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카카오 지분 맞교환...시너지 얼마나 낼까

경쟁 관계에서 혈맹으로...제휴 사업 전방위로 확대

방송/통신입력 :2019/10/28 11:40    수정: 2019/10/29 14:24

통신 1위 SK텔레콤과 국민 메신저 카카오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해 혈맹을 맺었다. 경쟁 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단순 파트너십 관계를 넘어서기 위해 각자의 지분을 교환하고, 양사 간 시너지 협의체도 신설했다.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이동통신사와 ICT 플랫폼 회사 간에 인수합병 논의 없이 지분까지 교환하면서 전략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28일 SK텔레콤은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키로 했다. 카카오는 SK텔레콤의 주식을 취득키로 했다. 이를 통해 SK텔레콤은 카카오 지분 2.53%, 카카오는 SK텔레콤 지분 1.57%를 보유하게 된다.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왼쪽)과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 전방위 협력 사업 확대

지분 교환에 이르는 파트너십 구축은 단순 양해각서 체결을 통한 단일 사업의 협력 수준을 넘어선다. 두 회사가 가진 역량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분은 새롭게 찾아내 힘을 더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협력 사업 논의가 합의된 사항 외에 추가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뜻이다.

때문에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논의를 진행 중인 협력 사안 외에도 추가적으로 힘을 모을 수 있는 지점을 찾기 위해 시너지 협의체 조직도 새롭게 만들었다. 시너지 협의체에는 유영상 SK텔레콤 MNO사업부장,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직접 참여한다.

우선적인 협력 분야로는 통신, 커머스, 디지털콘텐츠, 미래ICT 등을 꼽았다.

통신 분야에서는 SK텔레콤과 카카오톡의 서비스 역량을 결합해 고객 경험을 혁신할 계획이다. 커머스 분야에서는 새로운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에서는 SK텔레콤의 미디어 플랫폼과 카카오가 보유한 IP(지식 재산권) 및 콘텐츠 제작 역량을 결합키로 했다. 미래 ICT 분야에서는 AI, IoT, 금융 등 영역에서 양사의 기술 및 서비스 간 중장기적인 협력을 추진하기로 했다.

■ 어떤 서비스부터 힘 모을까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SK텔레콤과 카카오가 발표한 협력 분야로 일부 내용이 가늠된다.

우선 통신분야에서 SK텔레콤의 고객서비스가 카카오톡 메신저 앱으로 확장될 것으로 보인다. 음성통화와 문자 등의 기본적인 네트워크 활용 서비스 외에도 고객 상담 등이 카카오톡 메신저를 활용해 챗봇 수준으로 진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나아가 서비스 개통까지도 가능할 수 있다.

5G 네트워크의 장점을 활용한 메신저 서비스를 만드는데 두 회사가 힘을 모을 수도 있다.

커머스 분야는 두 회사의 협력 관계에 따른 시너지가 가장 클 것으로 기대되는 부분이다.

SK텔레콤은 오픈마켓 11번가를 통해 온라인 커머스 사업을, 카카오톡은 메신저 앱 내 선물하기 등의 서비스로 커머스 사업을 가지고 있다. 양사 모두 커머스 사업을 하지만 경쟁 관계에 있지는 않다.

이에 따라 카카오톡 선물하기에서 11번가 상품을 직접 연계하는 서비스나 반대로 11번가 플랫폼에서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이어지는 기능적인 연계는 충분히 예상 가능한 분야다.

디지털 콘텐츠 분야도 시너지 효과가 큰 기대를 받고 있다.

SK텔레콤은 IPTV나 OTT 서비스 웨이브 외에도 현재 합병을 추진하고 있는 케이블TV 플랫폼을 더할 경우 900만 가입자를 거느린 대형 플랫폼이다. 카카오는 웹툰, 웹소설에 이어 지식재산권을 활용한 영화화 사업에도 나서고 있고, 제작 역량도 키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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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 900만 가입자 플랫폼과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묶여 SK텔레콤과 카카오가 상호 보완적인 관계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밖에 미래 ICT 분야는 주로 연구개발(R&D) 영역에 초점이 맞춰진다. 인공지능이나 사물인터넷 등의 개별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공동연구부터 공동투자까지 나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