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서비스·데이터 '완전 경쟁시대' 개막

[오픈뱅킹 시범운영 D-7 (하)] "'은행 사라지고 은행업무만 남아"

금융입력 :2019/10/23 16:04

송금 이체 결제의 완전 자유경쟁시대가 도래한다. 은행 간은 물론이고 핀테크까지 오픈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프로그래밍(API)을 통해 송금 이체 조회 업무가 벽 없이 가능해지는 '오픈뱅킹' 시대가 온다.

오는 30일 국내 18개 은행 오픈뱅킹 시범 운영이 진행될 예정이다. 올해 말부터는 은행권 뿐 아니라 핀테크 업체들도 오픈뱅킹(공동 결제)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뱅킹 시대는 금융소비자의 삶, 은행과 핀테크 업체를 어떻게 바꿔놓을지 두 편에 걸쳐 살펴본다.

<글 싣는 순서>

(상) 은행 위기와 기회 '동시에'

(하) 금융서비스 '완전 경쟁 시대' 개막

올해 말부터 은행은 물론이고 모든 핀테크 업체도 오픈뱅킹 시스템을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오픈뱅킹의 본격적인 시행은 단순히 A은행에서 B은행의 계좌를 이용할 수 있다거나, 핀테크 업체서 국내 18개 은행의 계좌 조회와 이체를 할 수 있는 수준에 머무르지 않는다. 금융 결제 분야 사업을 세분화하고 그간 은행이 독점 보유했던 금융 거래 데이터를 다룰 수 있는 업체가 확대된다는 데 의의가 있다. 명실상부한 금융 서비스 '완전 자유 경쟁' 시대가 되는 것이다.

지난 8월 29일까지 금융결제원에 오픈뱅킹 이용 신청을 한 핀테크 업체는 78개다. 주요 사전 신청 핀테크 기업으로 핀크·레이니스트·쿠콘·롯데멤버스·신세계아이앤씨·비바리퍼블리카·디셈버앤컴퍼니·한국전자영수증 등이 포함됐다. 오픈뱅킹 시스템 구축을 도맡은 금융결제원은 신청 예정 기업으로 네이버페이·SK플래닛·LG CNS 등도 꼽았다.

핀테크 업체와 전자금융업자·전자금융보조업자들은 오픈뱅킹시스템을 통해 출금과 입금 이체 정보를 은행으로부터 받을 수 있다. 제휴 없이도 18개 은행의 거래 정보를 오픈 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API)를 통해 받을 수 있어 핀테크 업체들은 사업에 활기를 띌 수 있을 거로 예측한다. 또 수수료도 과거 대비 10분의 1수준으로 확 줄어들어, 수익면에서도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

반면 은행은 보유한 데이터로 차별화된 금융서비스를 내놓지 못할 경우, 사용자 환경과 인터페이스가 간편하고 대형 플랫폼화로 자리잡은 몇몇 핀테크 업체에 밀릴 수 있다. 특히 추후 핀테크 업체가 은행 API가 아닌 금융결제망에 직접 참가할 수 있는 시점엔 금융서비스 플레이어의 지위도 변할 것으로 점쳐진다.

이미 금융당국은 연관 부처들과 일정한 자격을 갖춘 핀테크 결제 사업자가 금융결제망에 직접 참가해 독자적으로 자금 이체를 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즉, 핀테크 업체에 차츰 결제망의 빗장을 낮추고 열어 결제 자금이 없어도 고객 요청만으로 결제(지급 지시 서비스업)할 수 있게 하거나, 은행 제휴없이도 핀테크 자체적으로 계좌를 발급하고 관리(종합 지급 결제업)할 수 있도록 소위 '스몰 뱅킹'의 출현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최종적으로 오픈뱅킹으로 '은행은 사라지지만 은행업무는 살아남는 시대'가 될 수 있다. 은행 업무를 은행보다 더 잘하는 핀테크라면, 고객의 선택을 받고 결국엔 방대한 고객 데이터를 축적 가능해진다. 축적된 데이터는 인공지능을 통해 개별 맞춤형 서비스 추천도 가능해진다. 핀테크들은 은행에 비해 전산시스템이 최신으로 구축되거나 가벼운 만큼 데이터 분석에도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토대로 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핀테크의 역할은 더 커질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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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픈뱅킹이란 ?

개별 은행끼리 별도로 제휴하지 않아도 표준화된 방식으로 자금 이체·조회 기능을 해줄 수 있는 시스템을 의미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