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처럼 쓸 수 있는 '포인트'...매력적인 3인방

하나금융·롯데·네이버, 기업은 마케팅 소비자는 혜택

금융입력 :2019/11/05 16:30    수정: 2019/11/05 16:30

'잘 키운 포인트 현금 부럽지 않다.'

최근 들어 선불 결제와 동시에 모아놓은 포인트를 은행 자동화기기(ATM)에서 현금으로 뽑을 수 있게 되면서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금융업계에서도 포인트를 마케팅 차별화로 내세우고 있다. 회사 서비스를 사용하면 포인트를 지급하고, 이 포인트를 현금처럼 쓸 수 있게 하면서 고객을 묶어두고 유치하는 것이다.

출시 4주년을 맞은 하나금융지주의 '하나머니' 부터 2006년 출시한 롯데 통합 포인트인 '엘포인트(L.Point)', 30만 온라인 가맹점서 쓸 수 있는 '네이버포인트'까지.

금융과 유통, ICT 업체서 탄생해 많은 이들의 선택을 받고 있는 포인트 3인방을 살펴봤다.

■ 하나머니, 해외 송금 및 결제 힘 싣는다

하나머니

하나금융지주는 하나금융 6개 자회사와 다양한 제휴처에서 포인트 '하나머니'를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4일 기준으로 하나머니 누적 사용 건수는 9천800만건이다. 2016년 연간 누적 사용 건은 1천만건이었지만, 2019년 10월엔 이보다 3배 늘어난 약 3천만건으로 집계됐다. 연간 사용 금액도 증가했다. 2016년 연간 누적 사용 금액은 약 650억원이었지만, 올해 10월 기준으로는 1천900억원이 이용됐다.

하나머니는 하나카드의 오프라인 가맹점에서 쓸 수 있고 세금 납부 등 다양한 금융서비스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항공사 마일리지나 뷰티 포인트 등 타 유통사들의 포인트로도 교환할 수 있다. 실제 지난 7월 기준 하나머니는 지방세 납부와 다른 마일리지와의 맞교환, 하나머니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하나멤버스' 내에서 제공 중인 서비스를 구입하기 위해 쓴 경우가 가장 많았다.

현재 하나멤버스의 가입객은 1천만명이지만 이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점쳐진다. 해외서도 환전없이 쓸 수 있는 하나금융의 '쥐엘엔(GLN) 머니'와 하나머니 간 교환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현재 대만과 태국에서는 GLN머니를 현지 현금처럼 쓸 수 있다.

하나멤버스 이일남 멤버십마케팅부 팀장은 "하나머니를 마일리지나 포인트를 교환할 수 있는 교환처를 확대해 기본적인 인지도를 제고하고, 편의성 면에서 하나머니는 다른 금융사들의 통합 포인트에 비해 경쟁력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또 "해외 소액 송금과 해외 결제 제휴처 확대 등으로 하나머니의 해외 사용 쓰임처를 넓히는 데 촛점을 맞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 롯데 엘포인트, 온라인 사용처 더 늘린다

롯데카드와 롯데백화점·롯데마트·롯데슈퍼·롯데닷컴의 5개사 통합 포인트 제도로 2006년 탄생한 '롯데멤버스'는 롯데시네마·롯데월드·롯데호텔·세븐일레븐 등 14개사로 제휴사를 확대했다. 롯데멤버스는 2015년 엘포인트로 개편됐다. 올해 기준으로 엘포인트를 사용하는 회원 수는 3천970만명이다. 개편 직후 3천330만명이었던 가입자가 600만명 정도 늘어났다.

엘포인트

엘포인트를 주관하는 롯데멤버스도 해외 제휴 확대에 공을 기울이고 있다. 2016년 베트남에서 엘포인트를 론칭한데 이어, 외국인 회원 전용 카드도 출시했다. 2017년과 2019년에는 베트남 국영 통신 기업 '비나 폰'과 일본 통신사 '엔티티 도코모'와 각 통신사의 포인트를 엘포인트로 호환하는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

엘포인트는 간편결제 '엘페이'와 연동을 강화하고, 온라인 사용처를 확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엘페이로 결제하면 엘포인트를 자동으로 적립해주고 적립률도 최대 10배로 확대하며 고객 유인에 나서고 있다.

롯데멤버스 관계자는 "엘포인트를 생활 밀착 서비스로 포지셔닝할 예정"이라며 "현재도 용돈, 축의금, 세뱃돈 등을 엘포인트로 선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2020년 롯데 통합 앱 '롯데 온'에서 연계해 쓸 수 있는 규모를 늘려나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 네이버페이서 이제는 포인트 충전·결제로

네이버 포인트는 현금을 충전한 후, 네이버와 제휴한 곳에서 '네이버 페이'로 사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하나머니와 엘포인트의 성격을 모두 띄고 있다. 미리 충전해 둬야 현금처럼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불편할 수 있지만, 네이버는 추가 적립과 동시에 네이버페이의 온라인 가맹점이 많다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현재 네이버페이의 가맹점 수는 약 30만개 이상이다.

네이버페이

지난 1월부터 포인트 플러스가 표기된 상품을 구매하고 일정 결제 실적을 달성하면 1%를 추가 적립해주고, 네이버페이 연동 계좌로 5만원 이상 충전 시 2%를 추가 적립해주고 있다. 네이버페이로 구매하기만 해도 구매액의 1%를 포인트로 적립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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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 결제 외에도 개인 간 송금도 가능하고 네이버페이로 결제한 물건이나 서비스에 대해 반품하거나 교환하는 절차도 다소 쉬워 이용자들의 선택을 받고 있다. 네이버가 밝힌 올해 2분기 기준 네이버버페이 사용자는 약 3천만명, 월 결제자 수도 1천만명 이상이다. 네이버페이 결제액은 3분기 기준 4조원으로 집계됐다.

네이버가 네이버파이낸셜을 분사하면서, 네이버페이와 포인트 연계성이 더욱 강화될 예정이다. 네이버페이의 사용처를 확대, 네이버 내에서 쓸 수 있는 포인트를 지급해 고객 경험을 네이버 안에서 이뤄지게 한다는 전략이다. 네이버 측은 지난 3분기 실적 발표 당시 "온·오프라인 결제처를 확대하고, 이를 기반으로 송금 시장에서도 네이버페이 사용 규모를 성장시켜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