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SKT·KT에 "화웨이 장비 도입 말라" 요청

백도어 통한 정보 탈취 우려 제시…LG유플러스는 배제

방송/통신입력 :2019/11/08 10:53    수정: 2019/11/10 18:03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이 SK텔레콤과 KT에게 화웨이 산 통신장비 도입 금지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방문 중인 키이스 크라크 미국 국무부 경제차관은 지난 7일 오후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만찬 자리에서 황창규 KT 회장과 SK텔레콤 관계자에게 이 같은 뜻을 전달했다.

크라크 차관은 양사에 화웨이 통신 장비를 통한 정보 탈취 우려가 있다는 점과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면 민감한 군사 정보를 공유할 수 없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황창규 KT 회장이 5G 기지국을 점검하고 있다.(사진=KT)

이는 내년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예측되는 28GHz 대역 기지국 장비 도입을 앞두고 중국 통신장비 제작업체인 화웨이가 주요 납품 후보사로 꼽히면서, 이를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앞서 미국은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요청에 따라 해외 각 지역에 구축한 통신장비에 백도어를 설치, 민감한 정보를 탈취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의 ‘반 화웨이’ 전략은 유럽·일본·호주 등 미국에 우호적인 국가를 대상으로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 거부를 종용하는 움직임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화웨이는 “미국에서 제기하는 백도어 이슈는 근거 없는 오보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정보보안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한 바 없다”며 “어떤 국가의 정부에서든 통신장비 보안에 대해 원하는 자료가 있다면 얼마든지 제공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리 정부도 화웨이 장비의 정보 탈취 우려를 즉각적인 위험으로 받아들이고 있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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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화웨이 장비에 대한) 보안 우려는 현재 뚜렷한 문제가 드러나지 않았다”며 “정부는 5G 보안협의체 통해서 모든 장비의 보안을 확보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한편, 이날 키이스 크라크 경제부 차관이 참여한 만찬에 LG유플러스는 참석하지 않았다. LG유플러스는 이미 화웨이 장비를 도입해 사용 중이다. 다만 미국의 요청에 따라 수도권 내 미군기지 주변은 화웨이가 아닌 다른 회사의 장비를 도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