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오라클DB 떠났다

DB 7천500개·데이터 75PB AWS로 옮겨…'탈 오라클' 마무리

컴퓨팅입력 :2019/10/23 13:43

아마존이 소비자 비즈니스 부문 내외부 서비스 인프라에 쓰던 수천개 오라클 데이터베이스(DB)를 걷어내 '탈 오라클' 여정을 마무리했다. 인프라에 포함된 오라클DB 대부분을 아마존웹서비스(AWS) DB 서비스로 전환한 것이다.

AWS의 제프 바(Jeff Barr) 수석 에반젤리스트는 지난 15일 AWS 공식 블로그를 통해 아마존 본사가 수년에 걸쳐 내부 오라클DB를 AWS 클라우드 기반의 DB로 전환하는 작업을 수행해 왔으며, 이제 "아마존 소비자 비즈니스가 마지막 오라클DB의 전원을 방금 내렸다"고 밝혔다. 다만 엄밀히 말해 아마존의 기존 인프라에서 오라클DB를 완전히 제거한 것은 아니다. 바 에반젤리스트는 아마존 소비자 비즈니스의 오라클 DB 인프라 가운데 "오라클에 긴밀하게 연결돼 있는 일부 서드파티 애플리케이션이 있고 이들은 이전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아마존이 수천개 DB와 데이터 관리 환경을 오라클DB에서 아마존웹서비스의 여러 DB 서비스 기반으로 전환했다. [자료=아마존웹서비스]

그는 "수년간 우리는 레거시 오라클DB 수천대를 관리하고 확장하는 일에 너무 많은 시간을 써 왔음을 깨달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 DB관리자(DBA)가 고부가가치로 차별화하는 업무 대신, 서비스가 커지면서 늘어난 트랜잭션 및 전체 저장 데이터 규모에 단순히 대응하는 데 많은 시간을 쏟았다"며 "여기에는 복잡하고 비효율적인 하드웨어 프로비저닝, 라이선스 관리, 이밖에 현대적인 매니지드 DB 서비스로 처리하는 게 최선인 다른 문제를 다루는 시간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아마존 소비자 비즈니스는 대외 서비스와 내부 업무 시스템 등 100여개 팀을 동원해 오라클DB 이전 작업을 수행했다. 대외 서비스는 알렉사(Alexa), 아마존 프라임, 아마존 프라임 비디오, 아마존 프레시, 킨들, 아마존 뮤직, 오디블(Audible), 숍봅(Shopbop), 트위치, 자포스 등 브랜드를 포함한다. 내부 업무 시스템 부서 담당 영역은 애드테크, 아마존풀필먼트테크놀로지, 컨슈머페이먼트, 커스터머리턴, 카탈로그시스템, 딜리버익스피리언스, 디지털디바이스, 익스터널페이먼트, 파이낸스, 인포섹, 마켓플레이스, 오더링, 리테일시스템 등을 아우른다.

아마존은 약 7천500개 오라클DB에 저장된 내부 데이터 75페타바이트(PB)를 아마존 다이나모DB, 아마존 오로라, 아마존 관계형DB서비스(RDS), 아마존 레드시프트 등 여러 AWS DB 서비스로 옮겼다. 바 에반젤리스트는 DB를 이전하는 동안 결제, 카탈로그 관리, 배송준비, 정산, 비디오스트리밍 워크로드 등을 포함한 관련 서비스를 거의 또는 전혀 중단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인프라 전환에 따라 DB 비용을 할인가격 기준 60% 절감했고 소비자 대상 애플리케이션 지연시간을 40% 줄였으며 DBA 관리부담을 70% 감축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아마존이 오라클DB를 2020년 1분기까지 완전히 걷어낼 계획을 세웠다는 내용이 외부에 알려졌다. 지난해 8월초 이 소식이 나오자 오라클은 이튿날 이례적으로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아마존이 오라클DB와 소프트웨어에 6천만달러를 지불했다"면서 여전히 아마존이 오라클 기술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음을 우회적으로 표현했다. 래리 엘리슨 오라클 회장도 재작년 12월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아마존이 오라클DB에 수백만달러를 지불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데이터센터 인프라 시장에서 오라클DB의 입지에 의문을 품은 주주들을 안심시켰다.

실제 아마존의 '탈 오라클' 행보는 15년 전 시작됐고, 5년 전 가시화했다. 가시화 기점은 아마존에 IT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겸하는 AWS가 지난 2014년 11월 클라우드 관계형DB '오로라(Aurora)'를 출시할 때부터다. 오로라 개발 배경 자체가 오라클DB의 제약을 극복하려는 아마존의 자구책이었다는 게, 지난해 11월 AWS 리인벤트 기조연설에 나선 버너 보겔스 아마존닷컴 최고기술책임자(CTO)의 설명이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18년 11월 1일 아마존 인프라의 오라클 데이터웨어하우스(DW) 시스템이 AWS 레드시프트로 전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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