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원기 차관 "韓 블록체인 환경 어렵지만 정부가 지원"

[블록체인서울2019] "공공기관에도 도입…업계와 적극 협력"

컴퓨팅입력 :2019/10/17 12:34    수정: 2019/10/17 18:28

김민선, 권상희 기자

블록체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국 정부가 적극 나선 가운데, 우리 정부도 블록체인 강국으로 거듭나기 위해 산학협력과 전문가 양성에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혀 기대감을 모았다.

지디넷코리아(대표 김경묵) 주최 ‘블록체인 서울’ 컨퍼런스가 17일 행사 둘째 날을 맞은 가운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원기 제2차관은 환영사를 통해 “블록체인은 미래 우리 경제 사회에 영향을 미칠 10대 유망기술로 3년 연속 선정됐다(가트너 선정)”며 “독일 정부는 블록체인 전략을 발표하면서 신원인증, 물류 등에 접목한 파일럿 프로그램을 준비한 바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정부도 지난해 6월 블록체인 선도국가가 되기 위해 블록체인 발전 전략을 수립하고, 147억원을 투입해 블록체인 토양을 만들어가고 있다”면서 “통관, 축산물 이력 관리 등 공공분야에 블록체인을 선제적으로 도입해 활용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으며 올해는 시범사업을 12건 진행 중이다”고 덧붙였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민원기 제2차관이 17일 지디넷코리아 주최 '블록체인 서울 2019'에서 환영사를 발표하고 있다.

아울러 민 차관은 우리나라 블록체인 기술이 다른 기술 강국들에 비해 경쟁력은 뒤처지지만, 정부가 나서 블록체인 기술 발전에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마포에 블록체인 놀이터를 개소해 매년 1천여명의 블록체인 전문인을 양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고, 부산을 블록체인 규제자율지역으로도 지정했다”며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우리나라 블록체인 경쟁력은 선진국에 뒤처져 있고, 불확실한 규제 환경으로 인해 업계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는 공공기관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산업계, 학계와도 노력하겠다”면서 “이번 블록체인 서울 행사에서 미국, 싱가포르 등과도 의견을 공유해 미래를 함께 그리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후 진행된 부스투어에서 민 차관은 블록체인 기술을 응용해서 만들어진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민 차관은 더블유테크, 한국전자투표, LG CNS, 롯데정보통신,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KT, ZAB 등 부스를 방문했다.

더블유테크는 자사의 블록체인 프로젝트 더블유플러스를 통한 암호화폐 지갑과 간편결제 서비스 더블유페이를 선보였다. 향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다양한 금융 서비스를 결합해 종합적인 크립토 파이낸스 서비스 플랫폼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목표다.

한국전자투표는 지난해 과기정통부의 블록체인 시범사업에 참여했던 결과를 바탕으로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 기술을 발표했다. 실제 한국전자투표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며, 한국토지주택공사와 SK텔레콤 등에서 서비스를 도입했다.

민 차관은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는 해외에서도 관심이 높아 여러 나라에서 도입하는 추세"라며 "지난해 잘된 사업이기 때문에 해외 사업에도 관심을 더 많이 가지길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LG CNS는 지난해 출시한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 '모나체인'을 공개했다. 신뢰 기반 데이터 공유라는 블록체인의 가치를 확산할 수 있도록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마곡사이언스파크 내에서 KB국민은행과 함께 협업해 커뮤니티화폐를 제공하고, 전남도청의 농산물이력관리서비스를 제공하는 등 관련 서비스도 활발하게 제공하고 있다. 민 차관은 "커뮤니티화폐야말로 블록체인 기술의 대표적인 사례라고 볼 수 있으니 꼭 성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이력관리 또한 블록체인이 매우 잘 쓰일 수 있는 분야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롯데정보통신은 블록체인 플랫폼과 문서공증서비스, 블록체인 기반 축산물 및 화학물 유통 관련 기술을 발표했다. 정부에서 제공하는 기존 축산물 유통 제도는 소비자들이 원하는 유통 쪽보다는 생산자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롯데정보통신은 이를 기반으로 마트에서 소비자들이 믿고 구매할 수 있도록 유통 중심으로 정보를 제공한다. 화학물의 경우에도 공정상 나오는 부산물들을 불법유통할 수 없도록 사물인터넷(IoT) 플랫폼과 블록체인을 결합해 정확하게 추적 및 관리할 수 있도록 했다.

IITP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블록체인 등 다양한 분야의 기술개발 표준화 인력 양성을 추진한다. 그 중에서도 이노베이션 아카데미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 중이다. 민 차관은 "정책의 화룡점정이 이노베이션 아카데미"라며 "인력 양성이 기술 개발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니 사명감을 가지고 진행해달라"고 부탁했다. ETRI는 사업화가 유망하다고 생각하는 기술들을 선발해 사업화를 지원한다. 그 중에서도 블록체인 분산합의 알고리즘(PON) 기술에 큰 관심이 몰렸다고 밝혔다.

KT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디지털 바우처 서비스를 시연했다. 디지털 바우처는 지역화폐의 확장판이다. 이전에는 시 화폐와 구 화폐가 나뉘어져 있었지만, KT의 플랫폼에서는 시 화폐와 구 화폐를 포함해 바우처까지 한꺼번에 발행 및 상호교환이 가능하다. 발행과 유통, 교환, 정산이 한 플랫폼 안에서 가능한 셈이다. 민 차관은 "어떤 형태의 바우처든 다 지원 가능한 것이 인상적"이라며 "과기정통부도 이런 식의 서비스가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주민등록증이나 면허증, 등본 등 각종 증빙서류 역시 지원하기 때문에 입사지원이나 관광객 할인 등 서류가 필요한 상황에서 별도의 증빙이 필요없다.

이후 월튼체인 부스에서 민 차관은 한국블록체인연구교육원에 대해 "블록체인은 누구나 쓸 수 있는 기술인데 이해하기까지 시간이 걸리고, 실물 경제에 활용하는 데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며 "그런 부분이 교육을 통해 잘 전달되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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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AB은 제로에너지빌딩 아이디어를 공개했다. 에너지를 아낀 만큼 토큰으로 보상하는 시스템이다. ZAB은 탄소배출을 줄이는 것이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발상에서 출발했다. 이를 통해 블록체인과 AI 기술로 ZAB 토큰을 발행해 보상하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부스를 다 둘러본 민 차관은 "이제는 생각보다 블록체인을 이용한 앱들이 좀더 다양해진 것 같고 블록체인 기술도 더 이상 젊은 기술이 아닌 것 같다"며 "실제로 시장에서 매출을 일으키고 생산성과 효율성을 증대시키고 에너지도 절감하는 효과를 보여줘야 하는데 그런 차원에서 몇 가지 기술들은 시장에서 유의미하게 성공할 수 있을 것 같아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