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 KB국민銀 "알뜰폰서 수익 안내…금융소외계층 상품 예정"

12월 중순 대고객 '리브모바일' 본격 시작

금융입력 :2019/10/28 11:42    수정: 2019/10/28 12:02

KB국민은행 허인 행장이 KB국민은행 가상이동통신망(MVNO) 사업 '리브모바일(리브엠·Liiv M)'에 대해 기존 알뜰폰 시장을 교란하거나 고객 유치를 위해 가입 실적을 강요하는 영업행태를 근절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 통신데이터를 활용해 금융 소외 계층에 적합한 상품을 내놔 혁신적인 금융 서비스를 제공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28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리브엠 소개 기자간담회 직후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 허인 KB국민은행장은 "통신에서 나오는 이익은 전적으로 고객에게 돌려드린다는 가정을 기본으로 하고 출발할 것"이라며 "통신으로 이익을 낸다는 생각은 고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금융과 통신의 결합으로 요금제가 구성된 만큼 '꺾기(구속성 예금 가입)'로 통신 가입이 비춰질 수 있다는 우려에 "가입 강요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 부분이며 영업점 관여도를 높이긴 하겠지만 과거 전형적인 금융상품 판매처럼 (직원들에게)달성률을 체크하거나 목표를 제시한다는 것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 허인 은행장은 "초기에 많이 팔기 위한 노력은 생각하지 않고 있지만, 고객들에게 알려드릴 수 있는 마케팅은 일정 수준 진행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28일 서울 중구 장충단로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KB국민은행의 알뜰폰 '리브엠' 간담회에서 관계자들이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허인 은행장은 가입 수요 예측에 대해 "첫 해에는 투자 비용이 많으니 통신비에서 많은 손실을 볼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면서 "통신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익을 고객에게 더 돌려드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과 통신 결합, 금융혁신서비스 제공 차원에서 최소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가 유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KB국민은행은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씬 파일러(금융데이터가 없는 주부·청년학생 등을 통칭하는 단어)'를 대상으로 한 금융서비스를 기획 중이라고 전했다. KB국민은행 한동환 디지털금융그룹 대표(전무)는 "금융권의 제일 큰 문제는 씬 파일러다. 소득 등의 데이터가 없는데 어떻게 금융서비스를 해야하는지가 고민인 것이라며 "스위치 요금을 소개 영상에 제시했는데 이를 통해 데이터를 확보해 씬 파일러에게 대출 상품을 공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스위치 요금제는 20대에게 제공되는 요금제로 학생과 휴학생, 군인, 취업준비생 등 다양한 사회적 지위에 맞춰 요금제를 손쉽게 바꿀 수 있도록 만든 것이다. 아직 요금제 인가를 받은 것은 아니며 이를 통해 20대들의 데이터를 수집해 맞춤 금융 상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것이 은행 측 전략이다.

리브엠 대고객 서비스 제공 지연에 대해 허인 행장은 "금융위원회의 규제 샌드박스 허용이 4월 17일이었고, 6개월 간 숨가쁘게 달려왔지만 통신은 처음하는 일인만큼 6개월도 만만치 않은 기간이었다"며 "금융보다 전문성을 갖기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진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KB금융지주 윤종규 회장도 "금융 전문성을 살려서 통신사의 불평 지점(페인 포인트)를 해소하고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면서도 "아무래도 통신 관련 경험이 부족하다보니 앞으로도 보완해야 할 점이 다소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KB국민은행은 29일부터 국민은행 등의 직원을 대상으로 패밀리 오픈을, 11월 4일에는 일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베타 오픈', 12월 중순부터 KB국민은행 전고객을 대상으로 '그랜드 오픈'을 할 예정이다.

28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에서 열린 KB국민은행 알뜰폰 '리브엠' 공개 행사에 참석한 관계자들.(사진=지디넷코리아)

허인 행장은 KB국민은행의 알뜰폰 시장 진출이 자칫 기존 플레이어의 범위를 침범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당부도 전했다. 허 행장은 "기존 알뜰폰 사업자의 사업을 곤란하게 하거나 힘들게 하면서 우리 사업을 하려고 하진 않는다"며 "기존 알뜰폰 사업자의 고객을 모셔오려는 목표보다는 대형 통신사업자의 고객을 모셨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KB국민은행 리브엠의 개요와 사업 방향 등도 일부 공개됐다.

통신망은 엘지유플러스(LG U+)를 이용하며, LTE 요금제와 5G 요금제를 선보인다. LTE 요금은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고객이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으며, 5G 요금은 월 데이터 제공량이 9GB인 '5G 라이트'와 180GB인 '5G 스페셜'로 나뉜다.

모든 요금제는 약정이 없는 '무약정'이며, KB국민은행과 카드 사용에 따라 최대 월 3만7천원을 할인받을 수 있다. ▲월 11G를 제공하는 LTE 요금제는 할인을 모두 받으면 월 7천원 ▲5G라이트는 월 7천원 ▲5G스페셜은 월 2만9천원에 쓸 수 있다는 게 KB국민은행 측 설명이다.

관련기사

모바일 웹 페이지에서 가입을 신청한 후, 유심을 받고 휴대전화에 장착하면 사용이 바로 가능하다. 유심에는 KB금융지주의 거래를 용이하게 할 수 있는 'KB모바일인증서'가 저장돼 있다.

KB국민은행은 제조사와 제휴해 LTE와 5G를 이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도 판매한다. 현재 논의된 제조사는 삼성전자로 기종은 ▲갤럭시 노트10 ▲갤럭시 노트10+ ▲갤럭시S10 ▲갤럭시A90 ▲갤럭시A50 등이다. 기존 대형 통신사들의 약정 할인 등을 고려해 KB국민은행은 완전 자급제 폰의 할인 범위를 출고가에서 25% 가량을 할인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