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라인-Z홀딩스 "일본·아시아 넘는 AI 기술기업 목표"

라인 이데자와 대표·Z홀딩스 카와베 대표 협력 의지 다져

인터넷입력 :2019/11/18 20:47    수정: 2019/11/18 21:04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술 기업을 목표로 내건 네이버 라인과 야후재팬 운영사인 Z홀딩스가 양사의 경영통합 배경과 향후 계획 등을 밝혀 전세계 인터넷 업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양사는 당분간 경쟁 관계를 유지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높이되, 완벽한 팀워크를 구축하겠다는 비전을 밝혔다.

네이버 라인과 일본 Z홀딩스가 18일 오전 양사 경영통합에 관한 기본 합의서를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이날 오후 일본 현지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양사는 실질적인 경영통합이 이뤄지는 내년까지 각자 서비스를 운영하며 내실을 다지고, 향후 경영통합 이후 양사가 참여하는 제품 위원회를 통해 서비스의 통합 등을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Z홀딩스 카와베 대표와 라인 이데자와 대표가 18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경영 통합 관련 기자간담회를 진행했다. (사진=CNET Japan)

또 경영통합 과정에서 한국·일본 공정거래위원회 등 각국 경쟁당국이 진행하는 기업간 결합 심사에 적극 협력하겠다는 방침을 설명했다.

다음은 이날 오후 일본 현지 기자단을 대상으로 진행된 이데자와 라인 대표와 카와베 Z홀딩스 대표의 일문일답.

Q. 양사간 통합을 생각한 구체적인 시기는 언제였는가.

"(이데자와) 양사가 매년 신년 모임을 가졌다. 올해는 3-4월 경 어느 시점에 식사를 했다. 이때 두 회사가 함께 큰 일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것을 확인한 후 6월에는 양사의 모회사(소프트뱅크/네이버)에도 이야기했다. 일단 폭 넓은 범위에서 고려하자는 이야기가 나왔다."

Q. 프레젠테이션에서 몇년 전부터 서비스 통합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고 했다. 실제로는 언제부터 있었다는 것인가?

"(카와베) 공적인 장소에서는 그동안 이야기하지 않았지만 라인 앱을 매우 좋아하고 헤비 유저다. 부사장 시절부터 연 1-2회 가량 이데자와 대표를 만났고 그 때마다 매번 큰 일을 같이 하자고 제안했다. 매년 웃어넘기던 것이 올해는 조금 반응이 달랐다."

Q.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에게 이번 통합 건을 보고한 뒤 어떤 발언이 나왔나.

"(카와베) 일부 언론 보도에서는 소프트뱅크가 이번 통합을 주도했다고 한다. 그러나 사실은 매년 진행하는 신년회부터 이야기가 시작돼 양 당사자, 나아가 모회사인 소프트뱅크, 네이버 등 네 회사가 진행한 이야기다. 손 회장은 이번 건에 대해 그다지 관여하지 않았다. 다만 소프트뱅크 회장이라는 입지가 있으므로 그 범위 안에서는 발언했다. 지난 9월 통합 검토 건을 제가 직접 프레젠테이션 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100% 찬성이며, 일본, 나아가 아시아의 인터넷 발전을 위해 통합하자고 했다. 전반적으로 손 회장이 관여한 것은 단 한번 뿐이다."

Q. 손 회장의 발언은 어떤 것이었나.

일본 야후를 운영하는 Z홀딩스 카와베 켄타로 대표. (사진=CNET Japan)

"(카와베) 이용자에게 보탬이 되는 일을 하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지지받지 못한다. '두 서비스가 통합해 더 쓰기 쉬워졌다, 편리해졌다'는 말이 나오지 않는 한 지지받지 못한다'는 의견이 었었다."

Q. 이번 통합에 있어서 어떤 점을 생각했는가.

"(이데자와) 'Life on LIne'이라는 슬로건 아래 라인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제공하려 했다. 그러나 국내외 경쟁이 심해졌고, 지금 손을 써서 다음 단계로 나아 가야 한다는 타이밍이라는 점도 생각했다."

Q. 일각에서는 라인이 독자적으로 어디까지 도전할 수 있는지에 대한 기대도 있었다고 본다.

"(이데자와) 보다 큰 임팩트를 갖고 다음 단계로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이번 파트너십 역시 양사가 대등하게, 정신적으로, 실체적으로 함께 하자는 서로의 목표 교환이 가능했으며, 타이밍 역시 적절해서 (야후와) 함께 하자는 결론을 내렸다. 독자 행보에 대해 기대하시는 분들도 많았지만 우리들은 새로운 장에 도전하는 좋은 파트너를 얻었다고 생각한다."

Q. 라인과 야후는 서로 다른 문화를 가진 회사다. 경영이나 서비스 등에서 의견 차가 생겼을 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의견 차를 좁힐 것인가.

"(이데자와) 제품의 방향성은 제품 위원회를 두고 깊이 있는 의논을 거쳐 결정할 것이다. 제품 위원회 안에 CPO(Chief Product Officer / 최고제품책임자)라는 직책을 두고, CPO가 모든 의견을 종합한 뒤 결정할 것이다. 이미 양사가 진행하는 사업에 대한 분류 등은 제품 위원회에서 결정할 것이다."

