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험기] LGU+ ‘AR글래스’ 직접 써보니

내년 3월 상용화 목표 '시범 서비스' 개시…발열·화질 개선 필요

방송/통신입력 :2019/11/21 15:45    수정: 2019/11/21 15:54

‘신기하긴 한데. 많이 팔릴까?’

LG유플러스의 ‘AR글래스’를 체험한 후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이다.

머리가 휘청일 정도로 무거운 VR전용 HMD(Head Mounted Display)를 떠올리면 ‘생각보다 나쁘지 않은데’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주변 지인이 제품 구매를 고민한다면 선뜻 추천하기 어렵겠다는 생각도 함께 들었다. 실감 미디어 관련 기술의 진보는 확실히 느껴지지만, 상용화를 넘어 시장에 안착하기까지는 꽤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LG유플러스가 AR 글래스 시범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1일 밝혔다. (사진=LG유플러스)

LG유플러스는 21일 서울 상공회의소에서 AR글래스 시연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LG유플러스가 공개한 AR글래스는 전문 제조기업인 엔리얼과 협업한 제품이다. 양사는 이날부터 내년 1분기까지 전국 체험존을 중심으로 시범 서비스 진행하고, 이르면 내년 3월 제품 출시 및 서비스 상용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AR글래스 서비스는 엔리얼이 개발한 웨어러블 디바이스 ‘엔리얼 라이트’를 통해 LG유플러스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형태다. 엔리얼이 제작한 AR글래스 전용 플랫폼에 LG유플러스가 콘텐츠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 안경 같은 외관…쓰고 다닐 수 있을까

AR글래스의 핵심은 편의성이다. 얼굴의 절반을 가리는 VR 전용 HMD에 비해 작고 가볍다는 점이 AR글래스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그런 측면에서 LG유플러스의 AR글래스는 확실한 장점과 확실한 단점을 동시에 갖추고 있다. 장단점은 비교 대상을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 달라진다.

기존 HMD와 비교하면 확실한 편의성을 갖추고 있다. 안경과 비슷한 형태를 갖춘 탓에 착용이 쉽다. 무게는 고작 88g에 불과하다. AR글래스를 착용한 이용자를 멀리서 보면 이상하게 생긴 안경을 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 법하다. 특유의 얼굴을 짓누르는 형태와 무게 탓에 10분 안팎의 콘텐츠 시청에도 피곤함이 몰려오던 HMD와 비교하면 장점이 분명하다.

LG유플러스의 AR글래스

다만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스마트 글래스를 비교 대상으로 설정하면, 높은 점수를 주기 망설여진다. 안경 형태를 구현하긴 했지만, 카메라와 디스플레이 등 반드시 필요한 부품 탓에 일반 안경에 비해 훨씬 두꺼운 형태를 갖췄기 때문이다. 5G 스마트폰과 연동하기 위한 선도 외부로 노출돼 있다. 이 제품을 쓰고 지하철을 탄 모습을 상상하자 왠지 모를 부끄러움이 몰려들었다.

■ 핵심은 콘텐츠…화질은 괜찮나

AR글래스를 착용하고 연결된 스마트폰의 전용 앱을 선택하자 LG유플러스 로고를 시작으로 약 30초간의 로딩이 시작됐다. 로딩이 끝난 이후에는 스마트폰을 컨트롤러 삼아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제공되는 콘텐츠는 아이돌·댄스·헬스 등 일부 AR 콘텐츠와 일반 클립 영상이다.

AR 콘텐츠는 디바이스에 부착된 카메라가 평평한 바닥을 인식한 후 구현된다. 일상 환경에 나타난 AR 콘텐츠는 크기를 키우거나 줄일 수 있고, 360도 상하좌우로 볼 수 있다. 크기와 각도를 잘 맞추면 AR로 구현된 아이돌과 같은 공간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일반 이용자가 기대하는 실제 같은 화질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분명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크기를 키우면 키울수록 흐려져 픽셀이 보이는 듯한 화질은 몰입을 방해했다.

LG유플러스의 AR글래스 측면 모습(왼쪽)과 스마트폰 앱을 구동한 모습.

AR글래스의 효용은 되려 일반 영상을 재생했을 때 찾을 수 있었다. AR글래스 넘어 펼쳐지는 화면은 마치 프로젝터를 통해 만들어진 개인 영화관과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 화질도 AR 콘텐츠에 비해 한층 선명했다. 일반 영상의 경우 풀HD 화질을 지원하며 최대 100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LG유플러스는 설명했다. 점차 개인화되는 미디어 환경을 고려한 디바이스가 속속 출시되고 있는 상황에서 AR글래스가 나름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게 했다.

■ 분명한 장점…개선 포인트도 확실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LG유플러스의 AR글래스가 시장에 정착하기 위해선 확실한 개선이 필요해 보인다. 다양한 콘텐츠의 확보 및 발굴과 화질 개선, 디바이스 성능 개선 등이 필요하다. 특히 디바이스의 경우 발열 탓에 장기간 사용이 어렵다는 점과 AR글래스 사용 중 스마트폰을 충전하기 어렵다는 점 등이 문제로 지목된다.

이에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는 “발열에 대해서는 신체에 직접 닿는 부분과 닿지 않는 부분으로 나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라며 “현재는 USB를 통해 스마트폰과 연결되면서 AR글래스를 사용하면 충전이 어렵지만, 상용화 시점에는 별도의 젠더를 포함하는 등 방법을 통해 배터리 충전과 디바이스 사용을 동시에 할 수 있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대원 LG유플러스 미래디바이스담당 상무가 AR글래스 서비스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콘텐츠 확보 측면에서는 상용화 시점에 맞춰 다양한 장르의 콘텐츠 수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LG유플러스가 보유하고 있는 프로야구·골프·아이돌·게임 등 멀티뷰 콘텐츠와 희귀동물을 불러오는 교육 콘텐츠와 운동 동작을 알려주는 코치 콘텐츠도 추가할 계획이다. 향후 클라우드 PC처럼 사용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통해 자신이 보유한 각종 앱 및 콘텐츠를 AR글래스로 시청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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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 관계자는 “스마트폰 미러링 기능을 활용하면 AR글래스로 유튜브를 본다거나, U+모바일 tv 등을 재생하는 것도 가능하다”며 “클라우드 게임을 비롯해 각종 게임을 AR글래스를 통해서 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LG유플러스는 상용화 시점에 맞춰 서비스 개선을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송대원 상무는 “내년 상용화 시점에는 근시와 난시를 위한 별도의 부착 장비를 제공해서 이용자 편의를 최대한 확보할 것”이라며 “시범 서비스를 통해 이용자들의 요구 사항을 듣고 이를 반영해 서비스를 개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