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AI 투자 성과…광고·쇼핑·콘텐츠 '훨훨'

매출 늘며 수익성 개선...영업이익률 4.3%p 높아져

인터넷입력 :2019/10/31 13:48    수정: 2019/10/31 15:33

네이버가 하락 추세였던 영업이익을 8분기만에 다시 끌어올렸다.

라인 적자 폭을 줄인 것이 큰 요인으로 작용했지만, 미래를 위해 지난 몇 년간 투자했던 인공지능(AI) 기술이 빛을 봤다. AI를 적용한 광고와 콘텐츠, 쇼핑 등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냈으며, 앞으로 글로벌 기술 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분명히 했다.

31일 네이버는 올해 3분기 매출 1조6천648억원, 영업이익 2천21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9.1% 증가, 8.9%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12.1%로 전년 동기 대비 3.7%p 떨어졌지만, 전 분기 대비로는 4.3%p 상승했다.

■ AI 투자 성과 가시화...서비스 경쟁력 '굳건'

3분기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각 사업부문별로도 고른 성장세를 보였다. 광고 부문은 모바일 광고 인벤토리 증가와 상품성 개선에 힘입어 전년동기 대비 12.2% 증가한 1천527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네이버는 당장 카카오톡 채팅목록 광고인 카카오톡 비즈보드(톡보드)의 영향은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광고 매출을 지키기 위해 네이버 모바일 광고 상품을 강화하고, 여러 신규 상품을 선보이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비즈니스플랫폼의 경우 전년동기 대비 17.3% 증가해 매출 7천19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AI기술을 활용한 검색 고도화와 광고 상품 품질 개선, 쇼핑검색광고의 성장 덕으로 분석됐다.

네이버는 앞으로도 데이터 커머스를 기반으로 AI 추천 강화,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력을 확대하며, 쇼핑의 경쟁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IT플랫폼은 네이버페이 결제액 성장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2% 성장한 1천163억원을, 콘텐츠서비스는 웹툰 성장세로 전년동기 대비 64.1% 성장한 545억원을 기록했다.

라인 및 기타플랫폼은 전년동기 대비 18.7% 증가한 6천220억원을 기록했다.

한성숙 대표는 “네이버가 투자한 AI 기술은 광고 최적화, 상품 및 콘텐츠 추천, 사업자 및 창작자 지원 등 네이버 사업에서 전방위적으로 활용되며 실질적인 성과와 서비스 경쟁력으로도 발현되고 있다"고 말했다.

네이버 2019년 3분기 실적

■ 네이버페이 결재액 4조원 돌파…웹툰·클라우드도 성장 지속

특히 네이버페이와 콘텐츠는 두드러진 성장을 보이며 네이버 실적에서 효자 역할을 했다.

네이버페이 결재액은 쇼핑 성장으로 4조원을 돌파했고, 지난 9월에 출시한 QR코드 기반 테이블주문을 통해 거래액을 더욱 늘릴 계획이다.

웹툰은 북미 MAU 900만명을 돌파하고, 글로벌에서는 6천만명을 기록하는 등 꾸준한 성장을 보이고 있다. 네이버가 웹툰 콘텐츠에 꾸준하게 투자한 결과, 국내에선 이미 BEP(손익분기점)를 넘겼다.

한성숙 대표는 컨퍼런스콜에서 "네이버쇼핑에 도입한 에이아이템즈가 판매자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사용자에겐 만족감을 주고 있다"며 "개인화된 쇼핑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AI적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콘텐츠 사업을 글로벌로 더 확대할 계획"이라면서 "거래액도 전년 대비 두 배 성장하고, 수익성도 확대되고 있다. 잠재 이용자가 커지고, 수익모델을 다양하게 적용하고 있어 글로벌 매출도 늘어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네이버는 콘텐츠에 이어 차세대 동력으로 클라우드를 꼽았다. B2B(기업 대 기업 비즈니스) 영역인 클라우드 서비스는 3분기 매출이 전년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네이버는 클라우드에 음성인식, 챗봇 등 AI 서비스를 함께 묶은 상품을 공급함으로써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분야에서 B2B 사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한 대표는 “서치앤클로바는 최근 우리은행, 국민은행에 이어 신한은행과의 MOU 체결로 국내 3대 은행에 AI 서비스를 제공하게 됐다”며 “비대면 본인인증, 24시간 고객상담 등 다양한 금융업무를 효율화할 수 있도록 클라우드와 결합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0월에는 웅진씽크빅에 음성인식, 챗봇 등을 활용해 교육 서비스 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면서 “앞으로 내부 기술을 활용해 금융, 교육, 헬스케어 등 다양한 산업으로 B2B 영역을 개척하겠다”고 강조했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

■ 네이버파이낸셜 분사…맞춤형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

컨퍼런스콜에서 11월 1일 분사할 네이버파이낸셜에 대한 언급도 있었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네이버에서 사업하는 상품판매자와 소비자를 네이버파이낸셜 금융서비스로 유도하고, 맞춤형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네이버만이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최인혁 최고운영책임자는 "금융 관여도가 높은 트래픽을 이용해 금융 이용자를 빠르게 확대시킬 것"이라며 "신용카드와 예적금 추천 서비스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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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내년에는 네이버 통장을 출시하고 금융사업을 확대시킬 교두보를 마련하겠다"면서 "일반 이용자가 적은 금액으로 할 수 있는 주식이나 보험 등 금융상품 출시도 검토하고 있으며, 네이버페이 결제 강점을 활용한 후불결제 서비스도 고려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성숙 대표는 "이번 DEVIEW(데뷰)에서 선언한 ‘글로벌 AI 연구 벨트’ 구축 등을 통해 앞으로도 AI와 로봇에 지속적으로 투자하며 미래 기술의 융합을 통해 차별화된 가치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