"(카와베) 이데자와 대표가 설명한 제품 위원회와 CPO 역시 이사회 아래 조직이다. 사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것은 사외이사를 포함한 이사회다."

Q. 야후와 라인이 가진 여러 서비스 중 어떤 것이 가장 큰 강점을 지녔다고 보는가.

일본 라인 주식회사 이데자와 츠요시 대표. (사진=CNET Japan)

"(카와베) 라인을 통해 여러 서비스를 이용자 친화적으로 제공한다는 것, '수퍼 앱'화 하는 흐름 자체가 최대의 무기가 될 것으로 본다. 모든 서비스가 점유율 1위를 기록하지는 않겠지만 모든 서비스에 대해 공통된 이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

Q. 양사는 페이페이(Paypay), 라인페이(LINE Pay) 등 각자 모바일 간편결제 분야에서 노력해 왔다. 그러나 한 사람이 양쪽 서비스를 모두 이용하는 경우도 있다. 합병 후 시너지 효과가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

"(카와베) 완전 통합까지 약 1년가량 남은 시간 동안 두 서비스가 경쟁을 벌이고, 이 중 이용자에게 가장 큰 지지를 얻는 서비스를 통합 이후 핀테크 등으로 보완할 것이다. 모바일 간편결제를 쓸 수 있는 회사도 늘려갈 것이다."

"(이데자와) 단순히 두 서비스를 통합하는 것으로는 큰 효과를 얻을 수 없다. 지금까지 없던 새로운 서비스를 폭발적으로 펼쳐 나갈 수 있느냐가 중요하며 여기에 도전하고 싶다."

Q. GAFA(구글, 아마존, 페이스북, 애플)와 BAT(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등 미국·중국 기업에 대한 위협을 언급했다. 어떤 점에서 문제를 느꼈나. 또 R&D 예산 규모에도 차이가 있는데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울 것인가.

"(카와베) GAFA의 최대의 장점은 바로 이용자가 지지하는 서비스라는 점이다. 일본에서 이들 회사를 뛰어넘을 수 있는 기업이 나오리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용자들이 이들 기업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가운데, 일본산 AI나 서비스를 또 하나의 선택지로 제공하고 싶다. 외국 기업은 일본이 직면한 과제에 맞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못한다. 또 수집한 데이터를 일본 국내에서 관리하며, 이용자들에게 동의를 얻을 것이다."

"(이데자와) 인터넷 서비스는 집약적인 모델이며 데이터와 인재, 돈이 집중되는 불가역적인 구조다. 다른 산업보다 특히 이런 흐름이 심하다. 그것이 가장 큰 위험이다. 눈치챈 타이밍에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다는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인터넷 비즈니스의 무서운 점이다."

Q. 일본 내외 여러 인터넷 기업들과 경쟁하겠다는 것인가, 협력하겠다는 것인가.

카와베·이데자와 대표는 통합 후 일본 및 아시아 각국 인터넷 기업과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사진=CNET Japan)

"(카와베) 협업이다. 두 회사 모두 IT 회사, 비 IT 회사와 협력하고 있다.""(이데자와) 일본 뿐만 아니라 아시아에도 진출해 있어 여러 파트너사와 함께 더 큰 승부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

Q. 야후와 라인 모두 뉴스 서비스 점유율이 높고 영향력도 크다. 통합시에는 이용자 수나 PV 면에서 커질 것인데 통합 이후 양 서비스의 방향은.

"(카와베) 모든 서비스의 향후 방향은 통합이 완전히 이뤄진 후 고민할 것이다. 현 시점에서 정해진 방침은 없다. 그러나 역대 야후 뉴스 서비스를 가장 길게 담당했던 사람으로서, 통합 이후의 뉴스 서비스가 일본의 저널리즘이 보다 건전하게 발전하는 장으로서 공헌해 주기를 기대한다."

Q. 프레젠테이션 중 '네이버가 양보했다'는 의미의 발언이 있었다. 어떤 의미인가.

"(이데자와) 네이버 측의 대응에 대해서는 생략하겠다. 다만 네이버는 라인 서비스의 미래 ,혹은 일본, 더 나아가 아시아 인터넷의 장래를 생각하는 회사다. 최초에 보고했을 때도 '착실히 검토하라'는 말이 있었다. 네이버와 소프트뱅크 모두 큰 결단을 내렸다. 야후와 라인 역시 마찬가지다. 네이버는 매우 지원적(supportive)이었다."

"(카와베) 라인이 네이버 연결회사를 벗어나며 지분은 크게 줄어든다. 그만큼 우리들이 라인의 기업 가치를 높여서 이전보다 만족스럽게 해야 한다. 그것이 네이버 주주에게도 우리가 가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Q. 클로바 AI나 각종 서비스를 네이버와 공동 개발하는 안건도 있는데 협력을 지속하는가.

