극적으로 나선 바 없다”며 “기본 입장은 대법원 판결에서 유죄로 인정한 부분은 다투지 않겠다는 것이나 자발적인 지원은 전혀 아니었다는 것을 분명히 한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영재센터 지원은 거절하기 어려운 전 대통령의 공익적 요청으로 지원한 것"이라며 "포괄뇌물 범위에 따라 대가성이 인정된거라 사실상 막연한 선처에 대한 기대와 다르지 않고 재단 지원과도 본질적 차이가 없다"고 강조했다.

또 "영재센터 대가성이 인정된다 하더라도 그 대가성은 극히 미약하다고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 측은 국정농단 주범인 최서원씨가 대법원 판결에서 삼성 영재센터 지원에 대해 '직권남용 범행'이 인정됐다는 점도 강조했다.

이날 재판은 오후 4시 휴정했다가 4시30분 속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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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개된 재판에서 재판부는 검찰 측에 추가된 항소이유 등을 붙여 공소장 변경을 요청했다. 검찰은 현재 수사중인 삼성바이오 분식회계 본안과 관련해 향후 증거신청을 하기로 했다.

다음 공판은 다음달 6일 오후 2시 5분 열리며, 양형을 심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