"(이데자와) 앞으로도 계속할 것이다. 단 구체적인 내용은 통합 이후에나 설명할 수 있다."

Q. 현재 야후가 쓰는 검색엔진은 구글인데 이것을 네이버 검색엔진으로 바꿀 것인가.

Z홀딩스와 라인은 일본과 아시아를 넘어 세계를 이끄는 AI 기술 기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사진=CNET Japan)

"(카와베) 검색 역시 서비스며, 완전 통합 이후 고려할 사안이다. 단, 현재 구글과 파트너십은 매우 양호하다."

Q. 현재 라인의 삼각 대표 체제는 어떻게 되는가.

"(이데자와) 3인 대표 체제에는 변함이 없다. 제품 위원회에도 세 명이 함께 참여한다."

Q. 라인이 소프트뱅크 그룹에 흡수된다는 견해도 있다. 기존에 지녔던 '라인의 정체성'을 어떻게 보장할 것인가.

"(이데자와)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제품 위원회나 CPO 등 제도가 있다. 물론 두 회사가 합쳐지기 때문에 전혀 변화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저 자신이 라이브도어에 있다 NHN으로 이적했으며, 카와베씨도 운영한 회사를 야후에 매각한 경험이 있다. 모두가 노력해 나갈 문제다."

Q. 앞으로 글로벌 사업을 어떻게 진행할 것인가.

"(이데자와) 양사가 일본 내에서 이용자에게 확실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통해 지지를 얻고, 그것을 라인이 강세인 국가 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 펼치는 것이 우리들의 전략이다. 단 그것이 라인 앱일 수도 있고, 다른 서비스일 수도 있다. 통합 이후 투자 규모가 늘어나며 에전에 불가능했던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Q. 현재 악화된 한일 관계가 경쟁 당국의 기업간 결합 심사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카와베) 기본합의서 체결 이전 여러 분석을 거쳤지만 그런 염려는 없다고 본다."

Q. 라인 페이 서비스로 인한 적자가 지속된 것이 경영 통합의 계기인가.

"(이데자와) 개별적인 사안보다는 전체적인 관점에서 손을 써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카와베) 현재 세계 인터넷 환경은 미국계, 중국계 기술 기업으로 집약되고 있다. 최근 1년간 일본 내에서 디지털 IT화가 진행되지 않는다는 문제를 양사 모두 인식했고, 손을 잡자는 것이 변화의 동기였다."

Q. 서비스 통합의 기준은?

"(카와베) 이용자 우선이다. 인터넷 업계는 이용자를 우선하지 않으면 순식간에 망한다. 통합 역시 서비스 편의성을 해쳐서는 안 된다."

Q. 양사의 경영통합 이후 어떤 이득이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려달라.

"(카와베) 양사의 서비스는 많은 이용자를 확보했지만 이용 편의성은 단절돼 있다. 매끄럽게 서비스를 연동할 예정이다. 손 회장 역시 '양사가 힘을 합쳐 지금까지 해결하지 못했던 큰 과제를 해결하지 못하면 통합의 의미가 없다'고 했다. 특히 재해 관련 분야에서 두 회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을 것이라고 본다."

Q. 앞으로 서비스에 대해 통합 이후 이야기한다고 했는데, 이 통합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을 우려도 있다.

양사는 통합 실현 이전까지 각자 최상의 서비스를 만들어 선의의 경쟁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사진=CNET Japan)

"(카와베) 각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심사 등이 있다. 우리는 심사를 받는 입장이며 여기에 대해 예단하기 어렵다. 심사에 적극 협력할 것이다."

Q. 가장 큰 시너지 효과를 얻으려면 페이페이와 라인페이가 결합해야 한다고 본다. 장래 모습은 어떤가.

"(카와베) 두 서비스의 향후 계획 역시 통합 후 검토한다. 올해 일본 정부가 현금 없는 사회(캐시리스)를 추진하지만 우리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실제로는 현금 결제가 70%, 비현금 결제가 30%다. 그 중에서도 신용카드 결제액이 압도적으로 크고 그 다음이 선불식 전자 화폐다. 페이페이와 라인페이 등 모바일 결제는 3-5% 가량이다. 앞으로 좀 더 노력해 다듬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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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통합까지 앞으로 1년이 남았는데 그동안 무엇을 할 것인가.

"(카와베) 각종 심사, 절차 등을 거쳐 최종 통합 이전까지는 야후와 라인 모두 별개 회사다. 나는 오늘도 야후 사원들에게 '라인과 좋은 서비스로 1년간 승부하자'고 말하고 왔다. 통합 관련 팀은 통합을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자주 만나 대등한 관계로 팀웍을 구축할 것이다.""(이데자와) 나도 라인 직원들에게 똑같은 말을 하고 왔다. 앞으로 1년간 보다 좋은 서비스를 만들고 이용자의 평가를 받아서, 통합 전까지 성장하는 것 이외에는 달리 할 일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